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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차별이라는 단어는 영어로 디스크리미네이션이다. 네덜란드어로는 디스크리미나찌(discriminatie) 이탈리아어로는 디스크리미나지오네(discriminazione) 그리고 러시아어로도 디스크리미나찌야(дискриминация)이다.게르만어파인 영어와 네덜란드어, 로망스어군인 이탈리아어 그리고 슬라브어파 동슬라브어군에 속하는 러시아어 모두 그 발음이 크게 다르지 않은 단어다. 이런 단어들은 세레나가 현재 상황에 의해 여러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 작게나마 도움이 된다. 나는 이 서양의 언어와는 크게 동떨어진 한국어를 아이가 기억할 수 있도록 반복하여 노출시키고 있지만 저렇게 발음이 비슷한 네 언어와 싸워(?) 이기기엔 한계가 있다. 그래도 난 아이에게 계속 한국어를 사용하고 고맙게도 아이는 한국어로… 말대답..
지난주, 이탈리아 시댁에서 한 달간의 휴가를 마치고 현 거주지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오는 길, 비행기 탑승전 잡지책을 샀다. 내 심정(?)을 꽤나 대변해 주는 뭉크의 절규 표지라 얼른 집어 들었다. ‘인터나조날레’ 는 1993년에 창간된 이탈리아의 주간지이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기사를 이탈리아어로 번역한 내용과 더불어 자체 기획 기사, 취재 기사가 추가되어 주간으로 발간되는 잡지다. https://www.internazionale.it 이탈리아어 공부에 도움이 되어 한동안 신나게 읽고 기쁘게 구매한 주간지로 공항 내 서점, 신문 잡지 코너에서 자주 구입한 잡지라서 반가운 마음이었다. 솔직하게 요즘은… 유럽 내 한국의 소식, 구체적으로 정치와 경제 그리고 내 기준과 상황에 가장 중요한 외교 부분은 애..
오늘 암스테르담 최고 기온은 21도 최저 기온은 11도이다. 하루에 4계절이 모두 있다던 영국의 날씨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싶다. 물론 20여 년 전 이야기다. 현재 영국 버밍험에 살고 있는 베비라쿠아씨의 여동생 스테파냐와 문자를 주고받을 때면 날씨 이야기가 늘 서두에 자리하는데 암스테르담 날씨와 거의 비슷하다. 며칠 전 이태리 북부에서는 진심 주먹만 한 얼음 덩어리가 내려 집과 차를 모두 부쉈고 남부 시칠리아는 42도의 불볕더위로 사람이 죽어 나갔다. 폭우와 폭염뿐만이 아니라 얼음 덩어리가 떨어지고 환절기가 아닌 여름이라는 이름의 계절인 7월의 일교차가 +-15도인 것은 과학자들과 환경운동가들의 우려, 경고를 애써 외면하고 무시한 결과물이니 사실 그들의 우려에 그저 ‘어떡해’라고 걱정하는 척만 하던 방..
세레나가 방과 후 수업에 들어가면 나는 대부분 대기실 라운지 공간에서 아이를 기다린다. 어디를 가던 잡지와 신문으로 채워진 공간이 있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가 않다. 물론 네덜란드어 까막눈 수준을 겨우 넘긴 내게는 그림, 사진 보기가 일쑤지만 혹여 아는 내용이나 관심분야의 사진과 그림이 등장하면 읽는 척을 해보느라 애를 쓴다. 6월 한 달, 어딜 가나 확연하게 눈에 들어오는 1면의 내용은 2023년 7월 1일 수리남과 카리브해의 노예제가 공식적으로 폐지된 지 160주년을 기념하는 내용의 기사이다. 기념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신문이나 잡지 속 사진의 수리남 사람들의 환한 웃음과는 대조적으로 아직 해결되지 못한 과제들은 남아 있다. 160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해결될 수 없는 미개하고 잔인했던 제국주의..
암스테르담에 와서 많이 듣는 단어 중 하나가 떤(tuin) 정원이다. 나에게 정원이라는 단어의 개념은 꽤 사치스럽고 호화스럽게 꾸민 공간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도시의 아파트에 살아온 어린 시절의 이력은 정원이 있는 단독 주택의 로망, 그 부유함의 상징물로 한국 드라마나 영화 속 ‘부자’들의 집이라는 선입견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 이어진듯하다. 유럽을 둘러보며 정원의 다른 개념을 본다.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살며 ‘다차’라 불리는 공간에서 느낀 그 포근함과 다정함 그리고 편안함을 상기시켜 본다. 텃밭으로 번역할 수 있는 이탈리아어 올또(orto)는 마당이 있는 집이 부유함의 상징이라는 선입견을 깬다. 땅을 일구어 작물, 열매를 수확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를 이곳 네덜란드는 초등 교육과정을 통해 일..
