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e'에 해당되는 글 50건

  1. 2021.04.26 우리의 부활절 식탁 in 2021
  2. 2021.04.22 여름을 기다리는 4월 in Minsk (2)
  3. 2021.02.22 unique & rare& special & strange (4)
  4. 2021.01.19 서른 다섯 번째 장 (4)
  5. 2020.07.12 서른 네 번째장 (2)
  6. 2020.05.25 서른 세 번째장 (2)
  7. 2020.05.05 서른 두 번째장
  8. 2020.03.15 눈보라치는 3월 14일 화이트데이 in 민스크 (2)
  9. 2020.02.16 서른한 번째 장 (2)
  10. 2020.02.02 Vitamin D (2)

이탈리아에서 부활절을 보낸 것이 언제가 마지막이었나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그래도 여러 해, 부활절 음식을 만들고 식탁을 차리고 가족과 함께 보낸 그 시간들은 모두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우리의 추억이 된다. 올해 2021년 민스크에서 맞이한 부활절, 조금은 우울하고 조금은 불안한 시간 속 이어지는 우리의 일상에 작은 이벤트를 계획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사건(?)이 된다.

올해 부활절을 맞아...... 베비라쿠아씨는 '티라미수' 만들기에 도전을 하시겠다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결과물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고, 부엌을 도떼기시장으로 만들 것이 자명한 계획. 허나 적극 찬성의 몰표를 보낸 세레나 덕분에 2:1..... 난 패자다.

패자는 순순히 구역을 내주어야 한다. 

새벽 6시에 기상한 베비라쿠아씨. 도대체........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이 어마 무시한(?) 계획을 홀로 세우고 열성 지지자 한 명을 막강 지원군으로 삼아 세상 중요한 일을 하겠다 역대급 긴장감에 잠을 설친 그는..... 누구인가..... 난 진정 모르겠다. 허나...... 그날의 이 사진들과 영상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정말 웃음이 나온다. 

 

티라미수는 이탈리아 전통의 부활절 디저트가 아니다. 내가 점심 메뉴로 정한 돼지 정강이(stinco)요리와 오리 다리 구이 그리고 쪽갈비 오븐구이 역시 이탈리아 전통 부활절 요리가 아니다.

뭐 그러면 어떠리...... 중요한 것은 즐거운 우리의 식사..... 신난 우리....... 

Buona pasqua!  Happy Easter!

Tirami SU!  pull me UP!

그리고 부활절, 그 대망의 피날레는 완성된 티라미수를 먹으며 시청하는 헤리포터.

우울한 시절, 행복한 우리의 시간은 그래도 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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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e2021. 4. 22. 15:05

삶은 상대적이다. 이 명제를 마음 깊이 품고 살아간다면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허나 이 전제를 내 삶에 적용시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4월 민스크의 날씨는 오락가락한 추운 날씨다.  더운 지방에 살고 있는 이들이 기다리는 것은 모든 것을 꽁꽁 얼려버리는 추운 날씨가 아니라 선선하여 쾌청한 혹은 쾌적한 날씨일 것이다. 상대적으로 추운 지방에 살고 있는 이들이 기다리는 것도 불볕더위의 뜨거운 여름이라기보다는 산들산들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살, 싹을 올리고 꽃 봉오리를 여는 초록 빛깔의 봄일 테다. 늘 드는 생각, 내 딜레마의 대 명제는 봄과 가을을 잃어가는 우리의 삶은 여름과 겨울이라는 단 두 계절의 선택이라는 기로에 설 때이다.

나는 추운 바람과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눈, 모든 것을 꽁꽁 얼리고 몸을 웅크리게 만드는 그런 날씨가 오래 지속되는 곳에 살고 있다. 그렇다 보니...... 불볕더위의 온상을 배제한 체 막연히...... 더운 날이....... 반바지에 티셔츠 바람의 외출이...... 물속으로 첨벙거리며 달려드는 그대를 나를 볼 날이.......그저 기다려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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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년 여름이었나 봅니다. 강물이 아주 맑아 보이네요.
    예전에 제가 살던 중동에는 사계절이란 개념이라기 보다는, 봄과 여름 두 계절로만 나누어 부르더군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만 해도 그 두 계절이 뚜렷하긴 하더라고요.

    2021.04.26 00: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네 작년 여름, 브라슬라바 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호수로 둘러 싸여 있는 곳에서 보낸 2주간의 달콤한 휴가지 사진입니다.
      저는 제 유년 청년기를 나름 4 계절이 고르게? 잘 나눠진 곳들에서 보낸 경험, 그 배경 때문인지 두 계절로 뚜렸하게 나뉘어진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크게 작용되지 못한 듯 합니다 ^^
      신은 제게 지난 10년간 이것도 한 번 공감해 보아라의 기회를 주신듯요 ㅎㅎㅎ

      2021.04.26 15:07 신고 [ ADDR : EDIT/ DEL ]

한 단어가 '단정짓다'라는 혹은 '정의하다'는 결론으로 서게 되는 경우가 있다. 생각보다는 참.... 많다.

나는 가급적 내가 처한 상황으로 내가 경험한 일례들로 마주하는 상황들을 정리(?)하려 노력한다. 노력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과정을 겪는다. 나는 노력하지만 노력의 실패 역시 자주 마주한다. 지난한 과정들이 고단하여 편하고 빠른 결론으로 마무리를 짓기도 한다. 문제는 빠르고 쉬운 결론에 도달했을 때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심지어는 괴로워지는 경우에 처하게 되었을 때이다. 요즘은 괴로워하는 내가 싫어지는 단계인 위선 그리고 위악이라는 자가당착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중이다.  

8세라는 나이에 들어선 아이에게 어떠한 현상이나 상황을 설명해야하는 시간을 마주하며 나는 위선과 위악이라는, 생각만으로도 머리에 쥐가 나는 이 주제와 너무 잦은 조우를 하는 중이다. 어쩌면 이 세상의 많은 이들이, 간접적이던 직접적이든 성장 중인 아이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을 겪으며 부딪히게 되는 하나의 장애물이기도 하다. 

