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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Life/Netherlands (29)
La vita è bella
네덜란드 전통 음식 중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이름, 바로 ‘청어’다. 소금에 절인 청어 음식은 북유럽 여러 국가에서 유명하다. 청어 꼬리를 잡고 고개를 젖힌 후 통째로 입속으로 넣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피사체는 세발낙지를 통으로 참기름에 찍어 입속으로 넣는 한국사람들의 피사체만큼이나 유명한, 이곳 네덜란드의 대표 이미지다. 나는 소금에 절인 생청어 음식을 먹어보려 여러 번 시도는 했지만 목으로 넘기는 건 매번 실패했다. 나의 그대 베비라쿠아씨의 목 넘김 성공에 왜 이리 기뻐했는지, 난 명료한 이유를 설명 할길 없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는 단정하고 훈훈한 마무리가 더 중요하다. 우리의 마무리를 Hollandse nieuwe haring, 홀란제 뉴에 하링, 네덜란드 청어로 시작한다는 꽤 거창한 의미를 ..
부활절 기간, 앞으로 금요일 뒤로 월요일이 붙은 연휴였다.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와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박물관 한 곳을 다녀왔다. 네덜란드는 암스테르담을 포함 이름만으로도 또 이름값으로 유명한 박물관 갤러리가 참 많다. 그 유명한 많은 박물관을 제치고 나는 개인적으로 Nxt 박물관을 으뜸으로 꼽는다.선정의 이유… 세레나가 너무 신나 했기에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아이를 끌고 자의 반 타의 반 지난 10여 년간 무던히도 많은 박물관을 다녔다. 지루한 시간이라고 온몸으로 표현한 시간도, 선뜻 따라나서지 않아 애를 먹은 시간도, 엄마 때문에… 엄마가 좋아하고 원해하니… 내 오늘 같아 가주께 하는 적선의 시간도 꽤 많았다. 무엇을 위해 그리 애쓰고 살았나 자책하는 회의주의자의 태도를 취하지는 않으련다. 그..
두어 달 전 아이가 작은 책자를 들고 왔다. 학교에서 엄청 중요한 시험을 볼 거라면서 꽤 진지하게 ‘암기’를 하기에 궁금하여 들여다보니 교통 법규 이론 시험을 위한 책자였다. Tussen school en thuis(Between school and house). 직역하면 학교와 집 사이 의역하면 ‘집과 학교를 오가는 길’ 정도 되겠다.자전거가 사람수보다 많은 네덜란드. 엄마 태중에서 이미 자전거를 타고, 세상에 나와 아직 걷지는 못해도 엄마나 아빠 심지어 조부모가 모는 자전거 앞뒤 아기 의자에 앉아 자전거를 탄다. 사실 암스테르담에 살면서 가장 신나지만 가장 불안한 상황과 마주하는 순간은 늘 자전거와 함께일 때이다. 이건 비단 이방인인 나만의 걱정은 아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이들의 공통된 걱정거리다. ..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이웃이다. 암스테르담에서 브루게까지는 기차 혹은 승용차로 3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세레나의 학교에서 만난 몇몇의 친한 엄마들이 벨기에와 이래저래 인연이 많아 지나가는 말로 크리스마스 연휴, 한국에서 오는 가족과 벨기에를 며칠 다녀오려 생각 중인데 추천해 줄 만한 도시가 있나를 물었다. 이구동성 게임도 아니고… 두 엄마 모두 외친 도시가 ‘Brugge’였다. ‘크리스마스에는 부르게’지!!!라는 말은 꽤 달콤하면서도 매력적이었다. 유럽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아주 조금이라도 짐작할 수 있다면 저 말에 녹아 있는 찬사가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다.도시 브루게의 공식 언어는 네덜란드어이다. 벨기에는 도시별로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가 공식언어로..
