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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아이를 키우며 함께 성장한다 느끼는 순간이 있다. 나처럼 철은 늦게 들고 생각은 많고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느린, 감성선이 꽤나 오락가락한 부류는 아이에게 읽히고 싶어 집어든 어린이 도서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는 경험을 종종.. 아니다… 자주 한다. 이번 크리스마스 휴가, 치과 치료에 들어간 베비라쿠아씨를 기다리려 서점에 들렀다. 세레나에게 선물하면 좋겠네..라는 마음으로 집어든 책을 펼쳐… 선자리에서 홀로 다 읽어 버렸다. 뜻이 분명하지 않았던, 몰랐던 단어가 너무 많아 사전으로 확인해야겠다는 열정까지 보였으니 세레나에게 선물은 핑계고 내가 읽어야겠다 싶은 마음이었다. 나는 감정을 너무 내보이지 않는 것이 착한 어린이, 괜찮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바른 길이라는 사회적 혹은 밥상머리 가정교육의 분위기 속에..

88 서울 올림픽이 열린 해에 나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입학을 한 해 일찍 했기에 3학년이었다. 2학년이던 3학년이던 4학년이던… 나는 사실 초등학교 졸업시기까지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선명하지 못한 기억의 저편에 그나마 흐릿하지만 인상적으로 보이는 단편 중 하나, 텔레비전 화면 속 올림픽의 개막식인지 폐막식인지 비둘기 떼를 하늘로 날려 보내는 퍼포먼스.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라고 했다. 나쁘지 않은 기억이었다. 인상적이었다는 말이 잘 들어맞는 기억의 단편이다. 시간이 한참 흘러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세계의 도시들을 여행하기 시작하며 난 비둘기를 싫어하게 되었다. 광장에 떼로 모여있는 비둘기들을 정말 싫어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떼로 그득그득 몰려있는 비둘기들에게 모이를 주는 사람들..

이성의 힘이 정의에 기여하는 것은 다음 두 가지 사실 때문이다. 첫째는 이성이 사회적 조화를 위해 개인의 욕망에 내적 제한을 가하는 것이고, 둘째는 이성이 전체 공동체의 지성적 전망에서 개인의 요구와 주장을 심판하는 것이다. 비합리적인 사회가 불의를 용인하는 이유는, 그 사회가 권력층과 특권층에 의해 만들어진 가식과 겉치레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지 않기 때문이다. 불의로 인해 가장 고통받고 있는 사회계층조차도 그 불의에 책임을 져야할 권력층을 존경한다. 만일 사회에서 합리성이 증대된다면, 불의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합리성은 권력층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가식과 겉치레의 공허함을 의식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자만심을 꺽어, 자기기만의 정도만큼 자신들의 이익을 주장하거나 특권을 옹호할 ..

‘책임의 문제가 아니다…………………’ PD 수첩 이태원 참사편을 보다 기가 막힌다. 당신들의 이름, 얼굴을 기억하려 노력할 것이다. 당신들이 내뱉은 이 말을 잊지 않으려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혐오가 가장 쉽다. 탓을 할 대상을 찾는 일이 가장 쉽다. 쉬운 방법으로 감당하기 벅찬 일을 해결하려는 것이 가장 쉽다. 하지만 우리의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는 현명한 방법을 실행으로 옮기는 일은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나는 여전히…. 5 18 희생자들에게 아픔과 고통을 가중시킨 이들을 저주한다. 세월호 참사에 고통받는 이들 앞에서 햄버거를 먹고 피자를 먹으며 조롱과 혐오의 길에 앞장섰던 이들을 저주한다. 조용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도 깊은 곳에서… 도저히 조절하기 힘든 저주를 내뱉는 나를… 혹여 신이 미워하실지라도 멈추기가 힘들다. 참사는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의를 그 조의를 표해야 하는 암울한 사건이다. 진심으로 슬프고 암담한 시간이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오랜만에 남편도 아이도 아닌 그저 내 친구와 평일 저녁시간 영화를 봤다. 조지 클루니를 보며 흐뭇해 할 수 있은 건… “꺅” 거리며 나이가 무색한 환호성을 내지를 수 있는 건 ‘마냥 공감해!!’의 동성인 여자 친구와 함께라서 가능한 일이다. 에티오피아 출신의 그녀도 한국 출신의 나도 이태리 남편이라는 공통분모도 조지 클루니 앞에선 그저 다 지워진다. 내용도 감독이 전하고픈 메세지도 영화 속 끝내주는 풍경도 영화관 스크린을 가득 메운 조지 클루니 앞에선 다 삭제된다. 남는 건 그의 목소리 그의 미소뿐이니… 헛웃음이 나오는 아침을 보낸 푼수 아줌마의 영화 후기 평을 남겨본다. 너무도 사랑하는 베비라쿠아씨 부녀이지만 그 둘을 제외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횟수가 너무도 적다. 친구 피니는 그런 날 위로한다. ..