세레나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국적을 갖고 태어났지만 8년이라는 그녀의 온 생애는 모스크바와 민스크라는 동슬라브족, 구소련 국가라는 공통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곳에서 보내고 있다. 휴가의 시간에 양가의 집에서 조부모님, 친인척들과 시간을 보내지만(코비드 19의 영향으로 그나마 그것마저 오래전 단절된 상황이지만......) 그것만으로 아이의 문화적 정체성을 나타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소극적 성향이 바탕이 되고 내 미천한 경험의 일례가 트라우마로 남아........ 나는 이방인의 삶에서 나나 내 남편의 문화 혹은 역사적 정체성을 공유할 수 있는 민족 집단과의 깊은 관계를 맺지 않는다. 한마디로 나는 외국에 나와 있는 한국 사람들이나 이탈리아 사람들과 친분을 쌓지 못하고 있다. 친분을 쌓으려면 누가, 무슨 이유로 고국을 떠나 이 먼 타지에 살고 있는가부터로 의 궁금증을 느껴야 하고 서로가 처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외로운 타지 생활, 함께 고국의 음식과 문화를 공유하며 위로와 격려를 나눠야 한다.  혹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도움을 주고받는 돈독한 관계로 발전하게 되는, 이 힘겨운(?) 관계의 형성과정도 거쳐야 한다. 자주하면 안되겠지만...... 다른 문화와 다른 관점의 원주민들에 대한 뒷담화를 통해 공동의 적(?)도 만들어야 한다...... 허나 나는 이미 첫 단계의 시작인 내가 거주하고 있는 타국에 함께 살고 있는 한국인 그리고 이탈리아 인들을 잘 모른다가 시작이니...... 다음 단계로의 진입은 당연히 어렵다.

나는 모스크바에서 이런 내가 매우 이상한 사람이다 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런 말을 듣게 되니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위축이 되기도 했다. 우습지만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한 사람들은 이탈리아 사람들이었다. 물론 배경이 있다. 회사 내, 같은 이탈리아 사람들의 모임에 끼지 못하는(않는) 베비라쿠아씨를 곱지 못하게 본 사람들이 그러면 베비라쿠아씨의 아내라도 동료들의 아내들과 조금의 친분관계를 형성하면 좋을 텐데......대부분의 아내들은 하는데....너는 왜.....라는 아쉬움이 발단이 되었을 터이다. 대부분 아제르바이잔 바쿠시절부터 알고 지낸이들이기에..... 아마도 내가 역동적(?)으로 그런 모임에 끼었던 시간의 기억을 갖고 있기때문일 것이다. 서로의 기억이 다르고 같은 기억일지라도 해석은 제 각각이니....... 나는...... 다양성 혹은 다각도라는 단어로 이것들을 단. 정. 짓. 는. 다. 

세레나는 그녀의 성장과정 혹은 배경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혹은 세 가지 대표되는 설명: '엄마는 한국사람 아빠는 이탈리아 사람, 모스크바에서 유치원과 초등입학과정반을 다녔음, 한국말과 이탈리아 말을 할 줄 알고 러시아어로 학교 모든 수업에 참여하는 것에 큰 문제가 없고 영어 수업에서도 꽤 잘하는 축에 끼고 있음'으로 이미 너무 큰 프레임 속에 들어 있다는 말이 하고 싶어..... 참으로 긴 서문을 썼다. 간혹 아이에게 한국이나 이탈리아의 문화와 음식에 대해 묻는 교사와 친구들이 있다. 아이가 깊이 있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에 의문을 품기도 하는 듯하다. 억울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아이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국수주의자를 자처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국수주의자가 되는 길이 이렇게도 쉬운 일인지 나는 어쩌면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솔직하게...... 나만 조심하면 되고 내가 의식하여 생각하는 호모 사피엔스로 살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라는 이름은 단수 인칭이 아닌 복수 인칭임을 나는 또 이렇게 고통스럽게 배우고 있는 중이다.

어제 오랜만에 내 친구 데비가 뜬금없는 문자를 보내왔다. 가타부타 설명이 없는 그저 그림카드....... 코비드 록다운 영국에서 6살 10살의 두 아이를 키우는 그녀의 하루가 어떨지 나는 감히 안다. 이탈리아에서 한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내 친구들, 내 가족들의 고충을 나는 감히 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많은 설명이 붙지 않아도 긴 말을 하지 않아도......내 사정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친구들이 있다. 한 단어가 아닌 수백 수천만의 단어로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인생은 아이러니하여 나는 계속하여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단어를 선택해야 한다. 새로운 이들과의 무수한 만남에 쉬이 지치지 않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 나는 오늘도 배워야 한다.......  

베비라쿠아씨 가족은 an unique/ a rare/ a special/ a strange 중 무슨 수식어가 가장 맞는 단어일까. 이 단어들 중 하나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데....... 왜 이 단어들 중 하나만으로 정의하려 드는 사람들에게 조차 난 위선와 위악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그리고 아이에게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숨이 벅찬 수준의 내가..... 소수자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야 하는 건지..... 나는 왜 소수자의 삶을 선택하여 살고 있는 것인지....... 

측은지심........역지사지...... 결자해지...... 오늘 나에게 이 사자성어는 그저 젠장이다........ 개에게나 줘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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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고... 그런 일로 마음 고생 중이시군요. 허나 세상 어디에 살아도 비슷한 일은 겪어야 할 거라 장담합니다. 어디에나 '나는 괜찮은데 남들은 정말 이상하단 말야'란 견해를 속으로만 담아두지 못하고, 입으로 내뱉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요. 그런 이들을 가끔 혹은 종종 필요 이상으로 겪어야할 수도 있지만, 이 모두 살면서 배움을 주는 사람들이라 여기며 심지 곧은 벨라줌마 부부께서는 잘 견뎌내실 걸로 믿삽니다. 힘 냅시다~!

