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vita è bella

검은색 귀뚜라미 본문

Life/Italy

검은색 귀뚜라미

벨라줌마 2018. 12. 15. 04:07

2012/05/13 03:21

언덕의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는 그 야생화에게, 나무에게, 하늘에게 마음을 뺏앗겨 한참을 바라보다 허전한 마음에 뒤돌아 보니 저 멀리 호기심 잔뜩이도 발동걸린 그의 뒷 모습이 보인다.
천천히 다가가 뭘 하고 있나 들여다 보니....
이러구 있다.....

이태리어로 그릴로(Grillo) 귀뚜라미의 한 종인 검은색깔의 이 곤충은 땅 속에 굴을 파고 산다 한다. 시끄럽게도 소리내는 그것들을 발견한 그가 굴 속에 들어가 있는 이 곤충들을 매우 친절하게(?)
불러 내고 있던 중 이던게다. 그의 그 친절한 방문에 어쩔 수 없이 끌려 나온 한 마리를....
예상에 전혀 어긋남 없이.....잡는다.....
그리고 관심을 보이는 아내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아내에게...임산부인 아내에게 던진다...
다음 이야기야 너무 진부하니....생략하련다....
집에 돌아와 시부모님께 나는 또 그것을 고스란히 일러바치고 그는 혼쭐이 난다.....
이 진부한 절차를 밟으며 한 없이 유치함을 즐기는 내가...그가....우리 가족이.....
나는 좋다.

 

너도바람 2012/05/13 14:05 R X
땅강아지란 작은 곤충이 있었어요. 귀뚜라미하고는 다른... 그 많던 땅강아지는 다 어디로 갔을까 궁금해지는데요. 유치함, 진부함을 따스함과 진실로 받아들이는 힘. 문명이 자연을 매력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확실히 특별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케이스지요. 너무 아름다워요. 한없이 걷고 싶은 길과 푸르름...
벨라줌마 2012/05/13 21:48 X
땅강아지...참 익숙한 이름이에요. 그러게요 그 많던 아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아스팔트길을 걸으며 계속 걷고 싶다는 생각은 못하게 되어도 초록의 흙길은 한없이 걷고 싶다는 맘이 들어요...참 이상도 하지요......
저는 요새 산책 나가기가 무서워요 돌아갈 길을 염두하지 않고 자꾸 앞으로 나가기만 하니.... 집에 돌아와 혼자 다짐해요...넌 임산부야 홀몸이 아니라구 생각을 하고 걸어라 좀...이러면서요 ㅋㅋㅋㅋㅋ
youngchippy 2012/05/13 19:39 R X
요즘은 주로 베비~씨,ㅎㅎㅎ,하고만 시간을 보내고 다니시는 덕분에 자주 보다보니 저도 정이 살짝 들라합니다. 들판에서 길로, 숲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이 아름답군요. 새 소리, 바람 소리, 햇살과 멀리 잡히는 산 까지...^^
벨라줌마 2012/05/13 21:59 X
언제가 바쿠에 있을때 한국의 친한친구와 통화하며 ''요즘은 다니엘 얼굴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야...7시에 출근해 저녁 8시에 들어와 밥먹고 티비조금 보면 바로 넉다운되어 침대로 들어가니..''라고 투정했더니...결혼 6년차 두 아이의 엄마인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야 넌 그래도 아침저녁으로 니남편 얼굴은 보잖아 나는 요근래 내남편 얼굴을 제대로 본 날이 언제 였는지 가물가물해'' 하더군요. 일주일에 3번은 새벽외국어 회화반 수업을 듣고 출근하느라 일주일에 3번은 저녁퇴근 후 또다른 자기계발, 승진을 위한 이런저런 수업 들으려 학원가랴 회식에 야근에....뭐 대략 이러한 이유에서지요. 들으며 힘들었어요...나는 그렇게 살지는 못하지 않겠냐는 마음이 들어서.....
남편하고 함께 하는 시간이 아직은 좋아요. 앞으로도 쭉 좋았으면 하구요 ㅋㅋㅋㅋ 이렇게 통째로 한달이 넘게 아침 점심 저녁 얼굴 맞대고 있어본지가 너무 오래되어서요 ^^
river 2012/05/13 21:54 R X
안녕하세요 ^^
검은색 귀뚜라미..신기하네요
님의 다른 글을 읽다가 사시는 곳이 아제르바이잔이라는 것을 알고 방가웠어요
이년전인가 조그만 지방도시인 우리동네서 태권도대회가 열렸는데
아제르바이잔 선수들이 정말 춤을 잘 추던걸요
그때 감동받아서 동영상 찍은 것이 있어요 보실래요? ^^;

http://blog.ohmynews.com/river01000/340539
벨라줌마 2012/05/13 22:10 X
안녕하세요 리버님
방갑습니다 ^^ 버퍼링이 조금 늦게 들어 기다리며 답글달아요 ^^ 아제르바이잔의 멋쟁이 청년들이 거기에 다 모였었군요. 아제르바이잔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혹은 구 페르시안들의 전통춤으로 그리 알고 있습니다. 발놀림이 아주 현란하니 멋지지요? 저도 볼때마다 신나 했었어요. 아제르바이잔 소식이 이리도 반가우니 저도 그곳과 정이 들긴 들었나 보네요. ^^
감사합니다.
catalunya 2012/06/04 19:41 R X
언니~ 윈도우 바탕화면같은 풍경이에요~
통통해진 다니엘 보구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냈구나 했었는데
이런 천국같은 곳에서 지내셨군요!

으허허허~~ 저는 먼지바람 부는 바쿠에서
하루에 물걸레로 기어다니면서 바닥 두 번씩 닦는 수고를 한답니다. 밤에 자기 전에 무릎 쑤셔서 괴로워요.

이렇게 이쁜 곳에 사신다니
정말 최고의 태교인 것 같아요.
아흑... 가고 싶어라~ ㅠ.ㅠ
벨라줌마 2012/06/05 18:49 X
아하하하 윈도우 바탕화면 같은 풍경....그러게요^^
언제든 환영입니다. 이번 가을에도 좋구 내년 2월에도 좋구( 베네치아 축제가 2월인거 알지요?)
한번 잘 생각해 보구 계획 세워 보자구요^^

'Life > Ita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Pirano in Slovenia  (0) 2018.12.15
내가 너무 좋아하는 식당 'BREB'  (0) 2018.12.15
'나르치지'라 불리는 야생화  (0) 2018.12.15
이탈리안 숲  (0) 2018.12.14
결혼60주년을 맞는 노부부 이야기  (0) 2018.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