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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우디네 극동영화제 2 본문

Life/Italy

제14회 우디네 극동영화제 2

벨라줌마 2018. 12. 14. 16:21

2012/04/21 19:48

 

개막작 써니를 보기위해 모인 사람들은 3층의 모든 객석을 모두 매웠다.
아시아 영화산업분야의 중요한 인물들의 소개가 끝나고 강형철 감독의 무대인사가 이어졌다.
차분한 저음의 그의 목소리가 유독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건....아마도 내가 한국인이였기 때문 일 것이다.
그의 소개가 끝나고 사회자가 당신을 위해 깜짝선물을 준비했다는 말과 함께 수십명의 댄서들을 동반한 매력적인 여성보컬 그리고 섹스폰 연주자의 써니 주제곡 써니가 연주되었다.
마치 영화 더티댄싱의 마지막 장면을 연출하듯 객석으로 들어온 댄서들은 몇몇의 관객들에게 함께
춤추기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 내기도 했다. 
사실 우디네 시장은 한 댄서와 한 동안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영화 써니는 매우 좋았다. 주변 외국인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는 나를 보며 웃음이 나왔다.
한국영화였기에 내가 한국인이었기에 더 좋았었을지도 모르겠으나 내용도 영상도 음악도 참으로 좋았다. 내 옆자리의 한 이탈리아인이 영화가 끝난 후 정말 한국의 고등학생들이 저렇게도 폭력적이냐고 물어오는 통에 잠시 당황을 하기도 했지만 영화이기에 허구일 뿐이지만 과장이 조금 더해진 사실인 면도 있다는 내 대답에 나 스스로가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영화 도가니가 역시 상영작에 있으니 더더욱 말이다. 써니와 도가니 외에도 완벽한 파트너, 나는 공무원이다, 부러진 화살, 블라인드, 완득이, 고지전등이 상영작으로 초청되었고 특별초대전으로 70년대 한국영화 유현목 감독의 불꽃, 장마. 임권택 감독의 신궁, 왕십리. 김기영감독의 이어도 등이 상영된다.
70년대 한국영화 특별초대전은 시부모님을 모시고 가 볼 계획이다.

영화가 끝나고 장대같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주차된 차를 가지러간 베비라쿠아씨를 기다리며 운이좋게도 차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강형철 감독을 마주칠 기회를 얻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악수를 청하며 '안녕하세요, 영화 너무 좋았습니다'라고 한국어를 건네는 나를 잠깐 놀란 얼굴로 쳐다보더니 그는 '감사합니다'라고 그 매력적인 중저음으로 대답해주었다.
영화를 본 소감을 흥분상태를 유지하며 조잘거리는 베비라쿠아씨를 보며,
비내리는 창밖 어두운 거리를 보며,
자꾸만 더 좋아지는 기분을 가라앉히기가 쉽지가 않았다.
이번주 내내 이 좋은 기분이 지속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youngchippy 2012/04/21 22:50 R X
아시아 영화제가 이태리의 작은 도시에서도 성황이군요. 매년 한국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것, 큰 즐거움이겠어요. ㅎ...마크도 이곳에 출시된 한국영화를 즐겨 봅니다. 제 취향과는 좀 달라서...대체로 폭력적인 영화들이 주류지요. 감독님과 악수에 말섞기 까지...ㅎ...추카추카요. ㅋ...