    2021.03.29 02: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늘 지나고 보면 그또한 내가 성장하고 배울 수 있도록 가르침 준 사건이었구나..... 사람들이었구나..... 하며 담담한 마음으로 결론을 맺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여유롭지 못하게 대처하게되는 순간의 상황들은 '대체 철 언제들래.....'하며 후회의 한숨이 내어지니......
      산다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왈리님~~~

      2021.03.30 23:15 신고 [ ADDR : EDIT/ DEL ]
  2. 어떤 부분 많은 공감을 느끼게하는 글이네요. 물론 이탈리아도 아닌 또 다른 제3국에서 지내시는 벨라줌마님은 저와는 또 다른 상황이긴하지만요.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하다가 여백을 남기고 갑니다. 나중에 차 한잔을 앞두고 얘기할수있는 기회가 오기를요 ㅋㅋ

    2021.06.13 19: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차도, 식사도, 술도(혹 하신다면 ㅎㅎ) 함께하며 얘기 나눌 시간 꼭 오리라 믿어요. 인연이란 것 참 오묘합니다. 개인사도 얼굴도 모르는 사이지만 오랜시간 마음이 가는 것에는 논리적으로는 설명 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일테죠 ^^

      2021.06.14 18:42 신고 [ ADDR : EDIT/ DEL ]

Introduce2021. 1. 19. 19:43

베비라쿠아씨 부부는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에 들어서면 오래된 행사(?)마냥 다음 해에 읽을 책을 주문한다. 마치 거창한 연례행사 마냥 이 행위로 한 해를 마무리 하게 된 경위에는 유목민적 삶에서 오는 측은함이 있다. 가장 익숙하고 편안하며 이해하기 쉬운 모국어로 되어 있는 책을 상황과 시간의 제약없이 구매할 수 없게된 우리의 처지에서 오는 측은함이다. 

이탈리아어로 Fumetto로 불리는 만화책은 베비라쿠아씨의 애장 수집 품목이다. 그 중 자고르(Zagor)와 디아볼릭(Diabolik)은 할 말을 잃게 만들만큼 집착한다. 이 만화책들은 한 달에 한 번(그외 스페셜, 리미티는 에디션 등등의 이름의 여러 형태로 발간되지만) 발행일에 동네 서점(신문, 담배, 문구류등을 파는 edicola)에서 구매해야하는데 지난 10년간 이 일은 우리 시어머님의 매우 중요한 '임무'가 되어있다. 

베비라쿠아씨는 이 소중한(?) 만화책과 더불어 주로 여행, 기행문을 다룬 책을 애호하는데 올 해, 그의 주문 책 목록에 버락 오바마의 회고록 '약속의 땅'(Una terra promessa)이 있어..... 나도 모르게 '얼~~~~~~'을 하니, 그가 한껏 폼을 잡는 목소리로 대꾸한다...... '너도 뭐, 책 좀 주문해줘?' 

그래서 얼른 대답했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그리고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편지'. 그가 대답한다.... 

'얼~~~~~~~~ 혹은, '헐'~~~~~~~' 

그의 음성어로서의 대답은 내 자유대로 들리니.... 그것이 '당신, 대단한 걸?'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얼'~~~~ 이었는지.... '당신, 미쳤구나....' 를 내포하고 있는 의미의 '헐' 이었는지는 구분할 필요가 없다. 둘 다 해당되니 말이다. 

그래서 받은 책이다........ 참고로 현재의 나는.......이탈리아어로 되어있는 활자체를 읽지 안(못)한지가.......꽤 오래 되었다. 매우 개인적인, 단순한 내용의 문자를 보내고, 단순한 사고(생각) 전달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탈리아어 수준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은 분명 아니다. 이 두 책은..... 내 모국어로도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읽기를 몇 번을 한 책이다. 올 2021년 목표가 정해졌다. 이름하여 이해 못하는 책, 더 이해 안되는 외국어로 읽기....... 성공 장담은 할 수 없다. 목표란..... 꼭 이루기 위해 세워야 하는 것은 아니니

내 지적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비단 내 이탈리아어 실력 뿐일까마는....... 내 지적 수준을 더 낮은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게 하는 이들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어. 려. 운) 책을 읽는다. 이해가 힘드면 두번을 세번을 네번을 읽는다. 돌이켜 보니..... 나는 재미있었기에 라는 수식어를 붙이곤 했지만.... 사실은 부족한 이해력 덕분에 같은 책을 여러번 읽고, 같은 영화나 드라마를 여러번 봐온 듯 하다. 

오래도록 변함이 없는 사람이 있다. 

화면 속 등장만으로도 나에게 웃음을 안기는 사람이 있다.

 우물 밖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접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극을 주는 사람이 있다. 

그들의 변함없는 신념은 나에게 사고하는 호모 사피엔스로 살으라 한다


개인적으로, 자연인으로의 그들은 알지 못하지만 2021년에도 변함없이....... 

나는 그들의 건강과 안녕을 진심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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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탈리아어로 책 읽기 도전에 응원 보냅니다.

    2021.02.01 05: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탈리아든 한국이든.... 이제 고만 돌아가고 싶다는 제 안의 욕망이 들어나는 대목입니다 ㅎㅎㅎㅎㅎ 헛된 희망이 달콤하지요. 그래서 쓰디쓴 희망의 현실을 보아라의 이탈리아어 책 읽기 도전! 합니다. ㅎㅎㅎ

      2021.02.02 19:34 신고 [ ADDR : EDIT/ DEL ]
  2. 저는 전자책을 이용하는데 거의 적응한 상태에요. 1년에 한두권정도 종이책을 배달받곤 하지만 한국책은 특히 무겁게 만들어서 배달받기 부담스럽죠. ㅋ

    2021.06.13 19: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휴..... 전자책 적응시작한 주변 친구들 보며 갈등하긴 합니다 저도 ^^ 근데 배달비 지불하고라도 한국책 받고 싶어지는 욕심은 버릴 수 가 없어요. 한국 책에서 맡아지는 한국 냄새 중독 ㅎㅎㅎㅎ 끊기가.... 휴.. ㅎㅎ

      2021.06.14 18:27 신고 [ ADDR : EDIT/ DEL ]

Introduce2020. 7. 12. 23:11

집 창밖으로 지는 노을을 한없이 바라보다 문뜩 어느 드라마 대사가 생각이 났다.

