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vita è bella

Day view of Brugge 본문

Life/Netherlands

Day view of Brugge

벨라줌마 2024. 1. 22. 20:53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이웃이다. 암스테르담에서 브루게까지는 기차 혹은 승용차로 3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세레나의 학교에서 만난 몇몇의 친한 엄마들이 벨기에와 이래저래 인연이 많아 지나가는 말로 크리스마스 연휴, 한국에서 오는 가족과 벨기에를 며칠 다녀오려 생각 중인데 추천해 줄 만한 도시가 있나를 물었다. 이구동성 게임도 아니고… 두 엄마 모두 외친 도시가 ‘Brugge’였다.
‘크리스마스에는 부르게’지!!!라는 말은 꽤 달콤하면서도 매력적이었다. 유럽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아주 조금이라도 짐작할 수 있다면 저 말에 녹아 있는 찬사가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다.

도시 브루게의 공식 언어는 네덜란드어이다. 벨기에는 도시별로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가 공식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거리 이름도 골목골목도 건물, 광장, 집 하물며 자전거 도로도 낯설지가 않다. 우리가 나흘간 머문 도시 브루게에서 세레나는 호텔에서도 택시에서도 상점에서도 식당에서도 편하게(?) 네덜란드어를 사용했다.
지난 1년 10여 개월의 시간이 허투루 가버린 건 아닌가 보다…
어리석은 내 인생의 자기 합리화… 자식에게 향하는 부모의 마음, 그 엄마라는 이름을 위한 자기 합리화…
젠장할… 나는 그걸 하는 중이다.

나보다 9살이 많은 친정 오빠와 손위올케언니는 조금 늦은 나이에 아이를 얻었다. 귀하게 얻어 정성으로 키운 아이도 사춘기 앞에서는 감당이 되지 않는 구석이 생긴다. 올해 고등학생이 되는 조카가 서먹한 구석이 더 많을 작은 고모에게 가자는 엄마의 말에 선뜻 나서준 것만으로도 나는 고마웠다. 그래도 고모 말에는 항상 씨익 웃어주니 감사했다. 어쩌고 저쩌고 쫑알대며 이것저것 해달라는 세레나에게 응답하는 오빠 노릇을 톡톡히 해주니 말할 수 없이 고마웠다.
나와 올케언니는 고마운 마음이 더 큰 우리의 아이들에게 그저 끝이 없는 욕심을 부리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화가 났다. 도대체 전생에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기에… 현생의 우리는 이런 엄마가 되는 건지… 모르겠다.

그저 매 순간 아이같이 좋아하는 올케언니의 등뒤로 사춘기에 접어든 16살, 사춘기로 접어드는 12살 두 아이들의 감출 수 없는 찰나의 표정 사진을 보니… 웃음이 난다.

사춘기… 그 감출 수 없는 호르몬의 변화, 성장통…
나에게도 그 시간은 꽤 끔찍했다…
그래도 그 끔찍한 시간 속에 깜찍함을 보이는 순간이 있으니… 나는 그 찰나에 순간을 포착하여 마음에 담아 자주자주 꺼내보는 엄마가 돼보려 오늘도 노력한다.


'Life > Netherlands' 카테고리의 다른 글

Nxt museum Amsterdam  (2) 2024.04.03
Tussen school en thuis  (5) 2024.03.28
Night view of Brugge  (4) 2024.01.22
Prison playbook & My Mister  (4) 2024.01.15
12월의 시  (2) 2023.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