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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Belarus

BelAZ 견학

벨라줌마 2021. 12. 9. 16:19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놀이터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지낸 시간이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꽤 긴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물론 내 아이가 놀고 있는 모습에 초집중을 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며 주위를 둘러볼 여유라는 것이 생긴다.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노는지, 아직 말을 떼지 못한 아이들 간의 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더 나아가서는 개인의 타고난 성격이 혹은 상황에 의해 학습된 개인의 반응이 놀이터라는 공간 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등의 나름 꽤 진지한(?) '관찰 모드' 자세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지난 9년여의 시간, 나에게 놀이터는 인간의 행동과 말을 이해하는 아니 그 마음을 이해해보려 애쓴 '도서관'이었고 '견학 체험장'이었다.
내 아이의 타고난 성향은 꽤 씩씩하다. 좋게 말해 '씩씩하다'이다. 놀이터에서는 걸음마도 떼지 못한 아이들을 떼로 집어 넣어두는 공간이 있다. 정 사각형으로 구덩이를 파 부드러운 흙을 가득 넣어두어 아이들이 모래(흙)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이다. 흙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장난감은 성의 비율로 나뉜다. 대부분의 남자아이들은 자동차, 트럭 모양의 흙놀이 도구 구성이고 여자 아이들은 곰돌이 하트 꽃 모양의 흙놀이 도구 구성이었다. 모스크바에서 유아기를 민스크에서 아동기를 보내고 있는 세레나 덕분에 내 경험의 실험(?) 관찰 대상과 지역은 구소련, 동슬라브족의 역사를 바탕에 둔 곳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유치한 반항이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세레나의 첫 흙놀이 장남감 도구를 자동차 트럭의 구성으로 구매했기 때문이다. 사실 한 가지 이유가 가장 큰 배경이 된다. 세레나의 첫 유아기 친구들인 소냐와 릴리, 이 두 소녀들의 장난감이 모두 곰돌이, 하트, 꽃 모양의 구성이었다. 셋이 모여 놀이를 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두 아이들이 갖고 있지 않은 모양의 것들을 구매하여 이것저것 다른 모양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어찌 되었던 세레나의 흙놀이 바구니 안의 구성은 대부분의 남자아이들의 그것들과 같다 보니, 니것 내 것의 다툼이 생기는 대상은 대부분 남아들과의 비율이 컸다. 다툼이 생기는 일도 있지만 내 아이의 장난감이 자동차 트럭이다 보니 비슷한 모양의 것들을 갖고 있는 남자아이들과의 놀이도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집 앞 놀이터에서 만난 친구들은 그렇게 남자아이들이었다. 참으로 씩씩하고(?) 용맹하게(?) 몸을 날리며 아니..... 몸을 최대한 이. 용. 하. 며 놀은 날이...... 많다. 아동기에 있는 세레나는 지금도 우리 동네든 다른 동네든 실내외 놀이터에 가면 미끄럼틀 지붕과 정글짐을 날라(?) 다니는 남자아이들 그룹에 관심을 보내고 몇 분 후 그 아이들의 원래 그룹 멤버인 양 함께 놀고 있다. 나에게 아이와의 놀이터 동반의 시간은 알코올 섭취를 심하게 요구한다...........

벨라루스 최대 국영기업 BelAZ는 트럭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내가 알고 있던 몸집의 쉽게 마주하던 크기와 모양의 트럭도 있지만 내가 세상에서 처음 본 거대한 몸집의 덤프 트럭과 광산용 트럭 생산이 이 공장의 주요 생산품이다. 지난달 만 40번째 생일을 맞이한 베비라쿠아씨의 생일 선물로 내가 선택한 것은 '벨라즈 공장 견학권'이었다. 벨라즈 공장에 견학을 다녀온 이야기를 꺼내려 긴 서두를 늘어놓았다. 웃음은 나왔지만 세레나의 첫 흙놀이 장난감을 함께 고르며 자신이 더 신나 하던 그의 모습, 등 떠밀려 내보내진 일요일 오전, 놀이터에서 비슷한 행색(?)의 아빠들이 옹기종기 모여 아이들을 보는 것은 뒷전이고 아이들의 장난감 덤프트럭과 자동차에 이 세상 가장 진지한 토론과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집 창밖으로 우연히 보다 기가 찼던 내 모습이 불현듯 생각이 난 김에 선택한, 나름 고심한 생일 선물이었다.
그의 만족도는..... 매우 컸다고 나는 자. 신. 한. 다.

벨라루스어: Беларускі аўтамабільны завод 러시아어: Белорусский автомобильный завод

앞글자를 하나씩 따서 ‘БелАЗ’ 한국말 그대로 직역하면 '벨라루스 자동차 공장'이다. 민스크 북동쪽 50km, 도시 조지나(Жодзiна/Zhodzina)에 벨라즈 본사와 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견학 프로그램은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 http://www.belaz.by)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고 전화문의에도 매우 친절하다. 외국인들을 위한 개별 프로그램(외국어 통역)도 운영하고 있지만 늘 그렇듯....... 우리는 그냥 기존에 잡혀있는 일반 그룹 견학 일정에 포함시킨다. 특별한 의도는 없다. 지난했던 경험에서 나오는 '이럴 때 현지인 인척 해보기!' 모드 풀가동인게다. 방학 기간이었던 시기였기에 그룹의 인원이 최대였고 사실 그래서 더 좋았다. 일주일 방학 기간, 모스크바에 살고 있는 세레나 친구 소냐와 내 친구 올가 모녀가 민스크를 찾아왔다. 과학 캠프 일정에 보내진 세레나와 소냐 덕분에 베비라쿠아씨 부부와 내 소중하고 소중한 친구 올가..... 오랜만에 아이들 빼고 우리들만의 데이트를 즐긴다.
아마 그래서 더 좋았나 보다.......... 안다.... 우린 못난 부모들이다........

세계적인 명성의 독보적인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는 벨라즈 공장은....... 우리가 벨라루스에 머문 지난 3년여간의 시간동안 많은 시련을 맞고 있다. 대부분 벨라즈 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도시 조지나의 시민들은 생계를 걸고 적극적으로 또는 그렇기에 반대로 매우 소극적으로 임하게 되는 딜레마에 빠진다. 세계정세 속 국내의 정치적인 상황은 목구멍이 포도청인 사람들을 인질로 삼는다. 참으로 잔인하다. 씁쓸한 마음은 꾸역꾸역 뒤로 밀어 두고 세상 신기한 거대 덩치의 트럭을 구경하며 우리는 좋아한다. 노란색 덤프트럭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난감이고 어른들을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로 돌려놓는 참으로 압도적인 기계...... 발명품이다. 인간의 몸을 한 없이 작아지게 만드는 타이어 앞에서 신나게 기념사진을 찍는다. 언젠가 벨라루스를 방문하게 될 많은 당신들께 최고의 관광 견학 프로그램 벨라즈 공장 방문을 벨라줌마 연사가 적극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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