'노을이 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작은 초침과 분침은 기계의 정확도에 의해 일정하게, 반복적으로 큰 시침을 움직여 시간이 가는 것을 알려준다. 그런 기계의 쉼없는 움직임의 산물인 시계를 잠시 외면하고 사는 삶이 필요한 시기가 있다. 그저 해의 움직임으로 가는 하루를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가... 분명 있다. 조금만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 허나 그런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을 나는 분명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나에게도 많은 그대들에게도 시계를 들여다 보지 않는 시간이........

무래도  필요해 보인다.  

나는 엇그제....... 한참을............. 그렇게 한참을 또 다시 노을이 내리는 시간과 마주하다 지난 시간, 그 드라마 대사를 생각했던 나를 매우 꾸짖었다.

당신의 죽음에 당신과는 무관한 내가 헛헛함을 느낀다. 

당신의 귀하고 귀한 그 목숨이 참으로..... 아깝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그리고 남아 있는 그의 귀하고 소중한 모든 인연에게 연민을........

 

아주 어쩌면...... 당신은 내게 무관한 이가 아니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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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든 죽음이 슬프지만 사연있는 죽음은 더 그렇죠?
    건강하시죠? keep well xx

    2020.07.26 13: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사연 없는 죽음이 어디 있겠습니까만은........ 허망해요. 저는 조금 오랫동안 멍멍한 시간을 보냈어요...... 산다는 것이 정말 무엇일까..... 깊게 생각해본 적 없이 살았는데.......... 분명 찾지 못할 것을 알지만..... 40의 나이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보고 있습니다.

      건강히, 하루하루 잘 살아가고 있어요 알풍님.
      늘 그렇지만, 알퐁님의 안부 물음이 유독 반가운 오늘 입니다!!!!

      2020.08.03 16:20 신고 [ ADDR : EDIT/ DEL ]

Introduce2020. 5. 25. 16:33

동네 수퍼에 가려 몇 걸음의 걸음만 떼어도 만발한 꽃 길이 이어진다. 내 시각, 후각을 모두 자극하는 어여쁜 꽃들덕에 집 밖 나서기의 귀찮음 혹은 두려움(?)에서 오는 망설임을 접게 만드는 꽃은 참...... 귀한 존재다. 민스크 삶에 정을 붙일 수 있도록 큰 도움주는 이 소박하기에 더 없이 고운, 집 밖, 우리동네 피사체들은 내가 지금, 숨쉬며 살아가는 이 삶의 위안이다.

집 밖, 자연의 땅에 뿌리를 둔 지천의 꽃들에게 감사한다며...... 욕심내어 이것들을 집 안으로 들여온다. 인간의 소유욕에 대하여 언급하여 무엇하리......... 허나 머무르는 시간이 긴 내 공간, 텃밭을 가꿀 수 없는 아파트의 내 공간이니..... 이런저러한 이유를 들어 꽃을 사와, 꽃병에 담아 내 시야에 가장 잘 들어오는 창문턱에 놓아 둔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하는 내내 그저...... 멍하니 보고 있는다. 

그것이 위로인지 소유욕으로 얻은 희열의 절정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여쁜 이 피사체가 나에게 무언가를 준다.

허나 5일을 넘기지 못하고 꽃잎이 하나 둘 마르기 시작한다........ 춥고 건조한 날씨, 집안 꽃병에서 삶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나는 이미 모스크바의 긴 삶에서 터득한 바 있지만, 터득한 것과는 별개로 반복되는 무의식의 습관을 버리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래도 끊임없이 싱싱한 꽃을 사들고 집으로 들어와...... 이번에는 조금 더 오래 살아 남아주기를 바라며 꽃병에 꽃는다. 물속에 담겨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오래 살으라 화약성분 가득 인공적으로 만든 비법 가루를 물에 타고, 횟수가 너무 빈번한가? 하면서도 물을 계속 갈아주지만........ 꽃잎은 역시나 마르기 시작한다.

건조하고 추운 날씨......물속에 담겨 말라가기 시작하는 꽃들은 나에게 참 많은 의미를 전한다. 이곳과는 날씨가 다른 이탈리아, 한국의 꽃들은 시들어가는 과정과 말라가는 과정이 다르다. 습한 날씨를 품은 이탈리아와 한국의 꽃들은 물을 자주 잘 갈아주면 과하다 싶을만큼 꽃잎을 벌려 만개한 꽃 송이를 보여준다.

오늘은....... 과하다 싶을 만큼의 꽃잎을 벌려, 만개하다의 기본 의미가 그저 명료하게 전달되는..... 꽃병에 한가득 담겨있는 '만개한 꽃'이 보고싶다.   

오늘은....... 양가....... 베비라쿠아씨 부부의 두 고국이 조금 더 그리운...... 그런....... 우울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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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화병에 꽂은 꽃도 오래 가지 않지만, 제 마당에 핀 꽃도 일주일을 넘기지는 못하더라고요. 요즘처럼 살기 어려운 시절에 돌보지 않아도 홀로 피었다 지는 꽃들에 감사한 마음이긴 하지만, 사는 일에 조금 지친다,는 기분이 드는 요즘입니다. 열심히 화병에 꽃을 꽂는 벨라줌마님의 정성이 대단하네요.

    2020.06.03 03: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열심히 와병에 꽃을 꽂는 일이 지겨워....... 그저 천지가 꽃으로 둘러싸인 호숫가.... 벨라루스 생 자연의 삶 속에 들어 갔다왔어요. 참.. 참으로 좋았습니다........
      사는 일에 많이 지친다는 기분이 너무 들었던 시간에 대해 보상 받고 온 기분이에요.......
      우리 왈리님의 요즘은 어떠신지...... '지친다'는 기분이 조금은 완화된 시간 속에 계시기를 기도합니다.

