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우체국'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0.12.10 The daily life goes on (6)
  2. 2020.03.25 Белпочта 2 (8)
  3. 2020.01.25 Белпочта (2)
Life/Belarus2020. 12. 10. 15:55

아주 어쩌면 올 해가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이가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믿는 시간 말이다. 이미 지난 크리스마스, 학급의 몇몇 아이들의 냉정한 현실직시 '산타할아버지는 없어! 엄마 아빠가 선물 주는거야'를 듣고 와 혼란스러워 하는 아이를 보며....... 내 육아 일기는 이제 끝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개인적으로 아이가 산타할아버지를 믿을때 까지가...... 내 육아의 시간이 되리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기때문이다. 

아주 어쩌면 올 해가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는 기저가 깔려 있던 2020년 12월 4일.......산타할아버지에게 지난 일년, 자신의 삶 속 행동의 잘, 잘못을 나열하며 내년에는 더 착한 어린이가 되겠다 다짐을 조건으로 갖고 싶은 선물 목록을 열심히 나열하는 아이를 보며....... 건강하게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고 있는 우리 가족을 보며.... 

'행복하다'는 이 상투적인 말을 읊조렸다. 

나는........타인의 삶이 궁금하지 않은 쓸쓸하고도..... 냉. 혹. 한 시간에 살고 있다. 현시간 내게 타인은 나 그리고 현재 나와 같은 주거 공간안에 살고 있는 이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다. 이동의 자유가 제한된 지금의 시간은 나에게 소중한 가족, 친구, 지인들 조차 (어쩌면 냉정한 뉘앙스를 품고 있는) '타인' 이라는 목록에 꾸역꾸역 집어 넣게 만든다. 

오랜 타지 생활을 잘 버텨내며 살 수 있던 나만의 동기는 우습지만 '사랑하는 그대여, 우리의 물리적 거리는 멀다하나 서로가 원하면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음이니...... '라는 전제조건이 성립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한번도 이 전제조건을 무시하며 산 적이 없었던 듯 하다. 

추운 겨울이 시작되니..... 

마음은 무거워지고....... 

'Everything will be fine!'을 삶의 신조마냥 주구장창 읆어대던 내 입도 자꾸 무거워진다. 

지난 주, 무거워지는 마음을 끌어 올리는 내 힐링장소 우체국에 들렸다. 크리스마스 카드, 연하장을 고르며........ 내 소중한 가족, 친구, 지인을 타인의 목록에서 꺼내온다. 벨라루스 우체국 로고가 큼지막하게 찍혀있는 내 맘에 쏙 드는 이 연하장을 보며..... 외친다. 

"Everything will be fine!"


PS. 벨라루스 우체국에서는 산타할아버지 즉 'дед-мороз' 에게 편지를 보내면 답장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한다. 내년..... 아이가 혹 뎨드마로스를 확신에 찬 의심(?)의 인물로 단정짓게 된다면........ 

대미를 장식하는 이벤트로 이용해 볼 생각이다. 

나는 벨라루스 우체국이 좋다. 

나는 내 일상의 삶이 이어지고 있는 이 곳, 벨라루스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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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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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벨라줌마님 온 가족 앞으로도 건강하고 즐거운 시간 되세요. 어제처럼 그제처럼요.

    2021.01.03 23: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Merry Xmas and happy new year! 건강하세요~

    2021.01.06 17: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알퐁니임~~~~~~❤️
      행복한 성탄절, 따뜻한 새해 잘 보내셨죠? 올 해도 알퐁님과 가정에 행복하고 건강한 시간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알퐁님이라는 ‘연고’에 뉴질랜드 뉴스는 늘 귀를 쫑긋! 세워 보고 듣습니다!
      Send my hug!

      2021.01.11 14:32 신고 [ ADDR : EDIT/ DEL ]
  3. 지난번 들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오랜만이네요. 로그인 하는 것도 어렵군요. ㅎㅎ
    여전히 꾸준히 글 포스팅하고 계신 걸 확인하니, 마음 한 편 든든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시국이 길어져 가니,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에 급급하니 앞날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에도 여의치 않네요.

    벨라루스 우체국을 좋아하신다니 그곳 우체국에 관한 여러 궁금증이 생깁니다.

