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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나는 도시촌년으로 스물아홉 해를 보냈다. 영국에서 공부를 하며 처음으로 '수도' 혹은 '대 도시'가 아닌 서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시골 항구도시에 살아봤다. 어촌마을이라고 하기에는 항구도시 특유의 사람들이 나고 드는 번잡함이 있었기에 '시골'이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닫혀있는 사람들을 만나 '이게 뭐지? 여기 사람들 뭐지?'의 의문이 들었던 경험은 있었으나 그게 진짜 뭐지?를 생각하며 고민할 만큼 성숙한 나이의 나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공부를 마치며 '대도시'에 가야겠어.. 를 외치며 교양과목으로 이수한 이탈리아어를 핑계 삼아 밀라노 이탈리아어 연수를 계획했다. 그렇게 한국으로 귀국을 하기 전 3개월 밀라노에 머물게 된 것이었다. 진짜 시골 촌놈 나의 베비라쿠아씨와 그의 가족 구성원 ..

재외투표차 밀라노에 다녀왔다. 나는 2012년 4월,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이번 21대 대통령 선거까지 총선, 대선 재외국민 투표를 했다. 빠짐없이 했다. 딱 한번 출산기간에 치러진 18대 대통령 선거를 하지 못했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었다. 그 출산기간 나는 이곳 이탈리아 북동부 시골 마을 치비달레에 있었다. 밀라노까지 가는 길이 멀어, 몸을 푼 지 얼마 되지 않은 내 몸은 언감생심 움직일 상황이 아니었다. 피 눈물을 흘렸다. 내 한 표가 모자라서 그리된 것인가 자책도 했었다. 13년 후 다시 돌아온 이곳 치비달레에서 21대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하기위해 밀라노행 새벽기차를 탔다. 지난 금요일은 이탈리아 철도 파업이 있던 날이었지만 운 좋게 구해진 표로 새벽 첫 기차에 오를 수 있었다. 가는 ..

마음이 편할 날이 없는 시간이다.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풍경을 찾아왔지만, 이 멋들어진 풍경을 보는 아침도 한숨이 먼저 나오니… 사는 건 정말 고통의 연속인가 보다…주말이고 주중이고 광장으로 모여드는 한국의 시민들 소식도, 불길이 잡히지 않는 산불 소식도… 한숨을 몰아 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현 시간에 나는 무기력하다. 이 끝나지 않는 부채의식으로 남은 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도 두렵고 무섭다. 할 일이 태산인데… 가장 나중에 해도 되는 일을 손에 잡는다. 가장 나중에 해도 된다는 것은… 즐기며 하고 싶은 일이기에 그럴 것이다. 마음껏 즐길 수는 없지만 기분이라도 전환하고 싶은 마음, 이것에 몰두하며 피식이라도 웃을 수 있는 요지가 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오래전에 선물 받은 조각보를 ..

2002년 한 여름, 이름도 낯선 이탈리아 북동부 한 시골 마을에 들어섰다. 사랑이었다. 그도 그의 가족도 그의 마을도, 내겐 진정 사랑이었다.2025년 난 이 마을 정식 주민이 됐다. 이십삼 년의 시간, 여전히 그 사랑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책임과 애증이 더해져 농도가 짙어진 사랑이 되었다.지난 15년간 바쿠, 모스크바, 민스크 그리고 암스테르담 그렇게 네 도시를 거쳐 살았다. 이동에 대한 결정은 통보였다.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의 시간이 주어진, 욕 말고는 나오는 게 없었던 그 이동의 목적은 ‘노동‘이었다. 남편의 노동이라 단정 짓고 싶지 않다. 그를 따라 이동했던 내 지난 15년간의 삶도 노동이었다. 지난 15년간 내 직업란은 ’가정주부‘였다. 비록 가족과 모든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었기에 그 귀하..