      2020.08.03 16:26 신고 [ ADDR : EDIT/ DEL ]

Introduce2020. 5. 5. 19:22

잠옷을 입은채로 하루를 보내는 날이 그저 어색하지만은 않은 시간 속에 있다. 엄마를 도와준다 일을 벌이는 아이의 모습에....... 오늘은 미용실의 손님으로 내일은 병원의 환자로 아이의 역할 놀이 상대를 하는 것에 그저 바보 웃음을 짓는 베비라쿠아씨의 모습에..... 오늘, 이 시간, 나는 그저 고맙고 감사하다. 

세레나는 어제부로 정상(?)적인 학교 생활로 돌아갔다. 방과 후 수업은 여전히 모두 취소 되었기에 하교 시간이 단축되었고 규모가 작은 사립 초등학교, 각 학년 별 인원 수는 10명을 넘지 않으니 40명이 되지 않는 인원 수가 전부이기는 하나 그것에도 반이상의 학부모는 여전히 학교를 보내지 않는다. 사립 초등학교..... 분분한 부모들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야하는 입장인 학교는 온라인 수업과 정상등교 수업을 지난 3주간 모두 준비했다. 교사들의 노고를 말하여 무엇할까...... 모두 어찌보면 자신의 입장이 최전선에 위치하겠지만 공동체의 삶이란....... 주어를 바꾸어가며 문장을 만들어 생각해보는 시간을..... 그 마음의 여유를 품을 여력을 만드는 것을..... 최전선에 자리시켜야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민스크는 꽤 혼란스러워 보인다. 정부 지도층, 정부산하 각 부처들과 시민..... 시민과 시민......쌍방의 소통이 불가능하고 배려의 기능은 가장 낮은 곳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해 보인다. 나는 벨라루스 시민들의 삶을 분석하고 평가할 입장이 아니다. 앞으로 몇 년을 더 이 곳에서 살게 될지라도 그럴 입장에 서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이 푸근한 자연의 감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자연 환경에 살고 있는 따뜻한 사람들.....   이렇게 하나둘..... 세레나로 인해 또 내 개인의 상황에 의해 맺어지는 인연들..... 그들의 눈빛에 선명하게 보이는 '체념'.

이 낯설지 않은 눈빛을 마주할때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https://newsbel.by/05/03/lukashenko-obyasnil-vazhnost-provedeniya-parada-v-den-pobedy-v-stolitse/?utm_source=yxnews&utm_medium=desktop&utm_referrer=https%3A%2F%2Fyandex.by%2Fnews

https://yandex.by/news/story/Lukashenko_ne_sobiraetsya_otmenyat_parad_Pobedy--188b53ec0f57c47b03b90a66c864e626?lr=157&stid=Nasdrwa1Hfaps74qtAVM&persistent_id=96344466&lang=ru&rubric=index&from=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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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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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시는 시간을 한껏 기대하는 3월..... 이제 이 지긋지긋한 두터운 자켓을 좀 벗어볼까 하는 마음을 단호히 접게 만드는 3월의 시간을 보낸지 꽤 여러해지만 여전히 짜증 혹은 화가 치미러 오르는 길을 막을 방도가 없다. 이제는 내복도 입기 싫다, 스키복처럼 구성된 추위막음용 겨울 옷도 입기 싫다를 외치며 매일 아침 다 큰 '청소년' 흉내를 마음껏 내고 있는 세레나와의 의견 다툼도 지치기 시작한다. 영하 4도를 웃도는 날씨를 바라보며 한 숨이 절로 나오는 나를 막을 방도가 없다.

 

그래도 봄은 오시고...... 그래도 해, 바람, 비는 제 일을 다 할 것이며...... 꽃은 피고..... 열매는 열리게 될 것이다...... 자연의 순리는 (생물체의 기능이나 성질, 상태 따위가 외부 조건에) 맞추어 적합하게 변화하다는 뜻의 '순응하다'에 적응한 많은 생물체들에 의해 이어진다. 건강한 생물체가 더 많은 지구는 분명, 또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더 고운 꽃을 피울 것이다. 내 주변에는 건강한 마음을 품은 지구인이 더 많다. 인종이나 국가를 나누어 편을 고르고 탓을 찾아 분노를 표출하는 건강하지 못한 이를 따뜻하게 품어 내는 건강한 마음의 지구인이 훨씬 더 많다.  

그래도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나 역시 걱정과 긴장은 날이 갈수록 더해가고....... 주눅 들고 눈치가 보이기 마련인 이 시기...... 언론이 전달해야 할 것은 죽어나가는 사람들의 수치 통계와 혐오와 갈등의 불에 기름을 들이 붓는 기사가 아니라......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건강한 지구인들의 따뜻한 눈과 귀 그리고 입을 열어 전하는 위로와 격려..... 그 고운 마음을 보이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줄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https://www.youtube.com/watch?v=os6ypPYthTg

https://video.repubblica.it/edizione/milano/coronavirus-ed-il-giorno-verra-a-milano-tutto-il-palazzo-canta-il-mondo-di-jimmy-fontana/355835/356402?fbclid=IwAR3fcxUFkr1fagpW1uUsdVZdkfCPHJzXy8UOE93BOrm8tnXyBmTu-4tgn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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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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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춥지만... 잘 지내시는 듯 하여 안심이 되네요. 제가 사는 곳도 지난 토요일 종일 눈이 내렸답니다. 그렇게 큰 눈송이들은 처음 봤어요. 종일 창가에 앉아 온라인 수업을 들으며, 또 종일 문득 문득 창밖을 바라보자니, 처연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견디고 버티어 내는 게 곧 사는 것이라는 단순한 결론을 내고, 다시 잘 살아내기로 합니다.