    2021.02.01 05: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앞날에 대한 계획 세우기가 여의치 않은 삶에 한 숨이 자꾸 쉬어지니..... 이렇게 일기라도 쓰지 않으면 속병이 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웃지요 ^^
      옛 소비에트 연방국들의 우체국이 참 좋아요. 혹 죽기전에 다큐멘타리를 하나 찍어 볼 수 있는 천운이 생긴다면 도전해 보고 싶은 사심 가득 소망 주제입니다 ㅎㅎㅎㅎ

      2021.02.02 19:32 신고 [ ADDR : EDIT/ DEL ]

Life/Belarus2020. 3. 25. 16:11

행복하다는 느낌의 벅차 오르는 기분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이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감정에 충실해지는 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내 삶을 지탱하는 튼튼한 지반을 쌓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재. 산. 이 된다. 스스로를 현실주의자라 믿고 싶지만..... 노을이 내리는 하늘을 보고 있는 시간....... 보온 귀마개를 방음 삼아 요란한 소리를 내는 청소기를 돌리는 내 아이를 보고 있는 시간...... 그리고 차곡차곡 쌓여가는 귀한 인연들과의 마음 나눔의 순간은 나를.....

수퍼 울트라 감성주의를 품는 이. 상. 주. 의. 자로 만든다.

데비와의 인연은 영국 유학길에 오른 그 첫날, 아니 이미 입학 제출서류를 이메일로 보내며 시작되었다. 입학코자 했던 학교의 국제학생관리부서 책임 비서로 일하던 그녀가 잘 알지 못했던 나라, 그저 멀고 먼 나라였던 한국에서 입학과정을 물어오던 내게 조금 과할 정도로 친절했던 이유는.......... 태. 권. 도. 라는 매개체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경찰 공무원을 준비했던 데비는 이미 태권도 유단자였고 여러 개인의 사정들로 살고 있던 고향 도시의 한 (우리)대학의 행정직원으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꿈을 차근차근 준비하던...... 그녀도 그때는 그저 청춘이었다.

우리의 인연이 벌써 19년이 흘렀다. 지금은 우리의 인연의 도시를 떠나 다른 도시에 터를 잡아 가정을 이루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그녀는 내가 다시 한국을 떠난 2009년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내가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 살던 생일 카드와 크리스마드 카드를 보내온다. 19년의 시간...... 우리는 그 시간에서의 상처들, 그 시간에서의 행복들을 모두 공유했다. 그래서일까...... 나를 부르는 수많은 호칭 혹은 이름에 가끔 나는 대체 누구일까?.... 라는 어찌보면 바보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내뱉기도 하지만........ 내 한국어 본명도, 내 영어 이름도 그리고 이제는 Mrs, Bevilacqua라는 호칭도 그녀가 불러주니.......... 이 모든 이름이 진정 내가 맞다는 확신이 든다.

혼란의 시간은 그녀가 살고 있는 땅, 내 청춘의 시간의 동경으로 가득찼던 이상적인 국가...... 영국에도 도착했다. 나는 지난 10년간 오래된 아침 기상의 습관으로 BBC 클래식 라디오를 켠다. 음악도 그렇지만 BBC 클래식 FM 라디오 아침방송은 자국내 뉴스와 국제 뉴스를 고르게 분배한 소식을 전해준다. 계속하여 중국과 한국, 이탈리아, 이란 땅의 혼란의 시간에 대해 전하던 뉴스가 이젠 자국의 혼란 상황을 집중적으로 전한다.

지난 주, 나와 베비라쿠아씨의 고국 땅에 살고 있는 양가 가족, 친구들에 대해 한참을 걱정하던 그녀에게 메세지가 도착하여 모두 괜찮다는 답문을 보냈는데........ 이번 주..... 한참을 걱정하던 내가..... 이번에는 그녀의 안부를 묻는다. 걱정의 안부를 묻는 것이 망설여지는 우리는...... 19년차..... 국적다른..... 벗이다.  그래도 우리의 끝맺음 수다는 "(가까운)영국에서 보낸 편지가 1달만에 도착했군......음...... 우체국에서 뜯고 확인하고 다시 봉합한 흔적이 자명하게 보이는데....... 우리가 혹시 스파이인줄 아나?" 라며 농으로 마무리를 진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서로의 엄마들께 안부를 전한다. 우리는 서로의 엄마들께 밥을 얻어 먹고, 위로를 받고, 사랑의 눈길을 받은..... 그 청준의 시간을 소중히 간직한..... 국적 다른 엄마지만 파란 눈과 검은 눈을 갖은 엄마지만 그저 서로의 엄마에게 그저 엄마라 부를 수 있는 국적은 다르지만..... 가. 족. 이. 다.  

