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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아홉번째 장 본문
2012/05/18 21:16
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언짢은 일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황에 처할때는 마일즈 데이브즈(Miles Davis)의 연주를 듣는 대신 클로드 볼링(Claude Bolling)의 CD를 무한반복 듣는다.
백 번을 들어도 천 번을 들어도 두근거리는 마음을 억제하기 힘든 마일즈 데이브스의 연주는 알콜섭취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우울한 기분, 스트레스 해결의 방법으로 알콜섭취를 피하는 이유는 나에게 술은 그런상황에 도움이 되어주지 못하는 벗이기 때문이다.
플릇연주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내가 클로드 볼링의 협주에는 늘 눈 녹듯 마음이 녹는 이유를 알 길 없지만 오늘도 온 종일 그의 음악을 들으며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보려 노력한다.
싫은 티, 미워하는 티, 좋은 티, 마음이 가는 티..........
이러 한 '티'를 낸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나이가 들며 조절하기 어려운 감정의 기복에 들어서는 것이 두렵다. 감정의 기복선이 복잡했던 10대를 보내며 아무렇지 않게 싫은 티, 힘든 티를 상대를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냈던 나는 그들이 나로 인해 받는 상처가 얼마나 클까에 대한 이해심은 없었다.
그것을 반성하고, 이해하고, 배려심이라는 어려운 손을 내 마음에 잡아두기위해 노력해온 긴 시간이 요즘은 조금씩 내게서 달아나려는 기미를 보인다.
여성이 몸속에 또 다른 생몀체를 품는 일은 한 없이 고귀하고 신비로운 체험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동시에 미안한 일들을 벌이는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기존에 익숙했던 모든 것을 한 순간에 거부하는 일에도,
기존에 좋아한다고 했던 많은 것들을 한 순간 싫다하게 만드는 단호함에도,
참을성 많다던 칭찬을 듣던것을 한 순간 변덕심한 투정쟁이로 만드는 억울함도,
이러한 모든 것들이 ''임신중''이라는 이유만으로 이해 될 수는 없겠지만 용서 받을 수 있음에는 그저 감사할 뿐이다.
불 분명한 이유에 고단해 지는 몸도, 뜬금없이 역겨워지는 모든 냄새에도, 아랫배에 묵직한 것을 넣어 놓은 듯한 둔탁함....그에서 오는 통증도, 심하지는 않지만 기분나쁘게 지속되는 두통에도....
그리고 가장 참기 어려운....그다지 반갑지 않은 손, 그 우울함이 찾아옴에도....
별다른 치료방법을 찾을 길 없이 참아내야 한다는 것이 힘들다.
그리도 싫어하는 그'티'를 내고 있는 내가 싫다.
유별나게 행동하는 내 스스로가 창피하다.
그리고......그 유별남의 보기싫은 티를 내고 있는 나를 한 없이 받아주고 있는 내 남편이....
시부모님이.....시누이가.... 고. 맙. 다.
분명 지독하게도 그리워 하다 오랜만에 만나게 되더라도 일주일을 못가 별일 아닌것에 투닥거리기 시작 할 것이 자명하지만.....엄마가 그립다.
왜 엄마라는 그 이름만으로 이유모를 눈물이 나는 가는 죽을때까지도 알 수 없기에 불효를 하는 어리석은 나이지만......엄마가 그립다.
국산우렁은 왜이리 찾기 어려운지 모르겠다는 불만 가득 늘어 놓으시며 끓여 내오시는 우렁된장국과
간도 보지 않아 맛이 어떨런지 모르겠다는 지겨운 레파토리를 중얼거리시며 맛깔나게 묻혀 내오실 겉절이에 오곡밥 한 그릇을 비워내고 싶다......
엄마가 많이 그립다.....
그리고 그리운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 죄송한 마음이 한 없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