    2020.03.18 00: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처연하다는 단어에.....저도 생각이 참 많아집니다........ 잘 견디고 잘 버텨내는 것이 곧 사는 것이다 라는 말씀에 진정으로 숙연해져요......
      아무런 말도 아무런 글도 생각이 나지 않는 요즘의 제 일상이지만 그저 왈리님의 댓글이 곧 내 마음이었구나..... 제 마음대로 일심동체...... 아니 '동심일체'를 외쳐봅니다!

      민스크는 다시 영하 7도의 날씨입니다. 강풍이 불어 깨끗하게 청소된 하늘은 그저 푸르고 고운데 날은 매서워 그저 집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만 바라보며 매서운 날씨을 체감하지 않으려... 그렇게 현실탈피 중이에요.
      저도 오늘 부터는 홈스쿨링 모드입니다 ^^ 러시아어 공부가 재미나는...... 머리가 이상해지고 있다는..... ㅎㅎㅎㅎㅎ 안돼는 러시아어 실력으로 러시안 친구들에게 문자보내기 놀이 하고 있습니다. 답문 읽으며..... 진짜 러시아어 공부하게 만드는 친구들 덕에 그저 웃고 있습니다 ^^
      저 잘 지내요 왈리님~~~~~~~~~~~

      2020.03.23 15:30 신고 [ ADDR : EDIT/ DEL ]

Introduce2020. 2. 16. 05:43

'La festa di San Valentino'

누구에게든 발렌타인스 데이에 대한 추억 하나 둘 쯤은 있을 듯 하다. 내게도 역시 짝사랑하던 교회오빠에게 수줍게 초콜렛으로 마음을 전달했던 순수했던 소녀의 시간도 있었고, 저 남자랑은 정말 진지하게 한 번 사귀어 보고 싶다.... 였던 역시! 또! 짝사랑의 대상이었던 그에게 능력이상의 값을 지불하면서도 행복해하며 골라든 프랑스 산인지 벨기에 산인지 의 초콜렛을 선물하던 청춘의 시간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꽤 이른 나이일 수 있는 나의 23살, 그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던 진짜 청춘의 시간부터 아이의 엄마와 아줌마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마흔 살의 오늘까지 지난 17년 간, 2월 14일, 난 한 남자에게 장미꽃과 초콜렛을 받고 있다. 물론..... 결혼 후, 몇 해 기념일을 건너뛰어 생사(?)의 사선(?)을 오간적도 있던 나의 그대지만....... 나의 그대 베비라쿠아씨는 정말 고맙게도........ 그의 마음을 늘 내게..... 참 이리 달콤하게도 전한다.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올 해는 안 잊었네?라고 고마움을 전하는 내게 '생존을 위해서.....'라 말하는 그......에게 뒤통수를 후려치지 못하는 이유...... 우리의 단단한 시간이 또 이렇게 조금씩 더 단단히 쌓여가고 있다 생각하는 '착각의 자유'에 난 또 그렇게 내 몸과 마음을 맡기고 있기 떄문일 것이다.  

La festa di San Valentino (라 페스타 디 산 발렌티노). 나는 발렌타인스 데이는 미국의 축일인 줄 알았고, 발렌타인스 데이는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라는 전혀 다른 의미의 한국 축제일을 신나게 즐겼으나...... 현재는 오리지널(?) 축일, 산 발렌티노 축일에 대한 여러 정설 중 그 이름의 주인인 산 발렌티노의 고국, 지난 제국이지만 로마제국의 후대를 잇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나의 그대, 베비라쿠아씨와 이 축일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남자든 여자든 아이든 어른이든 그 상대가 누구든 이 축일에 함께하는 모두와 초콜릿을 나눠 먹으며 그저 함께하는 그 시간을 즐긴다. 

사실 올 해는 크리스마스도, 새해도, 내 생일도 산 발렌티노 날도 내게는 그저 다른이들의 날이었다. 점점 기념일이 무의미해지는 이유도 있겠지만 새 터전에서의 초입 적응기는 이런 축하의 날들을 미리 준비하고 즐기겠다 마음먹을 여유.... 그 소중하게 비워두어야 하는 공간이 다른 무엇들로 가득 차있던 이유일테다........

허나, 빨간 장미 세송이를 받은 오늘, 2020년 2월 14일....... 나는 내 공간을 다시 단정히 비. 우. 기에 마음을 먹는다.

나의 단. 정. 했던 지난 공간에 가득 차 있던 이는 나의 그대 베비라쿠아씨에서 우리의 감사한 선물 세레나를 거치고 있다. ONLY 나의 그대 베비라쿠아씨, ONLY 내 아가 세레나를 넘어서고 있는 현 시간...... 무엇들로 비워져 가는 공간을 다시 채워 가야 하는 것일까...... 내 마음의 공간이 그저 텅 비워지는 것이 아닌 단정히 비워 내 가기 위해 나는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단정히 비워 간다는 말에는 정확하지 않은 맥락이 느껴진다. 깨끗하게 비워지는 것도 아니고 정돈하며 비워간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착잡해질때..... 나는 다큐나 뉴스가 아닌 드라마를 본다. 어찌되었던 삶을 살아가는 참으로 중요한 동기는 사랑이다. 여러 형태의 사랑에 대한 메세지를 끊임없이 전하는 한국 드라마를 나는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리고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어두운면도 물론 존재하지만....... 그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그럴듯한 명분이 되는 날인 '발렌타인즈 데이'의 존재에 감사한다. 