벨라루스 민스크 우체국을 통해...... 지구 곳곳에 살고 있는 내 소중한 인연들이 손글씨로 전하는 마음이 도착한다.

나는 벨라루스 우체국이 참으로 좋. 다.  

'БЕЛПОШТА' 로고도 글씨체도 색깔도 그저 모든 것이 좋.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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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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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제 벨라루스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건강하신 듯해서 다행입니다. 부디 모두 무탈하시길 fingers crossed xx

    2020.04.01 16: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벨라루스도 감염자 수의 확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도시 면적에 비해 인구 밀도 수가 낮고 유동 인구가 많지 않으니 감염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아 보입니다. 국가 사정이 투명하다고만은 볼 수 없으니....... 진짜 속 사정이야 어찌 되어가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너무 비관적으로만 보지 않으려 노력하는 중이에요....... 지구 어디도 그저 안심하며 '우린 괜찮아'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진정 없어보여요...... 진정 글로벌한 시대구나.... 새삼 몸으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잘 버텼다..... 매일 잠들기 전....감사 기도 하고 있어요......
      알퐁님댁 모든 소중한 인연께도 '무탈'의 감사함이 항상 지속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우리 힘내요!!!! cheer up!!!!!

      2020.04.06 04:04 신고 [ ADDR : EDIT/ DEL ]
  2. 앗, 세레나 양이 악어의 목을 조르고 있군요!
    세레나양의 청소기 퍼포먼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네요.
    그 영화에 보면 청소기 돌리는 것을 악어 목조르기 라고도 한다고 나오거든요. ㅎㅎ

    2020.04.03 04: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하하하하 '악어 목조르기' 매우 참신한 표현인데요? 말씀을 듣자니 영화 제목이 궁금해 집니다 ^^
      아이의 일상, 그 속에서 보여지는 행동, 말..... 제게 참 많은 물음과 답을 주는 감사한 시간이에요. 욕심내지 말고 현시간, 이 배움의 시간에 감사하자 스스로를 독려하는 시간이 참.... 많습니다.
      뒤로 넘어 갈 듯 웃게 만드는 시간, 코끝 찡해지게 감동주는 시간은 그 어떤 코메디언 혹은 철학자(?) 보다도 웃기고 깨달음 주니 고품격(?) 엔터테이너 역할을 톡톡히 해내어 줍니다.
      어린 딸래미 청소기 퍼포먼스 하나에 참으로 많은 의미 부여하는 푼수데기 고슴도치 엄마지요? ㅎㅎㅎㅎㅎㅎㅎ

      2020.04.06 04:14 신고 [ ADDR : EDIT/ DEL ]
  3. 천국보다 낯선 이라는 영화에요.

    2020.04.12 00: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제목이 낯설지 않아 찾아보니..... 저도 아는 영화라서 반갑네요(2000년 이 전 영화는 그래도 많이 보며 살았던 지라 ㅎㅎㅎㅎㅎㅎㅎ) 기억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저도 아주 예전에 본 기억이 나요...... 이 영화 안에 악어 목조르기 퍼포먼스가 있군요..... 오랜만에 저도 다시 한 번 찾아 보기 해보렵니다 ^^
      저도 아주 아주 오래전 ㅎㅎㅎ 고 2-3학년때, 대학 1-2학년때 학교 공부는 접어두고 책과 영화에만 빠져 있던 시간이 있었는데...... 영원한 휴가님 블로그 둘러볼때면 그때의 제 시간이 생각나서 혼자 뭉클 뭉클 해지고는 합니다.... ^^

      2020.04.18 15:22 신고 [ ADDR : EDIT/ DEL ]
  4. 우편물(소포 역시)을 뜯어 보고 다시 밀봉해 전해 주는 친절함, 그 역시 아랍 살 때 겪어 본 일입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아주 많이 말이지요. 까맣게 잊었던 옛 일 생각 나게 하는 군요.
    그러려니 해야지 어쩌겠어요...

