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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한때 나는 이 두 단어가 명료하게 다른 의미를 내포하는 명사라고 생각했다. 요즘 난....... 뭐가 다른 것인가 사실 많이 헷갈린다. 내 삶, 내 환경은 이 두 단어를 그저 같은 뜻으로 느끼게 만드는 방증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가 짧은 곳에서의 일상은 무언가 여운을 남길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저 환절기 연례행사인 감기를 줄 뿐이다. 콜록거리던 아이의 기침소리가 잦아 드니 내 기침 소리가 시작된다. 나도 아이도 베비라쿠아씨도....... 매 해 9월은 참 여러모로 힘이 든다. 어제저녁..... 베비라쿠아씨는 'nostalgia of Moscow'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그에게는 나와 나눌 nostalgia of Russia, nostalgia of Azerbaijan, nostalgia..
2021년 여름, 참으로 오랜만에 긴 여름휴가를 이태리 집에서 보냈다. 매년 찾아오는 여름, 가급적 이태리 시댁에 들러 가족과의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4년간 나를 위한 휴식의 시간은 갖지 못했다. 항상 시간에 쫓겼고 늘 여건에 휘둘렸다. 여유롭지 못한 상황은 늘 큰 아쉬움과 미안함을 스스로에게 남겼고 내 생활 터전으로 돌아와서는 삼사 일간 몸살을 심하게 앓았었다. 내가 처한 현실의 상황이 바닥을 치는 순간이 오면 인간은 해탈(?)의 경지에 오르게 되는 것인가 보다. 해탈의 경지의 참 의미를 알기는 하는가 모르겠으나 난 지난 5월 나름의 해탈의 경지에 올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의 자세로 '뭐 어떻게든 되겠지'의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독였다. 6월 21일 이태리에 도착하여 8월 29일 ..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고 한다. 영웅이 되기 위해 영웅을 만들기 위해 난세를 기다리고 난세를 즐기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누구였는지 기억은 나질 않으나..... 존경의 마음으로 그분의 많은 말을 내 마음에 세기게 만드는 사람이 어디선가 한 말이 불현듯 기억이 난다. 영웅전 혹은 위인전에 내 공감대를 이입하며 그 주요 인물의 행동과 말에만 온 집중을 하던 내 청춘의 시간, 테이프가 늘어져라 듣던 노래가 오랜만에 기억이 났다. 어제 난 미친년처럼 하루 종일 이 음악을 반복해서 들으며, 춤을 추며, 큰소리로 따라 부르며 미친듯이 집안일을 했다. 다른 가사에는 더 이상 깊이 공감이 되지 않는, 영웅과 위인의 주변 인물들에 내 감정이 이입 되어 한숨만이 나오는 2021년 5월 오늘의 나는...... 그저........
언어 습득에 가장 중요한 기초는 문화의 이해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전문적 지식을 전달하는 도구로써 언어의 통역이나 번역뿐만이 아닌 생활의 언어 역시 그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기초적 문화나 역사를 배제한 학습에는 한계가 있다. 내가 러시아어를 배우는 것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문제는 여기서 온다. 한해 한해 느려지는 뇌 사용량, 그에 비례하여 두배 세배 이상 노력해야 하는 것을 포기하게 되는 나의 게으름에 대한 변명이라는 것...... 부정하지 못한다. 두어 달 전, 세레나의 학교에서 올해 1, 2학년이 이해하고 암기해야 하는 단어 50개가 빼곡히 적혀있는 프린트 물을 받았다. 참고로 3, 4학년은 100 단어 이다. 받자마자 머릿속이 하얘지다 못해 그저 검어졌다. 그래도 첫 장..
해가 좋아서 봄이 오시나..... 혹시 여름이 오시나...... 했던 5월 9일 승전기념일. 주말을 포함하여 4일간의 황금연휴, 베비라쿠아씨를 빕테스크주 브라슬라바 호숫가 근처 한 다차로 낚시가방 들려 요양(?) 보내고, 세레나와 둘이 민스크 도심에 남아 도심에서 놀기 시간을 보냈다. 40대로 접어들면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미래를 일단락 지을 것이라 착각했던 내 청춘의 시간에게, 많은 인생의 선배들이 했던 말 그대로 '그럴 일 없다. 혼란스럽고 불안한 미래는 그냥 계속된다. 그러니...... 지금 순간에 충실하렴' 영상 편지를 보내본다. 세대 간의 격차를 느끼지 않는 곳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싶다. 다만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과 세계화의 물결, 그 물결이 잔잔하던 거칠던 수많은 미디어 매체를 통해 시각적 ..