얼마 전, 머리는 복잡하고 마음은 착잡한 상태였지만..... 거부할 수 없게, 연속으로 찾아본 영상물..... 유튜브로 몇 해전 것의 그의 인터뷰까지 꼼꼼하게 찾아 다시보기를 반복했던 영상물의 주인공 이국종 교수. 현재 그의 이야기가 묻혀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모든 인터뷰 내내 그의 굳은 표정, 목소리 사이 사이 깊은 한숨으로 이어지는 호흡만으로도 읽혀지는 그분의 속마음에 내 마음이 진심으로 아프다. 그리고 나는 화가 난다. 

https://www.youtube.com/watch?v=faIzSYJAi2w

https://www.youtube.com/watch?v=qT5yUhVy6ek

주말 아침, 어린이 용 전자 피아노 자동반주에 엉망징창의 기타연주를 얹혀 엉터리 협주곡을 창작(?)중인 내 아이를 보며.... 내 삶의 상처 혹은 내 불안과 초조에서 오는 스트레스 그리고 가끔씩 느껴지는 무상감.........을 덮고 치료하려 애쓴다. 지극히 평범하고 너무도 소심하게 소극적으로 사는 내 인생에도 이런 부정적 감정이 나를 지배하는데....... 도데체 이국종 선생은 어찌 하루 하루를 버텼던 것일까........ 

나는 진심으로 이국종 선생께도 그간 당신안에 수 없이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그저 그를 편안하게....... 바보 웃음 지을 수 있게하는 무언가가, 어떤 대상이 있기를 기도한다.

나는 진심으로 이번생은 망했다 말하는 그의 마음안에 무상감이 깊이 자리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나는..... 다친아이를 안고.... 응급실에서 울부짖은 적이 있다. 이 경험은 아마 내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국종 의사 선생님의 존재는 그저 그 존재만으로 위안을 준다. 2020년 발렌타인스 데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에게 초콜렛을 선물할 수 있는 한국의 이 축일날을 명분 삼아 이국종 의사 선생님께 내 마음의 꽃과 초콜렛을 보내드린다. 나는 내년 발렌타인데이에는 이국종 교수께 마음의 초콜렛이 아닌 진짜 초콜렛을 보낼 계획이다. 그리고 어렵게 찾아보지 않아도 그가 어디 계시는지 모두가 알 수 있는 곳, 그곳의 주소로 초콜렛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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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도바람

    발렌타인데이는 지났지만 마음의 선물
    김자까 브런치 글도 같이 추천

    https://brunch.co.kr/@olee0907/106

    2020.02.18 20:58 [ ADDR : EDIT/ DEL : REPLY ]
    • 너도님께서 주신 발렌타인데이 마음의 선물, 화이트데이를 맞아 제 마음의 사탕 한바구니로 보내드려요~~~~~~
      김자까님 브런치 글들 참.... 뭉클하고 곱습니다!!!!!!!

      2020.03.15 15:50 신고 [ ADDR : EDIT/ DEL ]

#1: 년에 한 번은 건강 검진의 기초가 되는 피검사를 한다. 여러 나라를 떠돌며 살고 있지만 이탈리아 시댁 마을 치비달레 주민으로 산 시간이 10년이 넘어 간다. 치비달레 시민으로 누리는 가장 큰 혜택은 가족 주치의 아래 관리 되는 내 건강 검진 누적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임신 기간을 시작으로 내 건강 검진 기록부도 베비라쿠아씨 가족 기록부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지난 여름 시댁에 들렸을때 몸의 피로함이 기존 보유치보다 높음을 체감한지라 주치의께 상의 하니 일단 피검사를 해보자 하여 검사를 했다. 건강 이상 없음이기는 하나 비타민 D의 수치가 낮은 듯 하여 걱정이 된다는 소견을 주셨다. 여름 휴가에 집에 드른 내 시누 스테파냐도 비타민 D 수치부족으로 처방된 비타민을 받아갔다. 영국과 러시아&벨라루스에 살고 있는 딸과 며느리에게 동시에 처방된 비타민 D, 우리 시부모님께는 '그 망할놈의 비타민 D'로 불리는 불운에 처하게 된 웃지 못할 일이 되었다. 햇볕을 쬐지 못하는 것이 이해 될 수 없는 이탈리아인들에게 비타민 D를 처방받은 두 여인네들은 불쌍하고 안타까워 마음까지 아픈 자식들. 그저 불효자들이다.

사실 비타민 D와의 인연은 세레나가 태어나면서 부터였다. 5개월차 시댁마을을 떠나 모스크바로 향하는 아이에게 주어진 의약품은 비타민D였다. 세레나의 주치의 선생님은 내게 세레나가 만 3세가 될때까지는 절대적으로 복용을 시켜야 함을 크게 강조하셨었다. 

다음 백과에 설명된 비타민 D를 살펴보니: 우리 몸의 뼈가 튼튼하게 유지되게 하는 칼슘 대사에 필수 영양소 중의 하나. 비타민 D는 태양광선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음식물로 섭취하는 것 보다 하루에 일정 시간 태양광선을 쬐는 것이 결핍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타민 D는 D1,D2,D3의 3종류가 있지만 사람에게는 D2와 D3만 존재한다. D2는 주로 식물에 의해서 합성되고, D3는 자외선에 노출되었을 때 피부에서 만들어진다.

이쯤되니 내 처방약이 왜 비타민 D3인지 짐작은 되고도 남음이다. 나는 4개월간, 15일에 한 번, 이 약을 복용해야한다. 1월부터 4월까지 민스크도..... 모스크바와 크게 다를 것 없이 해를 만나는 날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라는 현지 친구들의 정보(?)에 고개가 저절로 푹 하니 숙여진다. 그래도 세레나 덕분에 익숙해진 브랜드(?)의 의약품인지라 약 거부반응이 꽤나 심한 내 시각을 안정시킨다.  