    스크롤 다운 하다 익숙한 그림이 눈에 들어와 깜놀했어요. 시간이야 오래 걸렸지만서도, 작은 무언가가
    이쪽 끝에서 그쪽 끝으로 안전하게 이동해 벨라줌마의 손끝에 닿았다는 것, 그걸 상상하니 행복하네요.

    2020.04.14 12: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제 민스크의 삶이 왈리님 아랍 거주 시기 향수(?)를 불러 일으킴이 분병해 보입니다 ^^
      그려려니 합니다 ㅎㅎㅎ 이것도 지나보면 다 추억의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테니요.

      너무 잘 도착해서 행복했습니다 ^^ 우편함을 열었을때, 먼 그곳에서 먼 이곳까지........ 귀하게 잘 도착해준 엽서, 편지를 보면 정말...... 너무 행복해 눈물까지 찔끔....... 저 너무 외롭게 사는 인생인가요? ^^

      2020.04.18 15:29 신고 [ ADDR : EDIT/ DEL ]

Life/Belarus2020. 1. 25. 06:15

Белпочта/ Belpost / 벨라루스 우체국

러시아어 단어 포치따 (почта)는 우체국이다. 러시아어 키릴문자를 눈에 익히기 시작했던 아제르바이잔 바쿠 거주 시절, 가장 먼저 머리에 입력한 그림문자(?)는 'почта' 였다. 그걸 포. 치. 따. 라 당당하게(?) 소리내어 부르기 시작한건 겨우 2-3년 전, 매일이다시피 지나치던 모스크바 집 근처, 우체국 앞을 지나면서다. 눈에 익히고, 한 자 한 자 알파벳을 조합한 단어를 눈으로 읽어 마침내 입을 열어 소리로 내기까지..... 내가 이 포치타에 알 수 없는 집착(?)과 정성을 보이는 이유......난 우체국에 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바쿠 거주 시절, 집근처 우체국에 자주 드른 이유는 가족 혹은 친구, 지인들이 보내오는 소포를 받기 위해서였다. 아제르바이잔도, 러시아도 그리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벨라루스도 소포가 도착하면 찾으러 직접 우체국으로 가야한다. 아제르바이잔 거주 시절, 우체국에 소포를 받으러 가는 일과 손편지를 쓰고 정성가득 아제르바이잔 우표를 붙여 그리운 사람들에게 부치는 일은...... 귀찮음 혹은 정신없음 이라는 이 서운한 단어를 꺼내지 않아도 되는 그저 일상이었다. 그러나 내 소중한 똥강아지 세레나의 유아기 시간은 이 소소하지만 행복했던 일상의 발걸음을 '정신없음, 우체국 갈 힘도 없음, 귀찮음'으로 강제 마침표를 찍게했다. 그리하여 "꽤 좋아하는 장소"와의 거리감은 의도치 않게 생기게 되었고 지난 6년간의 내 모스크바의 삶은 '우체국=가고싶지만 갈 일 없는 곳'이 되었었다. 

민스크 중앙 우체국은 관광객이라면 한 번 들려 볼 만한 자태를 품고 있다. 민스크에 도착해 가장 먼저 방문(?)하여 관광(?)한 곳은 민스크 중앙 우체국이다. 지난 8월, 시내 중심에 위치한 웅장한 외부 건물과 생경한 내부 시설을 겸비한 중앙 우체국을 돌아보며 그리운 이들에게 내년 2020년 연하장을 꼭 보내야겠다 다짐을 한 기억이 난다.     

