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Italy2021. 9. 14. 15:43

2021년 여름, 참으로 오랜만에 긴 여름휴가를 이태리 집에서 보냈다. 매년 찾아오는 여름, 가급적 이태리 시댁에 들러 가족과의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4년간 나를 위한 휴식의 시간은 갖지 못했다. 항상 시간에 쫓겼고 늘 여건에 휘둘렸다. 여유롭지 못한 상황은 늘 큰 아쉬움과 미안함을 스스로에게 남겼고 내 생활 터전으로 돌아와서는 삼사 일간 몸살을 심하게 앓았었다. 내가 처한 현실의 상황이 바닥을 치는 순간이 오면 인간은 해탈(?)의 경지에 오르게 되는 것인가 보다. 해탈의 경지의 참 의미를 알기는 하는가 모르겠으나 난 지난 5월 나름의 해탈의 경지에 올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의 자세로 '뭐 어떻게든 되겠지'의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독였다. 6월 21일 이태리에 도착하여 8월 29일 민스크 터전으로 돌아왔으니 대략 10주의 시간을 휴가의 이름으로 보냈다.

사실 백신 접종의 목표가 긴 휴가의 가장 큰 명분이었다. 우습게도 이 종이 쪼가리는 정치경제의 이해관계가 얽힌 타국에서는 그저 휴지 조각이다. 민스크 공항에서 EU Digital COVID Certificate와 COVID-19 검사 확인서는 쓸모가 전혀 없었다. 다만 베비라쿠아씨 회사에서 발급해야 하는 Invitation letter, 체류의 목적이 경제활동의 이유가 분명한 종이만이 필요했다. 웃음이 나왔다. 사는 게 무엇인가 심오한 고민에 빠질 뻔도 했다.
그래도 불확실한 미래, 불완전한 인간의 삶이 이렇게도 이어는 지는구나를 겨우 이해하기 시작한 내 40대가 주는 선물은............

사람들이 '로또'를 하는 이유를….. 내 몸의 모든 조직 세포의 또렸한 감각으로 진심의 마음으로 이해하게 된 것이다.
Gratta e Vinci! Turista per sempre! 직역하면 '긁어라! 이긴다! 평생을 관광객으로(산다!)'
이 선정적인 문구에 마음이 동한다. 당첨만 되면 20년간 매달 6000유로 + 21년차 100.000유로 혹은 300.000 유로 즉시 지급! 돈의 노예, 그 유혹에 움찔하는 난.......... 불혹의 40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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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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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신만을 위한 휴가를 내셨다니 참으로 다행이다 싶네요. 물론 좋은 시간이었을 거라 믿고요.
    벨라줌마께서 벌써 불혹을 맞으셨다니 믿기지가 않네요. ㅎㅎ
    실현 불가능한 꿈이나 바람을 접게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내려놓으니 다소 홀가분해지는 시기라고나 할까요.
    오랜만에 쓰신 글에서 뭔가 달라진 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2021.09.28 00: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ㅎ 시간이 저를 이렇게 세월 속으로 데려오네요~~~~ 10년이 흘러도 왈리님 앞에서는 그냥 떼쟁이지만요 ㅎㅎ
      다소 홀가분해지긴 했어요.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속에서 두 세번 다시 읽게 만드는 책 손에들고 여유롭게요! 불가능한 꿈이나 바램은 이제 고만접고 가능한 계획으로 저도 중장년의 시간을 준비해야할 모양입니다 ^^

      2021.09.30 15:18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