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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5.14 Coccinellidae (2)
Life/Belarus2020. 5. 14. 15:56

우리가 친근하고 쉽게 부르는 이름의 '무당벌레'는 딱정벌레목의 무당벌레과에 속하는 점벌레 곤충이다. 무당벌레는 영어로 ladybird, ladybug, lady beetle 등 다양하게 불린다. 영어의 정식 생물학 대표명칭은 'Coccinellidae'. 이렇게 깊게 들어가면...... 머리가 아파진다. 난 역시....아무리 생각해봐도.... 석학과는 아. 니. 다. 우리집 공식 명칭은 한국어로 무당벌레, 탈리아어로 코치넬라(coccinela), 영어로는 레이디버그로 사용된다. 세레나는 내가 그저 쉽게 불렀던 '레이디버그'라는 영어 이름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언젠가 영어 동화책을 읽다가 레이디버그가 아닌 레이디벌드라 써져있는 것을 보고 '엄마, 왜 레이디 '버그'가 아니고 레이디 '벌드'야? 얘는 알고보니 새였던거야?'라고 물어 날 박장대소하게 만든 기억이 난다. 웃김에 비례해서는 꽤 진지하게 나 역시 어떻게 대답을 해야하는 것인가.....를 고민했던 기억도 난다. 뭐 그리 명료한 대답을 해준 기억이 들지 않으니 난 역시....아무리 생각해봐도... 선생과도 아. 니. 다.

요즘 세레나는..... 그저 보좌야 까로프까(божья коровка)로 부른다. 내가 발음을 여러번, 다시, 천천히 해달라 요구하면 승질도 낸다....... 나는 그나마 착실한(?)'학생'과에 속해 살고자 발버둥 치지만 그것도 쉽지않으니 ......... 산다는건......

이렇듯 하염없는 고. 행. 이. 다.

우리 눈에는 명확하여 예뻐보이는 비비드 껍질의 무당벌레의 색이 포식자들의 눈에 띄는 색은 독이 있거나 불쾌한 것을 연관시키기 때문에 경계색으로 작용하여 자신을 지키는 보호색으로 이용된다니... 이렇듯 보여짐도 다각도, 다개념의 다름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또 이렇게 배운다.

집에서 아이의 학교가는 길의 풍경은 이렇다. 아침 등교는 베비라쿠아씨의 출근길 승용차로 5분, 아이를 학교에 떨구어 주고 가지만 하교길은 나와 손을 잡고 이 풍경의 길을 걸으며 꽃, 나무, 곤충 하다못해 하늘의 구름이 무슨 모양을 하고 있는가를 꽤....진지하게 토론(?)하며 30-40여분을 걷는다. 뭐 물론 둘이 대차게 싸우고 버스를 이용하여 10분만에 집으로 쌩하니 돌아오는 날도 많다는 솔직 고백도 해야한다.

나와 세레나의 관계는 현실과 이상의 경계선에서 늘 시소를 탄다.

아이의 사고, 눈에 명확히 보였던 사고의 증거물이 지난 5월 10일에 사라졌다. 지난 4년간 잊을만하면 상기되어 나를 괴롭히던, 신경세포가 죽어 변색된 색을 고스란히 입고 있던 문제의 앞 이가 빠졌다. 세레나의 부모인 베비라쿠아씨 부부는 아이의 상처있던 앞 이가 빠진 날, 아껴두었던 와인 한 병을 땄다............ 진한 노란빛을 띠니 시각적으로 아름다움이 보이고, 숙성이 잘 된 좋은 향은 내 후각을 자극하여 잠시 진한 황홀감을 느끼게 한다. 허나 입속에 머물다 목을 타고 내려간 와인의 끝 맛은 씁쓸하니....... 마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우리의 5월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는 아이의 모습은 날 여전히 그저 바보웃음 짓게 만드니......

그녀와의 시소타기는 내 년 5월도 내 후년 5월도..... 그 후의 5월에도 계속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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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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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꽃들이 지천이군요. 그 덕에 동네 풍경이 더 예뻐지고 있네요. 담장 안으로는 작은 텃밭 하나씩은 갖고 있지 않을까 상상도 되지만 완전히 빗나간 상상이 될 수도 있겠지요. ㅎㅎ
    올해는 공허와 불안으로,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봄을 전혀 즐길 수가 없어 슬프기까지 합니다.

    모녀 간의 티격태격은 아마도 영원히 계속되는 이야기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서 둘 다 조금씩 성장해 가는 것 아닐까요. ^^

    2020.05.21 00: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땅집을 소유하고 있는 주민들은 작은 텃밭 하나씩을 갖고 있어요. 동네를 어슬렁 거리다 예쁜 텃밭을 품은 남의(?)집을 기웃거리다 귀한 정원가꾸기 노동의 시간에 온정신을 쏟고 계신 주민분들과 눈이 마주치면 또 따뜻하게 웃어주시며....... 그저 '너무 예뻐요~~~~'라는 저의 한마디에 낯선 이방인의 의심가는 이상 기웃거림도 이해한다 웃음으로 답해주시니...... 행복합니다. 공허와 불안의 시간 속에도.... 변치않는 따뜻함을 품은 인간의 정.... 그 나눔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거겠지요? ^^

      세레나와의 티격태격..... 날이 갈수록 아이의 말빨을 이기기 힘드니..... 패배자의 하루하루 힘겨운 버티기 연속 입니다 ㅎㅎ

      2020.05.25 17:51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