빠르게 흘러가버리는 시간은 내 다짐을 '지키지 못할 약속'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래도 지키지 못한 약속이 아니라 많이 늦어졌지만 그래도 지켜진 약속이라도 되기 위해....... 오늘 짬을 내어 집 근처 동네 우체국에 들렸다. 운이 좋지 못했다. 타이밍이 영 아니였다. 벨라루스는 매달 24일을 기준으로 공과금 수납을 하지 못하면 연체금을 내야한다. 공과금 수납은 우체국에서 이루어지고 나는 하필 공과금 수납 마지막 날인 24일에 우체국을 갔으니........ 많은 인파들 속에 기다리는 사람도 일하는 사람도 모두가 피곤하여 날선 감정이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현장 속 나는 '외국으로 한(산)더미의 엽서를 보내는 외국인 1인'이 되어 있었다. 1시간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은 이상한 경험을 했다. 나는 그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러시어어 공부와 벨라루스 문화 체험'를 하고 있었던 게다....... 나는 화를 내는 사람들의 항의, 불만의 이유를 매우 신중히 들으며 무슨 내용인가 이해하려 애쓰고, 대기 순번표 알림벨이 울리며 자동 응답기 속 차례 번호, (몇번) 창구로 오라는 내용이 들리면 그걸 듣고 따라 말하기 학습을 하고 있었다. 창구별로 열고 닫는 시간이 다 다른, 창구에 커다랗게 붙어있는 쉬는 시간 알림표를 찬찬히 읽다 (크게)헛웃음을 치기도, 이 나라 여기든 저 나라 어디든 대기 순번표 뽑는 것에 서투른 어르신들이 대체 이런 기계를 왜 여기다 갖다 놨냐 호통치시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공감 아닌 공감의 고개 끄덕임을 크게 표현하기도 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완벽하게 머리에 꽃꽂은 이상한 외국인 여자였으리......... 

그걸 즐기고 있는 나는 러시아어 공부에 나름(?) 매진 중이며 벨라루스 문화와 역사에 큰 관심을 갖고 알아가려 애쓰는 현재 직업: 학. 생. 이다. 뿌듯함과는 반비례하게도 내 버벅대는 러시아어는 엽서를 보내는 일조차 수월하지 않지만....... 시도했다! 잘했다! 결론은 어쨌든 엽서를 잘 보냈으니 오늘의 임무는 성공이다! 스스로를 기특해 하며 우체국 대기 번호표를 추억의 증거물로 간직하고자 챙겨오는 수고까지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웃음이 났다. 아..... 나...... 살만 하구나..... 이런 소소한 일상을 기억의 저장고에 넣겠다는 여유도 생기고 있구나.....하는 안도의 웃음...... 일 것이다.

나는 여전히 미적응 상태다. 생경한 새 터전의 많은 것들이 내 호기심을 자극한다. 편지 봉투에 찍혀 있는 벨라루스 인장 마져도 한참을 들여다 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든 꼭 있는 버스 정류소와 우체국.

하지만 그 나라 고유의 분위기를 조심스레 드러내는 버스 정류소와 우체국.

나는 낡았지만 단정한 민스크 외각의 버스 정류소에서, 우리 동네 우체국에서 벨라루스를 만나고 있는 중이다.  

우리의 '음력 설' 명절이 외국에서는 중국인들의 새해( Chinese New Year)라는 이름으로 인식 되어 있다. 중국뿐만이 아닌 한국, 몽골, 싱가포르, 대만 등의 나라도 음력 설을 쇠기에 Chinese New Year 대신 Lunar New Year 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그것을 그리 깊이 생각하여 존중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이 더 이상 서운할 일도, 발끈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흘러가는 시간은 내게 여유의 공간을 내어 주는가 보다.

러시아에서도 벨라루스에서도 Happy Chinese New Year!의 인사말을 건내는 친구들이 많다. 

2020년 1월 25일, 이 인사말을 당신께도 전한다. 키따이스끼 노브이 고드! 스 룬늬임 노브임 고담!

Китайский Новый год(Chinese New Year) 

 C Лунным новым годом(Happy Lunar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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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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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도바람

    여긴 한글을 쓰는 곳이니
    벨라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작년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 되길요
    베비라쿠아씨 부녀에게도 안부 전해주세요

    2020.01.27 22:05 [ ADDR : EDIT/ DEL : REPLY ]
    • 너도님도 새해 복 많이 많이 넘치도록 받으셔요!!!!!!! 어수선한 시기니 만큼 건강도 더욱 더 잘 챙기시라 잔. 소. 리 아닌 염려 안부도 전합니다. 민스크의 날씨는 우울증 가중기에 접어들었습니다. 비타민을 햇님에게가 아닌 의약품에 의존케 만드는 현실에 조금은 한 숨나오는 달 입니다 ^^

      2020.02.02 03:37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