#2: 한 두어 달 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세레나가 제 방에 숨겨두었던 사탕인지 초콜렛인지를 베비라쿠아씨가 몰래 훔쳐 먹었던 것이 들켰던 날로 기억된다. 화가 난 세레나가 방으로 들어가 무엇인지 끄적끄적 데더니 방문에 붙여 놓았다. 정말이지...... 한참을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의 방 문을 닫는 일이 거의 없는 이유가 있었기도 하지만 저 귀여운 메모를 차마(?) 떼어 버릴 수 없어 꽤 오랜 시간, 그저 방 문의 원래 그리 만들어진 디자인인 것 마냥 붙여 놓았었다. 오늘 아침 사진으로 남겨야 겠다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 후에도 한참을 문 앞에서 한참을 웃었다. 우스운 소리겠지만 내겐...... 아이의 이 작은 행동이...... 그저 비타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진심으로 다언어를 구사하는 아이가 마냥 자랑스럽지만은 않다....... 겸손을 가장한 잘난척이라 들려도 어쩔 수는 없지만 가끔.... 아이의 다언어 구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과 마주할때면 나는 말을 아낀다. 세레나는 엄마와는 무조건 한국어를 아빠와는 무조건 이탈리아어를 사용한다. 세레나는 엄마가 이탈리아어를 구사함을 인지하지만 이탈리아에서도 무조건적으로 나와는 한국어를 사용한다. 나는 아이에게 강요를 하거나 교육을 시킨적이 없다. 고맙게도 아이는 말을 배우기 전부터 엄마와의 교감을 한국어로 하게 된 이유거니.... 그리 생각 한다. 민스크 학교 입학 5개월 차, 아이의 전반적인 상황을 선생님들은 이해하게된 상태다. 시간이....... 그렇게...... 벌써 5개월이나 흘러버렸다. 세레나의 학교는 과목별 선생님이 다 다르다. 러시아어는 문법, 읽기, 쓰기, 발음 교정 수업으로 나뉘어져 있고 선생님들도 다 다르다. 지난 주 러시아어과 선생님들과의 개별 면담이 잡혀져 학교 방문을 했다. 발음 교정 선생님은 우리 부부에게, "아마 우리 학교 학생 중, 그 어떤 엑센트 사용이 없는 순수 표준어의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건 어쩜 세레나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부모님께서 러시아어를 잘 못하신다 너무 기죽지 않으셔도 너무 속상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나는 돌아오는 길에 또 미친여인네마냥 길바닥에 서 울었다. 도데체 이게 무슨 울 일인가....... 하지만 내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유는...... 잘 적응하고 있는 아이의 크게 들어나 보여짐은 없지만....... 노력 혹은 순응이라는 미명 하의 순간 순간 느껴지는 아이만의 고충...... 혹여 스트레스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아직 철나지 않은 부모의 조바심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아이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에 두려움 혹은 수줍음이 없다. 아이의 호기심이 두려움이나 수줍음 보다는 강한가보다. NON E И T r A r E.  '들어오지 마시오'의 이탈리아어 'NON ENTRARE' 아이의 의사전달 대상은 아빠였기에 이탈리아어로 쓰는 것에 마음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이탈리아어 알파벳을 쓰는 것을 연습(?)한적 없는 아이에게 소리나는 대로, 혹은 눈으로 보아온 대로 쓰긴 썼지만 소문자와 대문자는 뒤죽박죽, 거기에 러시아 알파벳 И 과 영어/이탈리아어 알파벳 N의 헷갈림이 명확히 들어난다. 이 실수 투성이의 문장이......... 내겐 그저 비타민이다.

난 아직은....... 그저 신나게 뛰어 놀며, 나름의 첫 진지한 사회조직(?)에 속하여 동무들과 문제 없이 학교 생활을 하는 아이를 응원하려한다. 차라리 일찍부터 정. 확. 한 다언어를 구사하게 하는 것이(다문화 가정의 아이에게) 필요하다 말하는 조언도, 필요한 시기를 정하는 것은 아이의 의사가 중요하다 말하는 조언도 모두 수긍한다. 하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도 아이도 현재 시간 속, 스트레스나 강요가 아닌 웃음이 나는 행복의 감정이 우선이 아닐까.......

세레나는 오늘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팝송을 엉터리 영어로 신나게 따라부르고, 화장실 한켠에 잘 놓아둔, 한글놀이 음성문자를 누르고 크게 따라 읽으며 쾌변(?)의 시간을 만끽하며, 대문자,소문자가 뒤섞이고 로마자와 키릴문자가 한데 쓰이지만 아빠에겐 무. 조. 건 그녀만의 이탈리아어 편지, 메모를 쓰는 꿋꿋함을 보인다. 

난 그저 아직은.......

일주일에 한 시간 자유과목으로 배정되어 있는 벨라루스어 수업을 듣고와 "엄마 감자가 벨라루스말로 뭔지 알아?"를 재잘대는 아이에게,

같은 반 단짝, 핀란드 친구에게 배워온 엄마, 아빠, 미안해, 고마워 등의 핀란드 단어를 읊조리며 "엄마! 나는 핀란드 말로 '미안해' 알어" 라며 잘난척(?) 하는 아이에게,

"엄마! 나 친구한테 줄 생일 카드에 한국말로'생일 축하해'쓸래. 엄마가 여기다 써봐. 내가 잘 따라 쓸 수 있잖아 그치?"라 말하는 아이에게,

"엄마! 오늘 엄마 학교에서 루스끼(러시아어) 뭐 배웠어? 뭐 잘 모르면 나한테 물어봐! 내가 다 알려줄께 알았지?"라 말하는 아이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장 크다.

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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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랜시간 비타민디를 먹이면서도 저에게도 비타민디가 필요하겠단 생각은 하질 못했네요. 효과가 좋은 비타민은 처방을 받는 것이 좋을텐데 병원조차 문을 닫아버렷네요 하하. 이제 막 해가 나기 시작하는 시점인데 정상적인 여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래요. 이곳도 민스트도요.

    2020.04.17 19: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영원한 휴가님께서 사시는 곳도 사실 쨍쨍한 해를 마음껏 마음껏 만날 수 있는 곳은 아니니......... 우리가 이 전에 누리던, 그 특별함이 되어버린 지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면 주치의께 한 번 꼭 물어보세요. 특히 미취학 아동 키우는 엄마들은 우리 몸에 진짜 뭐가 부족한지 모르고 참.... 그저 너무 씩씩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니요.....
      아.... 정상적인 여름...... 분명 오겠죠?? ^^

      2020.04.18 15:04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