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날씨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아직 암스테르담에 봄소식은 오지 않고 있다. 3월과 4월 내 주변은 모두 아픈 사람들이다. 그저 단순하게 감기라는 병명으로 통일된다. 겨울의 끝자락 해가 그리운 사람들에겐 봄의 기운이 그저 만병통치 약이다. 노란색 꽃이 좋은 4월이다. 모두 다 예쁘지만 노란색 꽃에게 나도 모르게 편애하는 마음을 보낸다. 아침에 눈을 떠 커피를 타며 나도 모르게 자꾸 노란색 꽃에게 굿모닝! 오늘 아침도 곱네의 편애 인사를 날린다. 저녁을 차리며 안녕! 노란색 참 예쁘네를 중얼거린다… 노란색 꽃들이 참 좋다….오랜만에…. 티비 속으로 몸을 밀어 넣을 뻔했다…. 한 시대에 살고 있어서…. 내 소중했던 시간 속에 분명 살아 계셔 줘서 좋은 사람들을 떼로 볼 수 있어… 오랜만에 ..
사실은 맥주 때문이었다. Texel에 관심이 갔던 이유가 말이다. 2022년 2월 14일 발렌타인스 데이에 나 홀로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아이의 학교와 살집을 구하러 홀로 그렇게 들어왔다. 막막한 상황에 연속되게 묻고 미뤄지는 답을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숙소(베비라쿠아씨 회사에서 내어준 첫 숙소가 그냥 지금 우리가 사는 집이 되었다) 근처 맥주 한잔 하러 들어간 맥주집에서 처음 마시게 된 맥주가 테슬스(texels 맥주는 테슬스, 섬은 테슬이다)맥주였다. 돈을 내며 맥주가 정말 맛있다고 당신이 추천해 준 맥주 정말 최고였다고 말했다가…. 직원에게 30여 분간 잡혀(?) 테슬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직원은 테슬 맥주 공장 견학과 시음도 가능하니 혹시 테슬섬에 가게 되면 꼭 들려보라고 권했다. htt..
외국어를 구사하며 발음 때문에 주눅이 들 때가 있다. 정확하게 발음하고 싶어 애를 쓰고 긴장할 때가 많다. 아마도 시작은 이탈리아어를 처음 배워 사용하며 발음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된 시기부터 인 듯하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쑥스러움의 극치… 거울까지 보며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는 발음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며 연습했었다. 내 시댁 식구들은 늘 그런 나를 칭찬해 줬다. 베비라쿠아씨는 내가 틀리게 발음해도, 문법적으로 오류가 있어도 고쳐주거나 ‘그게 아니고’로 시작되는 대화 끊음을 시도한 적이 없다. 이러한 도움과 응원은 기를 살려주는 격려, 자신감이 생기는 원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내가 애쓰고 노력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 아이러니다. 그저 성격 탓을 해본다. 러시아어로 말해야 하는 상황이 되..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를 타고 한 시간 반정도 거리면 북쪽 끝자락 항구도시 덴 핼더(Den Helder)에 도착한다. 우리가 일주일간 숙소를 잡은 곳은 덴 핼더 시의 작은 마을 하우스다우넌(Huisduinen)이었다. 구글로 검색하여 본 사진 속 마을보다 10배는 예뻤다. 일주일간 자전거를 빌려 마을을 둘러보는 것은 기본이고 항구 도시 덴 핼더를 말 그대로 미친 듯이 돌아다녔다. 날씨가 험했던 한 이틀을 제외하고 날은 추웠지만 봄의 기운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해가 반짝이는 날들, 3월의 초입 항구도시의 풍경은 꽤 장관이었다.세레나도 나도 자전거 타기에 몸이 고되어 시체같이 잠드는 날을 맞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풍경이 좋으니 몸이 고된다는 것을 뇌가 늦게 인지한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일주 세계일주를 한다는 사람..
네덜란드는 아이들의 방학이 많다. 대체 학교는 언제 가고 수업일수를 채우기는 하나 싶을 만큼 많다. 돌이켜보니 벨라루스도 러시아도 그랬던 거 같다. 아이가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는 사립학교를 다녔다. 몇 달 걸러 있던 일주일 방학 기간은 학교에서 이런저런 이벤트를 계획하니 다른 일정이 없는 아이들은 그냥 학교를 갔다. 네덜란드에서는 공립학교를 다니니 얄짤없는 내 책임이다. 사실… 앞이 캄캄하다… 그렇지만 ‘여행’이라는 일정을 잡아 내 책임 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상황에 감사한다. 그럴 수 없는 이들이 더 많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 불만과 불평… 그 고민과 고뇌가 누군가에게는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일수도 있음을… 늘 마음에 새기려 노력한다. 마음이 복잡하면 호수가 생각난다. 요즘은 호수보다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