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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지난 일요일 내 모스크바 지기중 한 명인 따냐가 사진을 보내왔다. 우리가 선물한 튤립이 모스크바 땅에 싹을 틔웠다고… 봄이 오고 있다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리의 정서는 꽤 피폐해졌다. 나보다 내공이 강한 내 소중한 모스크바 지기들, 내가 언니들이라 가족이라 생각하며 기대고 의지했던 그들이 소소하지만 마음 편히 웃을 일만 가득하길 바라고 기도하지만 그들의 터전, 그 땅에서 일어나는 일과 소식들은 여전히 불안과 걱정을 안긴다. 지난주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사건은 또 그렇게 그 땅에 살고 있는 그들에게도 그 땅 밖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공포로 눈물로 한숨으로 남았다. 허나… 아직 언 땅에 그래도 싹을 터트리는 그 강한 생명력이 살아 버티고 있는 한 모스크바에도… 키이우에도… 봄은 온다. 그렇게..
일이 년에 한 번은 한국에서 책을 받는다. 한 해 동안 그때그때 읽고 싶은 책 목록을 틈틈이 적어 놓았다가 친한 친구나 가족에게 소포로 받는다. 사실 한국에 있는 친구나 가족에게 뭔가를 보내 달라 부탁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 번거로운 수고에 미안한 마음이 가장 큰 이유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사는 내게 소포를 받는 일은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니 가중된 긴장을 피하고 싶어 보내주고 싶어 하는 고마운 마음을 정중히 거절하게 된다. 특히 책은 무게가 나가는 물품이니 소포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이탈리아는 일찍부터 받는 이에게도 세금을 내게 하더니 네덜란드도 작년부터 세금 폭탄이 시작되었는지 이래저래 부가적으로 이쪽저쪽 모두 더 내야 하는 세금비용에 육두문자가 나온다. 그래도… 화장품, 음식류, 문구류 등은 ..
90년대 초반은 해외 스타들이 공연이라는 것을 하기 위해 한국 방문을 빈번하게 하던 시기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2년 Can’t touch this라는 히트곡의 주인공 MC Hammer가 한국에서 공연을 했다. 내 나이 만 열두 살, 심하게도 씩씩했던 나는 공연장을 홀로 찾아 가 그의 공연을 즐기고 왔다. 돌이켜 보니 2층 객석 맨 앞 줄 혼자 멀뚱멀뚱 앉아 있던 내 옆에 누군가도 혼자 왔고 그 사람의 뒷자리의 누군가도 혼자 왔더랬다. 내 주변에 혼자 온 사람들이 많았던 기억이 또렷했던 이유가 있다. 생면부지, 처음 본 내 주변 자리에 있던 그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모두 모두 미친 듯이 일어나 춤추고 소리를 질러댔던 그 기억, 누군가 두루마리 휴지를 잔뜩 가져와 나눠주며 일층으로 던지라는 말에..
MBC 논평 최용익입니다. 이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읽다 보니 요새 시쳇말로 개. 소. 름. 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희망 섞은 냉소적 자조인가 보다. 누구 한 놈만 걸려봐라의 분노의 게이지가 자꾸만 오르고 또 오른다… 이 나이에도 이러는 것을 보니 십 년이면 강산은 혹 변할지 모르나 마음속의 분노, 반복되는 괴이한 역사를 향한 당혹감은 그리 쉽게 변하는 성질의 것이 아닌가 보다… 누구 한놈만 걸려봐라의 마음으로 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 이런 젠장….. 이런 젠장….. 이런 젠장이다…
지난 수요일 비행기, 이틀간의 일정으로 이탈리아 시댁에 다녀왔다. 나는 지난 2010년 혼인에 의한 무기한 체류(거주) 허가증을 받았다. 이놈의 거주 허가증 문제로 골치 아픈 사연을 갖고 있는 이들이 주변에 꽤 많다. 나는 정작 이탈리아에서 살지도 않는데… 너무도 간단하고 쉽게 무기한 체류 허가증을 받은 사례라 이 이슈로 속앓이를 하는 주변의 사람들 앞에서는 입을 닫고 살았다. 지난 8월 여름휴가, 시댁에 도착해 보니 체류 허가증 디지털화를 위한 과정에 들어가니 온갖의(?)서류를 챙겨 와 이탈리아 우체국을 방문하라는 통보 우편이 와 있었다. 이놈의 지긋지긋한 행정 서류.. 듣기도 지겨운 체류 허가증… 이 끝나지 않는 이슈 덕에 난 이방인의 내 위치를 자주 확인한다. 내 정착지.. 그 어딘지도 모르겠을 집..
