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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지'라 불리는 야생화 본문

Life/Italy

'나르치지'라 불리는 야생화

벨라줌마 2018. 12. 15. 03:58

2012/05/13 02:38

몇 일전 조금 기운이 빠져 있는 듯한 나를 보다 베비라쿠아씨가 꽃구경을 가자했다.
천지가 꽃인 이곳, 창문을 열어도 집 앞 길만 나가도 보이는 것이 온통 꽃인데 무슨 꽃구경을 또 가자 하는 것인지......따라나서 한참을 달려 도착한 산 중턱의 언덕 들판에는 그가 구경가자 한 그 꽃들이 가득했다.
이태리어로는 Narcisi 라 불리는 이 야생의 꽃은 이리 떼로 피고, 볼 수 있는 기간은 매우 짧다고 한다. 한국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곳에서는 야생화를 캐어가는 것을 법으로 금하고 있다고 한다. 적발시 200유로의 벌금이 적용된다 하는데.....도착하여 보니 멀리서 중년의 두 부인들이 꽃을 캐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그런가 보다.....그저 보는 것 만으로 만족이 되지 않는.....
신고를 하고자 하는 용기는 둘다에게 없기에...그저 불편한 심기의 소심한 눈흘김을 날리며 지나쳤다...
야생화, 나무, 물과 산의 생물체들에 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는 나에게 끊임없이 설명을 해오는 그에게 '선생님' 의 호칭을 붙여 농담을 곁들인 건성의 대답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가 좋다.
시골에서 나 자연을 벗삼아 자란 남자는 도시에서 나 자연친화적이지는 못한 것들을 벗삼아 자란 여자에게 매력적이다.......
모두에게 적용가능한 이론은 분명 아닐테지만 나에게는....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너도바람 2012/05/13 14:01 R X
초원에서 천 개의 바람개비가 돌아가는것 같아요.
바람이 부는것 같아요. 아래는 은방울꽃이네요.

나물을 채취하면 벌금이란 안내문은 봤는데, 야생화를 채취하면 벌금이란 안내문은 아직 못 봤어요. ^^;;
벨라줌마 2012/05/13 23:22 X
너도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정말 바람개비네요.
날씨가 화창한 날은 아니였어요. 끝내 내려오는 길에는 비가 억수로 내렸지요....
은방울꽃, 자태만큼이나 이름도 예뻐요 ^^

ㅎㅎㅎ 저도 사실은 생소했어요 들으면서...우리도 그런게 있나 부정적이었거든요. 근데 우리는 나물을 채취하면 벌금을 내는군요...왜그럴까요? 우리친정엄마는 산에 나물캐러 무척이도 다니셨던 기억이 나서요...^^
youngchippy 2012/05/13 19:31 R X
수선화의 일종 같아 보이기도 하고...방울꽃은 저희 집에도 있답니다. 어제 보니 한쪽 편에서 올라오고 있더군요. 그늘진 곳에서 얌전히..ㅎ...나무가 잎이 나오기 시작하고 그늘이 생기니 '이때다!' 하고 나오는 듯요.
이태리 북부(맞나요? 기억에 자신없어요)는 참 아름다워요. 어릴 때(요샌 20년 이상 된 일은 다 '어릴 때'라 해야만 할 듯해서)지중해 문명사에 푹 빠져 읽던 적이 있어요. 그때는 크면 이태리와 그리스에 가보리라, 내 눈으로 꼭 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았지요. 지금도 가고 싶은 나라중 하나이구요. ^^
벨라줌마 2012/05/13 23:28 X
네 북부이태리 맞습니다.
이태리와 그리스는 많은 이들에게 한번은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나라중에 하나지요. 건축을 전공한 제 언니는 늘 이탈리아의 많은 도시들을 둘러 보는 것이 소원이라 말한 적이 있었어요. 결혼하고 미국에 그리 정착하며 정작 제가 이곳에 시집와 살고 있는데도 시간을 내지 못해요....아이들이 조금 더 크고 나면...제가 이태리에 정착하고 나면 제 언니도 자주 올 수 있겠지요.
치피님도 언젠가 꼭 여행하시리라 그리 생각듭니다 ^^
WallytheCat 2012/05/14 02:28 R X
산에 들에 제 철을 만나 흐드러지게 피는 야생화는 언제 보아도 가슴 설레게 하지요. 몇 년 전 호주 서부에 갔다가 피기 시작하는 야생화들을 보며, 언젠가는 꼭 제철에 와서 볼테야, 하고 결심했던 게 생각나네요.

꽃이름이 '나르치지'라고 한다니, 왠지 그 이름 뒤에 숨은 사연이 있을 법도 있겠다 싶네요. ^^
벨라줌마 2012/05/14 22:08 X
이맘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녀석들의 그 '제철'이라는 말이 저는 참 좋습니다. 그 제철을 만나야 가장 멋드러진 모습을 보여주는 그 도도함이 좋아요 ㅎㅎ
네 맞아요 가슴이 많이도 설레더군요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

사실 저 언덕에 딱 하니 올랐을때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이 떠올랐었어요. 알프스 산맥이 훤하게 보이는 초록의 오스트리아 한 초원에서 도레미송을 부르는 장면이요....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장면이거든요.
조금지나 저 야생화를 보고 있자니 에델바이스도 연결되어지더라구요 ^^ 그러게나 말입니다 나르치지의 숨은 사연이 있는지 한번 알아봐야 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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