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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결혼60주년을 맞는 노부부 이야기 본문
2012/05/06 01:41
결혼 60주년.
그 기념일을 맞이하는 부부에게 결혼 60 해는 어떤 의미일까?
그들에게 결혼 생활 60해가 불타는 사랑으로만 가득 했을까?
이제 당신하고 고만 살고 싶다고 말한적은 없을까?
하고 싶은 질문은 끝이 없었다. 하지만 케익 앞에서 웃음짓는 두 노부부를 보며.......
여전히 장난기 가득한 87세의 신랑을 보며.......
분명 계속되는 잔소리 쓴소리지만 사랑어린 그 마음을 모두 읽을 수 있게... 그 마음이 진하게도
묻어나오는 77세 백발의 신부의 음성을 들으며....
그 어떤 질문이 과연 소용있을까 싶어졌다.
이탈리아 리구리아(Liguria) 출신의 한 청년이 해군기지에서 일을 하게 된다. 일을 시작한지 몇 해가 지나지 않아 그 기지의 한 부대가 저 먼 남쪽 끝 시칠리아로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역시 일자리 이동으로 그 부대와 함께 고향을 떠나게 되었다. 27살의 이 청년은 시칠리아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곳에서 만난 한 어른의 맘에 들게 되었고 그는 그보다 10살이나 어린 그 어른의 딸을 소개 받았다고 한다. 얼굴만 한 번 보았을 뿐, 그저 궁짝이 잘 맞은 그녀의 아버지와 그 청년은 그녀의 의사와는 무관한 결혼식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 곳에서 두 딸을 낳아 10년을 살았고 부대가 다시 리구리아 고향마을로 이동하게 되자 그렇게 그 역시 그의 아내와 딸들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 왔다고 한다.
이 것이 내 남편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웨딩스토리이다.
그리고 2012년 4월 26일 날짜로 결혼 60주년을 맞는 오늘 내 이야기의 주인공들이다.
유독 외할아버지의 남다른 애정을 듬뿍 받고 자란 내 남편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의 애정이 남다르다. 양가의 할아버지를 뵌적 조차 없는 나에게 늘 부러움을 사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외할아버지의 착한 성품은 그의 첫 딸인 내 남편의 어머니에게 이어졌고 그 성품은 그녀의 아들인 내 남편이 받았다. 그에 반에 깐깐하고 매사에 정확한 외할머니는 빈틈없는 해군의 성정이 매우 잘 어울리는 그녀의 사위와 늘 궁짝이 잘 맞고, 다들 대 놓고 말들은 안해도 내가 외할머니, 그의 사위인 내 시아버지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무언의 동조를 하시는 듯 하다.
2006년 여름, 첫 직장 생활에 유독 시달리던 내가 끝내는 회사를 그만두고 이탈리아에 있는 그를 보러 길지 않은 여행길에 올랐었다. 본지 1년 사이 삶에 많이도 찌들어 보이는 듯한 나를 데리고 그는 그의 외가로 향했다. 긴 기차여정을 지나 도착한 리구리아주 Porto Venere 라는 작은 어촌마을은 그 지난 1년간 지독하게도 상처받은 내 마음을 치유하기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곳 이었다.
이 세상의 많은 외가집이 그렇듯, 그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생소한 외모의 말도 통하지 않는 손자의 여자친구에게 온 마음을 온 정성을 주셨었다.
나는 그때도 지금도 그의 가족을 부르는 호칭을 그가 그들을 부르는 그대로 부른다.
할머니(nanna), 할아버지(nonno), 아빠( papà), 엄마(mamma), 이모(zia), 이모부(zio)
서양에서 흔하지 않은 일을 나는 그렇게 하고 있다.
그의 가족이 네 가족이 될 수는 없다고, 이 세상에 엄마 아빠라 부를 수 있는 이들은 너에게 유전자를 물려준 네 부모뿐이라고 딱 잘라 말하는 이들에게 나는 대답한다.
이 세상에는 될 수 없는 일도, 될 수 있는 일도 모두 있다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이탈리아인들에게 나는 또 덭붙인다.
마음을 나누는 것은 될수 없는 일도 될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나에게 그 소중한 마음 한자락 내어준 그의 가족이 곧 내 가족이라고.... .
Nonna, Nonno! Happy 60th wedding anniversary!
Tanti tanti auguri!
결혼 60주년 기념 기념품을 선물로 준비했다. 엄마에게는 딸이 있어야 함을 그날 나는 또 한번 알게 되었다. 이미 한달전에 두 자매가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 축하 준비를 위해 어찌나 발품을 팔고 다니셨는지..... 나와 내 남편은 조금 닭살스러운 커플 머그잔을 선물했고 스테파냐는 30여점의 기념품에 일일이 손글씨 카드를 써 달았다.
할머님은 끝내 눈물을 보이셨다.....
기념품은 천사표 신랑신부 조각상. 주인공 부부와 두 딸네 부부는 큼직한 조각상이, 손주 부부와 아직 싱글인 손녀에게는 그보다 조금 작은 조각상이, 그 외 친척과 친구들에게는 그 보다 조금 더 작은 조각상이 선물로 돌려진다.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결혼, 대학 졸업, 아이출산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의미의 기념품을 주변지인들에게 선물한다.
Bacio! Bacio! Bacio!
입맞춤을 요구하는 주변의 성화에 87세의 리노는 77세의 티나의 볼에 입술을 댄다.
어색하고 쑥스러운 티나는 입을 쑥 내밀어 보인다.
그들의 사랑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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