이탈리아에서 부활절을 보낸 것이 언제가 마지막이었나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그래도 여러 해, 부활절 음식을 만들고 식탁을 차리고 가족과 함께 보낸 그 시간들은 모두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우리의 추억이 된다. 올해 2021년 민스크에서 맞이한 부활절, 조금은 우울하고 조금은 불안한 시간 속 이어지는 우리의 일상에 작은 이벤트를 계획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사건(?)이 된다. 올해 부활절을 맞아...... 베비라쿠아씨는 '티라미수' 만들기에 도전을 하시겠다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결과물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고, 부엌을 도떼기시장으로 만들 것이 자명한 계획. 허나 적극 찬성의 몰표를 보낸 세레나 덕분에 2:1..... 난 패자다. 패자는 순순히 구역을 내주어야 한다. 새벽 6시에 기상한 베비라쿠아씨. 도..
삶은 상대적이다. 이 명제를 마음 깊이 품고 살아간다면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허나 이 전제를 내 삶에 적용시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4월 민스크의 날씨는 오락가락한 추운 날씨다. 더운 지방에 살고 있는 이들이 기다리는 것은 모든 것을 꽁꽁 얼려버리는 추운 날씨가 아니라 선선하여 쾌청한 혹은 쾌적한 날씨일 것이다. 상대적으로 추운 지방에 살고 있는 이들이 기다리는 것도 불볕더위의 뜨거운 여름이라기보다는 산들산들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살, 싹을 올리고 꽃 봉오리를 여는 초록 빛깔의 봄일 테다. 늘 드는 생각, 내 딜레마의 대 명제는 봄과 가을을 잃어가는 우리의 삶은 여름과 겨울이라는 단 두 계절의 선택이라는 기로에 설 때이다. 나는..
브레스트 철도 박물관이 작은 규모의 오픈 에어 박물관이기는 하나 더 작은 규모의 실내 전시관도 있다. 내게 집중력 최고치를 요하는 젠장할 러시아어. 온통 러시아어 러시아어 러시아어 러시아어............ 인데........ 뜬금없는 한글이 보인다. 반가운 마음 그 누구 알아줄까...... 누가..... 상상이나 해봤을까...... 이름도 낯선 벨라루스의 한 도시 브레스트, 철도 박물관 안 실내전시관에서 한글이 쓰여 있는 우표를 발견하게 될 줄이야. 베비라쿠아씨 가족 세명이 진열장에(심지어 박. 물. 관 유리 진열장) 코를 박고, 엉덩이를 뒤로 쭉 하니 뺀 어정쩡하고 구부정한 자세로 우표를 들여다보고 있는 사진은 없지만 우리 셋의 뒷모습을 보고 당황한 그곳 직원의 표정은 내 웃음 속 기억에 선명하게..
2002년 문을 연 브레스트 철도 박물관. 소규모로 보이지만 볼거리는 정말 풍성하다. 기차 특히 기관차(locomotive): 구름 떼 같은 연기를 날리며 등장하는 기관차는 많은 영화의 주요 장면으로 기억된다. 내 직접적인 경험과는 무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흑백 영화 속 역사의 시간으로 나를 데려간다. 브레스트 철도 박물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관차는 50여대, 20세기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대부분 소련 시절 제품으로 나에게는 영화 속에서나 봤음직한 외형으로 호기심이 잔뜩 발동한다. 전시용 열차 중 두어 대가 독일 제품이라고 하니 전문가 혹은 기관차 덕후에게는 그것들을 찾아내어 보는데도 흥분의 시간이 된다. 베비라쿠아씨 가족 중 기관차 전문가, 덕후는 없으니 그저 형형색색의 감탄사 연발하게 만드는 오래된..
며칠 전 유튜브로 매주 빼먹지 않고 보려 나름(?) 노력하는 영상을 보다가 중간 광고로 올라온 영상을 주의 깊게 보았다. 여.러.번 보았다. 내가 유튜브를 통해 주기적으로 보는 프로그램이 몇 개 되지 않는 이유도 있고 구독이나 좋아요를 누르지 않는 소심함도 있기에..... 나는 가급적 내가 보는 영상 사이사이 올려지는 광고를 시간에 제약받지 않고 끝까지 보려고 한다. 소심한 한 시청자의 미안함과 고마움이라 애써 포장하여 나를 변호한다. 벨라루스에 살고 있기에, 벨라루스 관련 광고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벨라루스에서 만든 혹은 벨라루스 소비자를 목표하여 만든 광고를 보고 있으면 이곳의 흐름도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내가 주의 깊게 반복적으로 본 광고는 삼성의 청소기 광고였다. 광고 영상이 끝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