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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스물두 번째 장 본문
2017/05/28 15:46
친구 올가가 비어있는 그녀의 아파트를 망설임 하나 없이 내어주었다. 한국에서 친구들이 방문한다는 소식은 이미 친구들이 한국에서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던 시기부터 알고 있던 터였다. 비행기표를 끊기도 전에 "친구들 오면 무조건 우리 아파트 써! 비어있는 아파트고 네 친구들이 두 가족이나 오는데 자고 씻고 하는데 편해야지. 아.이.들이 함께 오잖아! 애들 불편하게 하지마!!"
처음부터.....올가는 내게.... 큰 언니 같은, 인생의 선배같은 그런 존재로 다가왔다. 차갑고 단호한 그녀의 성격이 무섭고 위화감을 느끼게도 하련만..... 나와 나타샤는 그런 성격의 올가에게 참 많은 것을 의지하며 우리 아이들의 유아기를, 출산 후 한없이 바닥까지 갔던 우리의 자존감을 힘들게 끌어 올리는 시간을 견디어냈다......
지난 3월, 올가의 모스크바 깜짝방문은 내 감정의 이완 단계의 물꼬를 텄다. 그녀의 얼굴을 보자마자 와락 터진 내 울음보가...... 그녀의 충고 혹은 윽박(?)이 내 죄어져 있던 심장에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라고 펌프질을 해대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녀의 윽박, 그 충고는 매우 간단했다. "제발 너만 신경써. 화내고 싶으면 화내고, 울고 싶은면 울고. 뭘 그리 참아내니? 니가 예수니? 너가 착해요 병에 걸린건 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그 덕분에 니가 이곳 모스크바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예쁨 받으며 잘 지내는 건 존중하지만..... 지금의 넌 그냥 네 감정에 충실할때야. 울어! 울어! 막 울어 아무대서나 미친사람 소리 듣던 말던 무슨상관이야 울어!!! 너 지금 이거 참아내면 진짜 병 생긴다.... you know that?"
이런 충고를 하는 올가가 상처 하나 없이 늘 당당하고 늘 행복한 사람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올가는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내 이웃이다. 그녀 역시 그 참.을.성 덕분에 지난 8년간 직장에서 이리저리 치이며 스트레스성 여러 질환을 겪었고..... 페미니즘 성향을 강하게 보이는 그녀가 인간의 삶과 엄마로서의 삶을 저울질 해야하는 시기를 겪으며 바닥의 바닥을 치게되는 상황에까지 몰리게도 되었었다.
나도 그녀도 또 우리 주변의 많이 이들도....... 그저 상처에 또 상처를 입으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방법으로 평화와 공존, 소통과 이해라는 어마무시한 방법을 선택하는 건.......... 폭력과 이기심은 더 큰 부메랑으로 결국 다시 돌아와, 또 다시 우리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힌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인 것 같다............
내 인생의 고뇌.... 그 깊이(?) 있는 철학적 생각을 완성하는 최적의 장소..... 바로 드럼 세탁기 앞 쭈그리고 앉아 돌아가는 세탁기를 한 없이 보고 있는 시간...........
친구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친구들이 사용하고 간 침대, 이불보, 수건 빨래를 2주간이나 미뤄 두었다. '게을러서' 라는 간단한 이유가 있지만...... 그냥.... 세탁기 위에 차곡차곡이도 올려둔 저 세탁물들을 세탁기 안에 넣어버리고 싶지 않은 복잡 미묘 설명 불가한 내 감정의 울렁임.
세레나의 3차 재검 날짜를 통보 받았다. 6월 16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재검을 받는다. 모두가 분명 마지막 검진일 것이라 긍정의 예견을 해준다.
올가는 한 달 전부터 3차 검진 끝나면 무.조.건 리가(Riga)로 와! 라고 윽박(?) 지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달콤한 윽박에..... 나와 나타샤는 기쁜 마음으로 백기!를 들고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 6월 22일부터 열흘간........ 아주 아주 오랜만에 Sonya, Lily, Serena & Olga, Natasha, Cindy 환. 상. 의 조합. 이 특별하고 감사한 완. 성. 체 로 우린 모. 인. 다.
유휴~~~~ 벌써부터 신. 이. 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