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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한 단어가 '단정짓다'라는 혹은 '정의하다'는 결론으로 서게 되는 경우가 있다. 생각보다는 참.... 많다. 나는 가급적 내가 처한 상황으로 내가 경험한 일례들로 마주하는 상황들을 정리(?)하려 노력한다. 노력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과정을 겪는다. 나는 노력하지만 노력의 실패 역시 자주 마주한다. 지난한 과정들이 고단하여 편하고 빠른 결론으로 마무리를 짓기도 한다. 문제는 빠르고 쉬운 결론에 도달했을 때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심지어는 괴로워지는 경우에 처하게 되었을 때이다. 요즘은 괴로워하는 내가 싫어지는 단계인 위선 그리고 위악이라는 자가당착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중이다. 8세라는 나이에 들어선 아이에게 어떠한 현상이나 상황을 설명해야하는 시간을 마주하며 나는 위선과 위악이라는, 생각만..
베비라쿠아씨 부부는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에 들어서면 오래된 행사(?)마냥 다음 해에 읽을 책을 주문한다. 마치 거창한 연례행사 마냥 이 행위로 한 해를 마무리 하게 된 경위에는 유목민적 삶에서 오는 측은함이 있다. 가장 익숙하고 편안하며 이해하기 쉬운 모국어로 되어 있는 책을 상황과 시간의 제약없이 구매할 수 없게된 우리의 처지에서 오는 측은함이다. 이탈리아어로 Fumetto로 불리는 만화책은 베비라쿠아씨의 애장 수집 품목이다. 그 중 자고르(Zagor)와 디아볼릭(Diabolik)은 할 말을 잃게 만들만큼 집착한다. 이 만화책들은 한 달에 한 번(그외 스페셜, 리미티는 에디션 등등의 이름의 여러 형태로 발간되지만) 발행일에 동네 서점(신문, 담배, 문구류등을 파는 edicola)에서 구매해야하는데 ..
집 창밖으로 지는 노을을 한없이 바라보다 문뜩 어느 드라마 대사가 생각이 났다. '노을이 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작은 초침과 분침은 기계의 정확도에 의해 일정하게, 반복적으로 큰 시침을 움직여 시간이 가는 것을 알려준다. 그런 기계의 쉼없는 움직임의 산물인 시계를 잠시 외면하고 사는 삶이 필요한 시기가 있다. 그저 해의 움직임으로 가는 하루를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가... 분명 있다. 조금만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 허나 그런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을 나는 분명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나에게도 많은 그대들에게도 시계를 들여다 보지 않는 시간이........ 아무래도 필요해 보인다. 나는 엇그제.........
동네 수퍼에 가려 몇 걸음의 걸음만 떼어도 만발한 꽃 길이 이어진다. 내 시각, 후각을 모두 자극하는 어여쁜 꽃들덕에 집 밖 나서기의 귀찮음 혹은 두려움(?)에서 오는 망설임을 접게 만드는 꽃은 참...... 귀한 존재다. 민스크 삶에 정을 붙일 수 있도록 큰 도움주는 이 소박하기에 더 없이 고운, 집 밖, 우리동네 피사체들은 내가 지금, 숨쉬며 살아가는 이 삶의 위안이다. 집 밖, 자연의 땅에 뿌리를 둔 지천의 꽃들에게 감사한다며...... 욕심내어 이것들을 집 안으로 들여온다. 인간의 소유욕에 대하여 언급하여 무엇하리......... 허나 머무르는 시간이 긴 내 공간, 텃밭을 가꿀 수 없는 아파트의 내 공간이니..... 이런저러한 이유를 들어 꽃을 사와, 꽃병에 담아 내 시야에 가장 잘 들어오는 창문..
잠옷을 입은채로 하루를 보내는 날이 그저 어색하지만은 않은 시간 속에 있다. 엄마를 도와준다 일을 벌이는 아이의 모습에....... 오늘은 미용실의 손님으로 내일은 병원의 환자로 아이의 역할 놀이 상대를 하는 것에 그저 바보 웃음을 짓는 베비라쿠아씨의 모습에..... 오늘, 이 시간, 나는 그저 고맙고 감사하다. 세레나는 어제부로 정상(?)적인 학교 생활로 돌아갔다. 방과 후 수업은 여전히 모두 취소 되었기에 하교 시간이 단축되었고 규모가 작은 사립 초등학교, 각 학년 별 인원 수는 10명을 넘지 않으니 40명이 되지 않는 인원 수가 전부이기는 하나 그것에도 반이상의 학부모는 여전히 학교를 보내지 않는다. 사립 초등학교..... 분분한 부모들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야하는 입장인 학교는 온라인 수업과 정상등..