좋은 노래 한곡은 내 기분을 업! 시킨다. 힘들고 짜증 나는 현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 좋은 노래 한곡은 이 노래의 배경이 뭘까까지 가게 만들어 그놈에 ‘공부‘를 시킨다. https://youtu.be/ROKDhTBuSm8?si=wGCcZeiU6rwtvRos무슨 연유에선지 스페이스 A의 ’ 섹시한 남자’가 내 유튜브 알고리즘에 올라와 스페이스 A 모음곡을 틀어 놓고 집안일을 하며 미친 듯이 춤을 췄다. 한때 나이트에서 좀 놀아본 언니… 그 과거를 숨길 길 없다. 뭐 창피할 일도 숨길 과거도 아니니 하교 후 집으로 들어온 아이 앞에서도 스페이스 A 노래를 끄지 못하고 내입장에서는 세상최고 섹시 댄스지만… 아이 입장에선 슬랩스틱 하는 상태 안 좋은 엄마의 막춤을 췄다. 아이가 박장대소를 하니…. ..

https://youtu.be/aEUgtU_HBRg?si=FpxV_DM4tZa0ke8m올해를 마무리하는 단어가 ‘지랄 발광’이 될 줄은 몰랐다. 우아한(?) 중년의 여성으로 늙어가는 것이 최고 소원인 내게, 내 청년시절의 대표 단어 ‘발광’이라는 카드가 재등장하지 않는 2025년이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나의 모든 그대들께 평화가 함께 하길.

아름답다 하기엔 살짝 난해한 자태지만 눈길을 사로잡아 발길을 멈추고 한동안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은 분명 있어 보인다. Fungo velenoso 풍고 베레노소: 독. 버. 섯 이다. https://it.wikipedia.org/wiki/Fungo_velenoso?wprov=sfti1#세레나가 뱃속에 있던 시절, 우울한 기운이 감도는 나를 데리고 간 적이 있는 곳이다. https://cividale-33043.tistory.com/m/165 https://cividale-33043.tistory.com/m/166 검은색 귀뚜라미2012/05/13 03:21 언덕의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는 그 야생화에게, 나무에게, 하늘에게 마음을 뺏앗겨 한참을 바라보다 허전한 마음에 뒤돌아 보니 저 멀리 호기심 잔뜩이도 ..

내게 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물어오면 고민했던 시간이 있다. 추운 것이 싫어 겨울만 제외하면 다 좋았으니 말이다. 근데 러시아, 벨라루스에 살며 겨울도 좋아졌다. 뚜렷한 사계절을 겪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를 깨달으며 선호함의 경계가 무너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답을 강요 갈구하는이 아무도 없지만 굳이(?) 답한다. 난 가을이 좋다. 깊게 생각해 보니 지난 5년간 우울이라는 폭풍우가 몰아쳐 온건 늘 10월이었다. 세레나는 지난 5년간 벨라루스의 민스크,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그리고 현재 이탈리아의 치비달레… 세 나라, 세 도시의 세 학교를 거쳤다. 암스테르담에서의 newcomers group까지 포함한다면 네 곳의 다른 학급, 학교를 거친 셈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탓하고 싶진 않다. 그저 누..

이탈리아의 8월 15일은 국가 공휴일이다. 8월 15일 페라고스토(Ferragosto), 우리에겐 추석연휴처럼 긴 주말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경우에 따라 일주일 휴가를 내어주는 회사도 있다. 고대 로마 농경사회, 농부들에게 휴식기를 주고자 시작된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축제일 8월 1일 페리아이 아우구스티(feriai augusti)에서 유래 되었다. 그 후 노동자들은 고용주에게 ’Buon Ferragosto‘(Happy Ferragosto)를 기원하고 그 대가로 금전적 보너스를 받는 것이 관습이 되어 이탈리아에서는 매년 8월, 13번째 월급을 보너스로 받는다. 이 축제가 정치적 이유로 만들어졌다 하여 로마 가톨릭 교회는 8월 15일로 변경한다. 8월 15일은 마리아 승천일이니… 정치적 이유가 종교적..

순전히 한 회도 빠짐없이 보는 유튜브 채널 때문이었다. 그 어떤 특별한 단어도 그들의 이름 앞에 수식어로 붙이기엔 부족한… 그저 동시대에 살아주셔서 감사한 대한민국의 유시민 작가와 최재천 교수 때문이었다. 하필 그들로 인해 접하게 된 책의 저자가 네덜란드 사람이었고 그의 연구가 진행된 동물원이 암스테르담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동물원’이라면 월차를 내고라도 학교를 빠지고라도 따라올 베비라쿠아씨 부녀 때문이었다. 내게 발. 음. 공. 포. 증을 일으키는 이 동물원에 간 이유가 말이다. 네덜란드어 Burgers( 붤허스: 한국어로 써보지만… 들리는 발음을 한국어로 쓰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단어다)는 ’시민들‘을 뜻한다. Burgers’ zoo, Arn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