https://brunch.co.kr/@4f62c58bf0b14bf/20 벨기에 ‘브뤼헤’에서 새삼 깨닫다도시가 통째로 문화유산인 곳 | 브뤼헤, 브르주, 브루게. 도시 이름을 뭘로 불러야 하나 고민스러운 곳이 있다. 난 벨기에 브뤼헤로 부르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선 공식적으로 브루게라고 하나 보brunch.co.kr도시 브루게에 대한 설명이 참 좋은 브런치 글이 있다. 염치 불고하고 이 브런치 글로 도시 소개를 대신한다. 우울한 기운이 쉬이 가시질 않는다. 내겐 고질병 혹은 불치병임으로 세상과 작별하는 그날까지는 함께해야 하는 동반자임을 늘 상기시키려 노력하지만 근 30년 차 월경 전 증후군을 겪고 있음에도 매달 그날이 되면 힘들어 죽을 듯한 것을 보면 상기시킨다고 경험을 통한 예상가능을 통해 철저한 예..
네덜란드는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중 한 곳이다. 그중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라는 타이틀을 꽤나 자랑스럽게 여긴다. 뭐든지 괜찮은 자유와 관용의 나라라는 이미지는 여럿의 결과물로 공공연한 사실로 굳혀졌다 하여도 무방해 보인다. 세레나를 암스테르담의 공립교육 시스템 안으로 들여보낸 지난 1년 9개월의 시간, 나는 자유가 보장된 관용의 나라의 필수 요건이 무엇일까 를 꽤 곰곰이 생각한다. 꽤 거창해 보인다… 내가 그만큼 혼란의 시간 속에 있다는 방증이다… 새 학기가 시작된 작년 9월,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학급 담임 선생님의 급작스러운 휴직으로 학교는 멘붕 상태에 들어갔다. 한 학급의 담임 선생님 개인사로 휴직에 들어가니 학급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에 나는 놀랐다. 대체인력이 ‘제로’라는 사실에 꽤..
11월 초, 암스테르담의 잔인한(?) 겨울, 그 시작을 알리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한 달째 만나는 사람 모두가 나에게 건네는 첫인사는 ‘Are you ready for the horrible Amsterdam’s winter?’이다. 첫 해에도 들었던 질문이다. 그때는 뭐가 뭔지 모르니 나 나름 모스크바, 민스크에서 십 년을 살다 온 녀. 자. 이까짓 유럽의 겨울이 뭐가 문제일까… 하는 뉘앙스의 답으로 일관했다. 지나고 보니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겨울이 나았더라… 자위해 본다. 비와 바람을 동반한 긴 겨울은 참으로 멜랑콜리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게 한다. 어쩌면 이곳 암스테르담 사람들이 축제와 행사를 진지하게(?) 준비하고 반복하여 치러내는 이유에 날씨가 포함되지 싶다. 유난히 같은 학급 친구들의 ..
International Documentary Film Festival Amsterdam 단어 앞에 한 글자씩을 따서 IDFA. 2023년 11월 8일부터 19일까지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 축제 기간이다.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유명한 폰덜 공원(vondel-park) 안 (구) 영화 박물관 건물을 IDFA 주체 측에서 최근 구매하여 본격적으로 IDFA 본관으로 사용하기 위한 공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공간 건물 모두 최적의 장소다. 지난 수요일 이른 아침 세레나와 함께 폰덜 공원으로 향했다. 아이의 학교에서는 연례행사로 11월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 축제 기간을 통해 짧은 단편 다큐멘터리 상영과 함께 감독과의 만남을 주관하는 행사를 매 년 하고 있다. Met kinder naar IDFA(with childre..
2층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우리의 암스테르담 집, 3층짜리 오래된 네덜란드 전통가옥이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꽤 (개성 있고 아름다운) 단순해 보이는 구조의 운하를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암스테르담 중심가의 집들은 진심으로 매력적이다. 근데 외부에서 보이는 단순 구조와는 다르게 내부로 들어와 보면 건물의 구조가 다닥다닥 신기하리만큼 미로 구조로 붙어 있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이야 표면적인 것이고… 개인 사생활이 훤히 들여다 보이고 테라스에서 떠는 수다가 고스란히 다 들리고 누구 한 집 파티라도 하는 날이면 늦은 밤 최신의 클럽음악을 실컷 들어야 하는… 그 일상을 함께 살아야 하는 사람들… 결국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는 이야기다. 좋은 이웃도 있고 불편한 이웃도 있다. 얼굴을 알고 연락처도 주고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