벨라줌마 2012/05/02 17:35 X
언제부턴가 한국영화의 폭력성이 너무 짙어진것 같아 아쉬워요. 물론 좋은 영화들도 많지만요........ 이상하게도 유명배우의 손이 아닌 유명감독의 손을 잡아보는 것이 더 설레이더라구요 ㅎㅎ 운이 좋았지요.
유럽을 통털어 유일하게 열리는 아시아 영화제에요. 어쩌다 이 작은도시가 이런 훌륭한 일을 하게되었는지 의문이지요 ㅎㅎ
美의 女神 2012/04/23 15:59 R X
와~~ 축하해요...
실은 저도 써니를 안 봤어요. ㅎ~
취향도 아니고. ^^
벨라줌마 2012/05/02 17:38 X
유명감독의 손을 잡아본 것 축하받을 만한 헤프닝입니다 ㅎㅎㅎㅎ 저도 제 취향입니다라고 말씀들릴만한 장르는 아니지만 좋았었어 그의 전작 과속스캔들도 그냥 많이 웃으며 잘 봤었거든요. 젊은 감독이 그래도 휼륭해 보이더라구요 ^^
분수령 2012/04/26 11:16 R X
오늘 저녁에(한국시각 20시50분) 교육방송EBS에서 아제르바이잔의 음악학교에 대한 프로를 방송한답니다. 참고하세용.
벨라줌마 2012/05/02 17:43 X
좋은 정보의 댓글을 너무 늦게 확인했어요 ^^ 잘 보셨어요? 바쿠를 떠날쯤에 EBS 팀이 촬영왔다는 소식을 접했었어요. 바쿠지기 하나가 현지 코디네이터 비슷하게 이것 저것 도움을 준다는 소식과 함께요. 그때가 노브르즈(봄축제) 기간이라 노브르즈 축제를 찍는가 했는데 음악학교에 대한 프로도 기획했었나보네요. 지났지만 저도 다시보기로 봐야겠네요 ^^
우리함께 2012/04/29 20:50 R X
국내에서 인기 있었던 작품들을 다 볼 수가 있네요.
그런데 국내에서는 그 영화제가 잘 알려져 있지 않는 것 같네네.
전 처음 들어봅니다. 어쨌든 한국인으로서 많이 자랑스럽겠어요.
벨라줌마 2012/05/02 17:53 X
점점 그 규모가 커지고는 있다지만 유럽내에서 아시아 영화는 아직은 생소하답니다. 물론 영화광들에게야 박수받을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일반 평범한 관객들에게는 문화자체가 생소하니까요. 더욱이 경쟁부분 시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투표로 뽑아지는 관객상 한부분이 전부니까요. 제 생각에는 생소한 아시아 영화를 유럽인들에게 알리자의 취지가 큰 영화제 같아요.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갖을만한 소재들을 같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네.....제가 마치 영화 관계자마냥 자랑스러웠어요.
올해 도가니와 고지전이 관객상을 받게 되어 더욱 기뻤지요 ^^
너도바람 2012/04/30 18:20 R X
극장에 간지 어언 십년... 조용하게 영화를 보던 극장이 정신없는 멀티관으로 바뀐 뒤(영화의 여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펼쳐지는 테크놀로지외 기계음) 극장 가는게 어려워요. 그나마 일년에 몇 번 찾아가던 광화문 씨네큐브도 대기업의 수중에... 그래도 써니는 봤어요. 아이가 다운 받아줘서. 써니에 나온 여고생 하춘화를 맡은 배우가 제 짝궁 담임이었던 인연도 있고 해서 특별히 더 기억에 남았지요. 비오는 날 한국인 감독과의 특별했을 조우. 이래저래 더 기억에 남을 4월의 이태리입니다. 70년대 영화는 보셨나요?
벨라줌마 2012/05/02 18:00 X
맞아요 멀티관으로 바뀐 이후에는 영화를 보러가는 것이아니라 화려한 쇼를 보러가는 기분이 들었죠. 제가 중학교 때까지만해도 동시상영 해주는, 그림으로 잘 그린 간판을 달고 있는 극장들이 많았어요. 영화를 보고 나오면 그 의미가 더 짙었어요. 참 좋은 추억이었지요 ^^
70년대 영화는 아쉽게도 놓쳤어요. 남편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먼곳에 사시는데 겸사 겸사 일부로 딸네집, 외손주가 있는 집에 다니러 오셨어요. 두분의 결혼60주년 기념행사를 우리는 일주일간 준비해 신나게 보내느라 영화관은 패스했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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