봄이 오시는 시간을 한껏 기대하는 3월..... 이제 이 지긋지긋한 두터운 자켓을 좀 벗어볼까 하는 마음을 단호히 접게 만드는 3월의 시간을 보낸지 꽤 여러해지만 여전히 짜증 혹은 화가 치미러 오르는 길을 막을 방도가 없다. 이제는 내복도 입기 싫다, 스키복처럼 구성된 추위막음용 겨울 옷도 입기 싫다를 외치며 매일 아침 다 큰 '청소년' 흉내를 마음껏 내고 있는 세레나와의 의견 다툼도 지치기 시작한다. 영하 4도를 웃도는 날씨를 바라보며 한 숨이 절로 나오는 나를 막을 방도가 없다. 그래도 봄은 오시고...... 그래도 해, 바람, 비는 제 일을 다 할 것이며...... 꽃은 피고..... 열매는 열리게 될 것이다...... 자연의 순리는 (생물체의 기능이나 성질, 상태 따위가 외부 조건에) 맞추어 적합..
'La festa di San Valentino' 누구에게든 발렌타인스 데이에 대한 추억 하나 둘 쯤은 있을 듯 하다. 내게도 역시 짝사랑하던 교회오빠에게 수줍게 초콜렛으로 마음을 전달했던 순수했던 소녀의 시간도 있었고, 저 남자랑은 정말 진지하게 한 번 사귀어 보고 싶다.... 였던 역시! 또! 짝사랑의 대상이었던 그에게 능력이상의 값을 지불하면서도 행복해하며 골라든 프랑스 산인지 벨기에 산인지 의 초콜렛을 선물하던 청춘의 시간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꽤 이른 나이일 수 있는 나의 23살, 그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던 진짜 청춘의 시간부터 아이의 엄마와 아줌마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마흔 살의 오늘까지 지난 17년 간, 2월 14일, 난 한 남자에게 장미꽃과 초콜렛을 받고 있다. 물론..... 결혼 후..
#1: 년에 한 번은 건강 검진의 기초가 되는 피검사를 한다. 여러 나라를 떠돌며 살고 있지만 이탈리아 시댁 마을 치비달레 주민으로 산 시간이 10년이 넘어 간다. 치비달레 시민으로 누리는 가장 큰 혜택은 가족 주치의 아래 관리 되는 내 건강 검진 누적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임신 기간을 시작으로 내 건강 검진 기록부도 베비라쿠아씨 가족 기록부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지난 여름 시댁에 들렸을때 몸의 피로함이 기존 보유치보다 높음을 체감한지라 주치의께 상의 하니 일단 피검사를 해보자 하여 검사를 했다. 건강 이상 없음이기는 하나 비타민 D의 수치가 낮은 듯 하여 걱정이 된다는 소견을 주셨다. 여름 휴가에 집에 드른 내 시누 스테파냐도 비타민 D 수치부족으로 처방된 비타민을 받아갔다. 영국과 러시아..
серена / Serena 대부분의 예비 부모가 그렇듯 우리 부부도 태중 아이의 이름으로 무엇이 좋을까를 꽤나 진중히 고민했었다. 즐거운 고민이기도 했지만 이름의 의미가 태어 날 아이의 품성 그리고 성장기 속 삶의 원동력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를 생각하면 심각한 고민이 되기도 했다. 우연히 서점을 갔다가 유아/ 아동 부서에서 발견한 이탈리안 (사람)이름과 그 이름의 의미를 담은 모음집을 발견하고 구매한 후 열독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이탈리아에도 우리 같은 심정의 예비 부모가 한 둘은 아니테니 발간 된 책이지 싶다. 꽤 두꺼웠던 책이였는데 매일 밤, 페이지를 넘겨가며 행복한 고민에 조잘 거렸던 우리 부부의 시간이 생각 난다. 여러 이름이 거론 되었었지만 우리의 선택은 Serena 였다. 세레나의..
타인과 타인이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타인이 타지에 정착하여 익숙해지는데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이 필요한 시간들이 숫자로 정확하게 계산되어 정해져 있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무언가에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상처를 받을 일도, 상처를 줄 일도 생기지 않게 될까.....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낯설게, 마치 처음 겪는 일처럼 불편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솔직히 너무 많이 있다..... 그래서 난 내안의 불안과 걱정을 다독이는 방법을 찾기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노력을 해도 해결은 늘 내맘같이 되질 않는다. 그래서..... 그저 젠장을 외쳐댈뿐 다른 방도가 없다. 나는 그래도 여러 해를 넘기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착각이라도 하며 사는 그놈의 '어른' 이지만...... 젠장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