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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 장

벨라줌마 2018. 12. 1. 15:53

2012/01/25 17:12

 

나는 개인적으로 아름답다라는 단어를 의미를 보여짐을 매우 좋아한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 동가홍상 이런 말들에 딴지 걸 맘 전혀 없다.
겉모습에 치중하라 라는 소리인 듯 보일 수도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꼭 그 의미이지 만은않다.
얼굴 예쁘고 몸매 좋은 사람을 뽑는 미인대회에서 자꾸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여달라는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살아가며 단정함이라는 말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나에게는 그것이 아름답다는 말이된다
.

말에도 아름다움이 있다
.
어쩌면 아름다운 외모
, 아름다운 음식, 아름다운 환경 보다도 더 아름답다는 말로 치장할 수 있는 것이 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나는 말을 잘 하는 사람보다는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을 동경한다. 말을 잘 하는 것은 어쩜 타고나야 하는 것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말을 예쁘게 한다는 것은 타고나는 것 보다는 후천적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

우리 엄마는 사람의 혀가 가장 무서운 무기, 가장 흉악한 무기이라는 말을 자주 하시곤 했다.

나 역시 그 혀로 상대의 마음을 찢어 놓기도, 천하의 죽일년이 되어보기도 또한 그와는 참으로
상반되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었기도
, 따뜻함을 느끼는 소박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한 것 같다.

말을 예쁘게 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 생각 나는 대로 걸러지지 않고 내 뱉는 말은 예쁘다고 칭할 수 없다.

나는 태생이 전투자로 싸움꾼으로 태어나왔다는 말을 하는 사람을 안좋아라 한다.
그건 자신의 딱딱한 혀에 대한 무책임한 변명일 뿐이다
.

말에 독함을 품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그 독함이라는 것이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주관적이다
.

같은 말에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반응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 이유가 궁금할때가 있다. 내 보기에는 일침을 가하는 말인데 어떤이에게는 그저 딴지를
걸어 상처를 입히는 말이 될때가 있고, 내 보기에는 그저 딴지를 걸어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인데 어떤이에게는 일침을 가하는 훌륭한 연설이 된다
.

MC Escher " Magic Mirror"(1946)

몇일 전 메일 한통을 받았다. 바쿠에서 만난 그녀는 말 예쁘게 하지 않기로 소문난, 남의 뒷담화를
즐기기를 좋아하는
, 별일 아닌것에도 딴지 걸기 최고봉이였던, 러시아 태생에 이태리어 프랑스어를 모국어인 사람들 보다 잘 했던 똑똑했던 그녀였다.
대부분의 일에 그저
좋아요, 괜찮아요, 미안해요를 연발하는 우리 부부를 매우 바보스럽게 생각하여 안타까워 하던 그녀. 만난지 한달만에 고국인 러시아, 모스크바 생활의 모든 것을 접고 아제르바이잔, 바쿠로 날라와, 8개월 만에
아이를 갖고
, 2년 만에 이태리 영주권을 받은(이탈리아는 러시아인들을 포함 몇몇의 국가인에게
관광비자 조차 내어주는 것에 엄청난 복잡함과 수고를 요하는 시스템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 대단한 그녀

나에게는 늘 벅찼던 그녀의 안부메일이었다.

잘지내고 있는가, 곧 끝이날 바쿠 생활 다음 행로는 정해졌는가, 2세 계획을 하려면 좀 더 편한 나라로 발령이 나야 할 텐데 이태리로 들어올 방법은 없는 것인가? 윗선에 잘 얘기해서 본사로 다시 들어
오도록 베비라쿠아씨를 설득해 보도록 하라는
, 그녀의 남편은 아랍의 어느 나라로 발령이 나서
떠났고 자신은 비자가 나오지를 않아 발목이 묶여 있어 답답하나 이태리 집을 지키고 아이를
키우느라 시간이 어찌 가는 줄 모르겠다는 다음주에 모스크바 친정집에 갈 예정인데 혹시
너무 심심하면 모스크바에 다녀가라는 친절한 고마운 내용의 메일이었다
.

그녀는 나에게 늘 친절했지만 나는 그녀가 편하지 않았다.

그녀는 틀린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말에는 따뜻함이 없었다.

그녀는 러시아 여인 특유의 외모에 도도한 말투, 할말 다하는 그 혀가 매력이라하면 매력일 수
있는
아름다운 여성이었지만 나에게는 그저 편견에 한 껍질을 또 그렇게 씌어준
매력적이지 못한 사람이었다
.



