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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러시아의 온라인 소셜커뮤니티 제재가 시작되었다. 이미 벨라루스에 살며 너무도 쉽게 가해지는 개인의 자유의사 탄압에 몸소 현실 자각을 하게 되었지만 지난 10여년의 시간, 러시아 연방의 행보를 보며 그들의 퇴행은 없을 것이라는 참으로 순진한 생각을 품었다. 그것은 어찌보면 푸틴의 정부를 순수하게 응원했다기 보다는 직접적으로 내 삶 안으로 깊숙히 들어온 내 친구들인 러시아 시민들을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디어를 통해 어렵지 않게 직접 전달되는 우크라이나의 고통은 액면 그대로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 참담한 상황에 연민을 느끼고 공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내 일상의 소소한 여유가 사치가 아닐까 뒤돌아 보게 만드는 진심으로 엄청난 고통의 현장의 생중계이다. 하지..
2022년 2월 23일 수요일, 나는 제 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투표를 했다. 네델란드의 도시 헤이그, 주 네델란드 대한민국 대사관, 재외 투표소에서 했다. 주체적인 삶을 지향하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의사 결정인 어디에 둥지를 틀고 살 것인가는 지난 13년간 나에게 결정권을 주지 않았다. 투정과 불만의 징징거림은 앞으로도 쭉 지속 될 예정이니 오늘은 입을 닫으련다. 만 29세의 나이로 접어들어, 나름 내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 다짐하며 붙들어 매달린 여럿의 것 중 에셔의 그림들은 꽤 큰 비중을 차지했다. 13년이 지나, 사진으로 죽어라 들여다 보던 그의 그림들이 실제 빼곡하게 들어찬 박물관에 들어가 내 눈으로 직접 사뭇 진지하고 흐뭇한 마음 가짐으로 죽어라(?) 들여다 본다. 이 시간만은 내..
이제는 어디서든 made in Belarus 제품을 만나게 되면 주저 없이 난 제품의 품질을 믿게 될 것이다. 그건 그 제품을 만드는 나라에서 살아본 사람이 경험을 통해, 비교를 통해 얻어낸 결론이니 내가 고군분투하며 살아 낸 터전이 나에게 준 값지고 귀한 경험의 결과물…… 특권이다. 나는 실체 없는 화려한 포장에 눈이 멀어 본 적이 있다. 부실한 실체이나 화려한 포장과 출처 불분명한 명성에 은근슬쩍 기대어 엉망진창의 제품을 마치 최상급인 것 마냥 팔아 대는 마케팅에 속아 마음이 상해 본 경험도 있다. 실체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모함을 당한 제품도, 막무가내식 지지를 얻는 엉터리 제품도 이 세상에 수두룩하게 있음을 본다. 그것이 비단 '제품'이라는 이름의 물품뿐일까...... 제품을 만드는 것은 사..
놀이터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지낸 시간이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꽤 긴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물론 내 아이가 놀고 있는 모습에 초집중을 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며 주위를 둘러볼 여유라는 것이 생긴다.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노는지, 아직 말을 떼지 못한 아이들 간의 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더 나아가서는 개인의 타고난 성격이 혹은 상황에 의해 학습된 개인의 반응이 놀이터라는 공간 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등의 나름 꽤 진지한(?) '관찰 모드' 자세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지난 9년여의 시간, 나에게 놀이터는 인간의 행동과 말을 이해하는 아니 그 마음을 이해해보려 애쓴 '도서관'이었고 '견학 체험장'이었다. 내 아이의 타고난 성향은 꽤 씩씩하다. 좋게 말해 ..
도시 솔리고르스크에서 보낸 우리의 시간은 참 좋았다. 사나토리움에서 자전거를 빌려 도시 솔리고르스크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여유롭게 돌아다녔다. 좋은 날씨, 은은하게 시선을 사로잡는 풍경, 사람들과 거리........... 아무 곳이고 자전거를 세워두고 널브러지기도, 호기심 가득 품은 관심을 쏟아 망설임 없이 사진기를 들이밀기도, '환영'이라는 무언의 소리가 들리는 성당에 주저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 둘러보기도 했다. 내게 자유라는 단어는 매우 추상적이다. 국어사전에 명시되어 있는 뜻은 꽤 구체적이고 명료해 보인다. 나는 기본 의미, 법률용어로써의 의미가 아닌 (철학)의 의미로 분류된 '자유'의 뜻을 자주 스스로에게 되새긴다. 자유란 소극적으로는 외부의 모든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뜻하고 적극적으로는 자..
무리를 지어 늘어선 자작나무 숲은 추운 날씨의 동슬라브 지역의 익숙한 풍경 중 하나이다. 계절의 변화를 담은 풍경화로 자작나무 숲을 그려낸 그림은 러시아, 벨라루스 작가들의 주요 소재로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자주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그림의 풍경이다. 자작나무를 뜻하는 비료스카, 우리가 방문한 사나토리움 이름이다. 사나토리움은 자작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숲이 둘러싸인 곳으로 이름이 참 잘 어울렸다. 베비라쿠아씨 가족의 구성은 이곳 사람들에게 조금 특별한 대상이 된다. 더욱이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가 아닌 곳을 찾아다니는 우리는 그들에게 외. 계. 인 들의 방문과 가히 흡사한 상황이 되기도 한다. 나는 좋고 나쁨의 타율이 거의 동율인 많은 상황들을 마주하며 나름 덤덤하게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솔리고르스크는 벨라루스의 신도시 중 하나이다. 1958년 도시 건설 계획이 확정되었고 1963년 정부의 공식 '도시'로 지정 되었다. 솔리고르스크는 벨라루스 최대 국영 기업인 벨라루스칼리 본사가 있는 곳이다. 세계 최대 탄산칼슘 비료 생산 기업인 벨라루스칼리는 벨라루스를 이야기하며 빼놓을 수 없는 이름 중 하나이다. 민스크 우리 집 창 밖으로 보이는 신기한 풍경이 있다. 산이나 언덕이 없는 민스크에 마치 화산 하나가 솟아 있는 듯한 모양새로 시선을 사로잡는 물체가 있다. 처음에는 대체 저게 무엇인가로 베비라쿠아씨 부부의 궁금증을 잔뜩 자아냈다. 베비라쿠아씨가 회사 동료에게 물어보니 광산(mining production)이라고 한다. 광산? 눈으로 직접 본 적 없는 광산이 민스크에, 그것도 우리 집 창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