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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Italy

La pesca

벨라줌마 2018. 12. 14. 16:27

2012/05/03 01:42

La pesca 이탈리아어로 '낚시'이다.
Andare a pescare. 동사로'낚시하러 가다' 이다.
인칭에 따라 동사가 변하는 이태리어는 그래서 '우리 낚시 가자' 가 Andiamo a pescare가 된다.
뜬금없는 이태리어 강좌, 창피한 내 이태리어 실력을 들춰내려는 이유는 물론 아니다.
나는 Pescare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페스까레......어감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낚시라는 것을 좋아하며 보낸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였다.

낚시라는 것이 생각할 시간을 준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준다는 등의 그러한 고뇌하는 인간의 이미지 혹은
찌를 무는 생선을 낚아 올리는 그 손맛에 주말이면 낚싯대를 메고 집을 나선다는 남편을 의심하는 듯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아내의 이미지 혹은 낚시길이라 오르는 한 무리의 남성들이 잡아낸 고기로 탕을 끓이고 회를 치며 얼큰하게 술에 취하는 이미지....그런류의 장면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너무 익숙하게 봐왔던지라 낚시라 하면 고뇌하는 인간, 알리바이를 만드는 바람난 유부남, 흥건하게 취한 한 무리의 남성들의 무질서함 따위의 이미지가 겹치는 정도가 내 머릿속 '낚시'의 이미지였다.

낚시가 취미라는 그를 따라 낚시길에 처음 올라본건 6.7 여년 전이었던 것 같다.
강, 계곡낚시를 하는 그가 예쁜 자연을 볼 수 있고, 너는 책을 볼 수도 있고 하니 같이 가자한 말에 따라나선 이후로, 낚시하러 가자가 이태리어로 Andiamo a pescare라는 것이 머리속에 저장된 이후로 나는 낚시를 좋아하게 되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낚시길에 오르는 그를 따라 나서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낚시길에 오르는 길목은 아름답다. 왜 자연에게는 아름답다는 말 외에 붙일 수 있는 찬사가 더이상 없는지 늘 내 어휘력에 화가 난다. 푸른하늘,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들,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그 자연의 소리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그 공간이 참으로 좋다.

 

WallytheCat 2012/05/03 04:54 R X
사진을 워낙 훌륭한 솜씨로 찍으시는 줄은 이미 짐작했지만, 사진 솜씨만으로 이런 절경을 빚어내지는 못하실 터. 어찌 이리 절경이랍니까. (어찌 이리 아름답습니까, 라고 쓰려다가 제 어휘력에 벨라줌마님이 화 내실 것을 저어하여 살짝 바꿨습니다.) 높은 산 위 흰빛은 만년설인가 궁금하기도 하고요.
벨라줌마 2012/05/05 18:41 X
하하하 설마요 제가 감히 어찌 왈리님의 어휘력에 토를 달 수 있으려구요 ^^ 절경이 훌륭한 곳은 감히 사진 솜씨라 말 할 수 없지요. 아름답지요 진정? 헤헤
알프스입니다.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그리고 스위스를 지나는 그 멋드러진 산맥으로 이곳에서도 볼 수 있어 얼마나 영광인지요....가슴이 답답한 날은 하늘이 아니라 알프스를 보고 있으면 뭔가 맺힌것이 풀리는 것 같아요. 남편에게 물어보니 한여름인 7 ,8 월 두달여 간은 눈이 없다 하네요. 그 두 달을 제외하고는 눈이 내려 앉아 있으니... 만년설은 아니지만 실은 제 눈에도 늘 만년설로 보였거든요.^^
너도바람 2012/05/05 21:32 R X
며칠전부터 슬로베니아 이름이 생각안나 브레드 호수가 있는 나라, 벨라님 있는 이태리와 가까운 나라 뭐지 뭐지 했는데 이곳에서 해결... 벨라님이 묘사한 '낚시를 가다'란 느낌이 풍경속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군요. 정말 아름다워요.(이 어휘의 빈곤함ㅎㅎ)
벨라줌마 2012/05/06 02:09 X
저는 슬로베니아와 크로아시아를 자주 헷갈려해요. 이름이 비슷한 것도 아닌데 매번 우리가 지난번에 갔던 크로아시아 식당 있잖아...거기 이름이 뭐지? 하면 우리 크로아시아에 언제 갔었지? 그리 대답해 와요 ㅎㅎㅎ 저는 계속해서 해결이 안되고 있어요 헤헤

ㅋㅋㅋ 어휘력의 대가들이 자꾸 이런말씀을 하시니 송구스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겠사옵니다 ^^
너도바람 2012/05/09 08:42 X
글자수가 다섯자라는것, 마지막 글자가 <아>라는 것 말고는 발음상으로 전혀 일치하지 않는데도, 저도 두 나라를 자주 헷갈리게 말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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