https://youtu.be/ngkyzZqkvzA참나…. 겨우 6년이다. 우리 그때 그랬지의 추억으로.. 잊지 말자는 기억으로… 미래에 그저 쓴웃음 지으며 다시 찾아 볼거라 생각했던 나는 바보였나보다… 이걸… 결국은 백번을 채워 봐야하나보다.. 이런 젠장이다… https://cividale-33043.tistory.com/m/108 공범자들2017/09/25 05:20 나는 꽤나 지독하게도 사람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살아가면서.... 하고자 하는 것을 하면서.... 해야만 하는 것을 하면서..... 이 저주받은 명칭 기억력이 꽤나 지독하게도 불cividale-33043.tistory.com
선물의 사전적 의미는 ‘남에게 인사나 정을 나타내는 뜻으로 물건을 준다’ ‘인사로 또는 정을 나타내는 뜻으로 주다’라고 다음 국어사전에 나온다. 살면서 참 많은 선물을 받았고 또 주었다. 의미와 깊이에는 차이가 있지만 사전적 의미대로 인사나 정 그리고 축하를 나타내는 뜻으로 건네고 받은 선물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동하며 사는 삶이 길게 이어지며 해외 배송 우편으로 받는 ‘선물’은 사실 마음이 편한 선물이 아니다. 대부분 아주 아주 소중한 이들이 보내오는 것이기에 그 이동의 과정에 혹여 잘못될까 혹은 어렵게 잘 도착한 소포가 내 부재로 인해 다시 보내진 곳으로 되돌아갈까 하는 마음에 불안함이 앞선다. 그래도… 이렇게 마음고생(?) 후 받게 되는 소포상자는 늘.. 날 울린다. 이것은 단순하게 인사나 정을 나..
이승만의 환생인가… 자국민도 버리고 재외국민도 버리며 그가 지도자로 취하고 싶은 게 과연 무엇일까. 답답한 마음에 꺼내든 책을 읽다… 진심으로 두려운 마음이 든다. 그저… 이승만 모지리 버전이라 풍자하며 쓴웃음 짓기엔… 생과 사를 논해야 하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보인다.
아이를 키우며 함께 성장한다 느끼는 순간이 있다. 나처럼 철은 늦게 들고 생각은 많고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느린, 감성선이 꽤나 오락가락한 부류는 아이에게 읽히고 싶어 집어든 어린이 도서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는 경험을 종종.. 아니다… 자주 한다. 이번 크리스마스 휴가, 치과 치료에 들어간 베비라쿠아씨를 기다리려 서점에 들렀다. 세레나에게 선물하면 좋겠네..라는 마음으로 집어든 책을 펼쳐… 선자리에서 홀로 다 읽어 버렸다. 뜻이 분명하지 않았던, 몰랐던 단어가 너무 많아 사전으로 확인해야겠다는 열정까지 보였으니 세레나에게 선물은 핑계고 내가 읽어야겠다 싶은 마음이었다. 나는 감정을 너무 내보이지 않는 것이 착한 어린이, 괜찮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바른 길이라는 사회적 혹은 밥상머리 가정교육의 분위기 속에..
88 서울 올림픽이 열린 해에 나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입학을 한 해 일찍 했기에 3학년이었다. 2학년이던 3학년이던 4학년이던… 나는 사실 초등학교 졸업시기까지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선명하지 못한 기억의 저편에 그나마 흐릿하지만 인상적으로 보이는 단편 중 하나, 텔레비전 화면 속 올림픽의 개막식인지 폐막식인지 비둘기 떼를 하늘로 날려 보내는 퍼포먼스.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라고 했다. 나쁘지 않은 기억이었다. 인상적이었다는 말이 잘 들어맞는 기억의 단편이다. 시간이 한참 흘러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세계의 도시들을 여행하기 시작하며 난 비둘기를 싫어하게 되었다. 광장에 떼로 모여있는 비둘기들을 정말 싫어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떼로 그득그득 몰려있는 비둘기들에게 모이를 주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