나는 내 상태를 관찰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을 갖을 여유가 없구나를 가늠하는 기준이 있다. 이 기준치, 그 선을 넘을 확율이 높아짐을 인지하게 되면….. 진심으로 쉬어야 한다. 꽃, 나무, 곤충, 동물, 이 자연의 어우러짐속에 내 마음과 몸을 자꾸 밀어 넣어야 한다. 몸을 힘들게 만들기 위해 유산소 운동이라는 거창한 의미의 뜀박질을 해야 한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아이들이 재잘대는 소리를 자꾸 마주하고, 길을 걷다 조우하게 되는 아이들과 눈맞춤을 하여 내가 지을 수 있는 세상 어여쁜 미소를 나와 눈이 마주치는 아이들에게 보낸다. 아이들은…… 그리고 자연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더 큰, 더 사랑스러운, 참으로 곱고 어여쁜 함박웃음으로 답례한다. 그 다독임은 내 사나운 마음을… 참으로 쉽게 가라..

어제는 불현듯이 타의 반, 자의 반, 지난 10여년간 쌓은 스킬을 바탕으로 돈벌이 최고의 수단을 목적삼아 서울 강남 3구 한복판에 어학원 겸 유학원을 하나 열어 돈을 벌어도 손색이 없는 현재 내 상황을 돌아봤다. 나는 지난 5년간 현재 만 9세 세레나의 유치원, 초등 학교, art, music, sport 방과 후 학원을 알아보며 에이젼시의 도움을 받은 일이 없다. 모스크바 생활 3년 차, 아이의 유치원을 알아보기 위해 시작 된 셀프 1인 에이젼시 대표겸 말단 노예 사원으로서의 내 삶이 시작되었다. 모스크바, 민스크에서 학부모로서의 그 출발은 기본적으로 내 손품, 발품, 말품을 바탕으로 현지인 친구들의 무보수 적극 지원 열성 봉사 도움을 받아 아이의 시립 유치원, 사립 초등학교 입학 과정을 거쳤다. 나는..

Just buy two, no one will know. We promise! 몇일 전 우연히 들른 집근처 책방, 한 벽면에 붙어 있는 이 문구에 혼자 한참을 웃었다. 내 맘에 쏙 들은 이 마케팅 문구가 제발 책방에서만 통하는 시절을 살아가길 희망해 본다…… 사실 내 마음을 훅 낚아 챈 것은 ‘Life doesn’t frighten me’ 라는 제목의 책 이었지만.. 좋아하는 것과 편한 것의 차이를 알아가는 것. 혹 시간의 흐름이 인간에게 맥락없이 전하는 가르침이 있다면 그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하니 든다. 큰 그릇으로 사는 사람들은 단순히 좋은 것과 싫은 것만이 아닌 편안한 것과 불편한 것 조차도 담아 내는 태도를 취한다. 그릇이 작디 작은 나는…… 싫은 것은 싫고…. 불편한 것은 더 싫으니…...

러시아의 온라인 소셜커뮤니티 제재가 시작되었다. 이미 벨라루스에 살며 너무도 쉽게 가해지는 개인의 자유의사 탄압에 몸소 현실 자각을 하게 되었지만 지난 10여년의 시간, 러시아 연방의 행보를 보며 그들의 퇴행은 없을 것이라는 참으로 순진한 생각을 품었다. 그것은 어찌보면 푸틴의 정부를 순수하게 응원했다기 보다는 직접적으로 내 삶 안으로 깊숙히 들어온 내 친구들인 러시아 시민들을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디어를 통해 어렵지 않게 직접 전달되는 우크라이나의 고통은 액면 그대로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 참담한 상황에 연민을 느끼고 공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내 일상의 소소한 여유가 사치가 아닐까 뒤돌아 보게 만드는 진심으로 엄청난 고통의 현장의 생중계이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