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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여섯 번째 장

벨라줌마 2022. 2. 24. 17:35

2022년 2월 23일 수요일, 나는 제 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투표를 했다. 네델란드의 도시 헤이그, 주 네델란드 대한민국 대사관, 재외 투표소에서 했다. 주체적인 삶을 지향하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의사 결정인 어디에 둥지를 틀고 살 것인가는 지난 13년간 나에게 결정권을 주지 않았다. 투정과 불만의 징징거림은 앞으로도 쭉 지속 될 예정이니 오늘은 입을 닫으련다.

만 29세의 나이로 접어들어, 나름 내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 다짐하며 붙들어 매달린 여럿의 것 중 에셔의 그림들은 꽤 큰 비중을 차지했다. 13년이 지나, 사진으로 죽어라 들여다 보던 그의 그림들이 실제 빼곡하게 들어찬 박물관에 들어가 내 눈으로 직접 사뭇 진지하고 흐뭇한 마음 가짐으로 죽어라(?) 들여다 본다. 이 시간만은 내가 어디에 둥지를 틀고 살 것인가에 대한 자기 결정권, 그 거대하기 짝이없는 고민은 살며시 접는다. 이기적인 인간의 민낯은 또 이렇게 들어나고야 만다.
내가 에셔의 그림들을 통해 배운 것은 생을 바라보는 시각의 다각도 였다. 명과 암,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공존하는 삶을 대하는 태도였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명과 동전의 앞면을 먼저 보게 된다. 암과 동전의 뒷면, 그 불가피한 공존을 잊지 말아야 함은 여전히 노력에 의한 자각의 문제로, 개인의 숙제로 남는다.

손석희의 장면들 page 190

선거는 마음이 결정한다. 그리고 마음의 결정은 결핍을 메우는 방향으로 흐른다. 과거로 돌아가는 복수와 미래로 나아가는 돌파의 부딪힘………

다스뵈이다 186 회 김총수의 마침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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