네이버의 어느 블로그에서 참으로 소중한 정보를 읽었다. 이 블로거의 글에 의하면

인도에서는 범천의 하루, 곧 인간세계의 432백만년을 1겁이라고 한단다.
개자겁: 겨자씨로써 시간을 비유하는 말로 사방둘레가 40리가 되는 큰성 중에 개자를 수없이 가득
채워 놓고 장수하는 하늘사람이
3년마다 한알씩 가지고 가서 모두 없어질때를 1겁이라고도 한단다. 또한 불석겁: 반석겁이라고 하기도 하는 이것은 사방둘레가 40리가 되는 큰돌을 어마어마한 무게의 하늘사람이 3년마다 한번씩 스쳐 그 돌이 달아 없어질때를1겁에 비유한다고 한단다.

인연이라는 것이
한나라에 한 민족으로 태어남은
1천 겁의 인연이 있어야 하고,
하루 동행은
2천 겁의 인연,
하루밤의 동숙은
3천 겁의 인연,
한 고을에서 태어남은
4천 겁의 인연,
한 마을에서 태어남은
5천 겁의 인연,
하룻 밤의 동침은
6천 겁의 인연,
한 집에서 태어남은
7천 겁의 인연,
부부의 연은
8천 겁의 인연,
형제간의 연은
9천 겁의 인연,
부모와 스승의 연은
1만 겁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하는데


우리는 이렇게 소중한 인연의 상대에게 가장 쉬운 말로 가장 큰 상처를 입히고
동시에 가장 큰 위로를 하며 살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훈훈한 당신의 한마디에 희망이 생기고 용기가 생기는 참으로 나약한 나를 어리석다 하기 싫은,
별말 아닌 당신의 한마디에 칼끝의 스침을 느끼는, 불필요한 많은 양의 감수성을 지닌 나를
탓하기 싫은,
허나 귀한 연이라 하면 소중하게 이어가고 싶은,

나는 외로운 영혼인가보다
.

 

 

 

조상연 2012/01/25 19:51 R X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왠지 뜨끔합니다. 동네서 욕 잘하기로 소문났거든요. 물론 악의없이 하는 욕이지만.. 그래도 왠지.
벨라줌마 2012/01/25 22:29 X
악의 없는 욕...말씀하지 않으셔도 알 듯 합니다. 심심치 않게 방송에도 출연하시는 욕쟁이 할머니댁, 욕쟁이 할머니 음식집...발딛을 틈 없이 분주한 이유는 그 할머님의 욕 속에서 따뜻한 정을, 아름다운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이지 않을까요? 상연님의 글 속에는 언제나 따뜻함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항상 그렇습니다. 그러니 뜨끔하실 이유없이 동네 많은 분들에게 정이 담긴, 사랑이 담긴 욕 많이 해주세요 ^^
조상연 2012/01/26 09:54 X
잉? 욕 많이하래? ㅋㅋㅋㅋㅋ
알겠습니다. 전공을 살려서 혓바닥에 버터 발라가면서 열심히 욕하겠습니다. ㅎㅎ
벨라줌마 2012/01/26 13:45 X
버터말고 참기름이나 들기름으로 하세요. 꼭 국산으로 사용 하시구요. 그것들이 버터보다 건강에 좋습니다 ㅎㅎㅎ
우리함께 2012/01/25 22:26 R X
사실 제가 오늘 블로그에 올린 글의 주인공은 수수하게 생긴 제자입니다. 그런 제자에게 이쁜 ....라고 하면 좀 형식적인 것 같아 처음에는 ‘내게는 넘 이쁜 선미는 (요즘)모하며 지내나?’라고 했다가 잠시 생각을 하고는 ‘눈 높은 내게도 넘 이쁜 선미는 (요즘)모하며 지내나?’라고 고쳐 문자를 보냈습니다.
제가 그 문자를 보내고도 넘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벨라줌마 2012/01/25 22:46 X
네. 참으로 우리님 다우셔요. 그 제자는 참으로 행복하였을 거라 생각됩니다. 가끔 그럴때가 있어요. 이유없이 기운이 빠지고, 우울해지고, 오랫동안 고민하는 문제들도 유독 그날은 문제의식을 한 첫날처럼 예민해지는......그런날은 동네 슈퍼 할아버지의 그저 똑같은 인사말에도 혹 무슨일이 있냐는 안부에도, 서먹하지만 알고 지내는 이웃 아주머니의 날이 많이 추우니 감기들지 않게 목도리 하고 다니라는 너무 평범한 말에도 가슴이 뭉클해져요. 말 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끼는 일이지요..
youngchippy 2012/01/26 01:07 R X
말로 상처를 내고 치유를 받기도 하고 그래요. 근데 대개는 그때의 내 마음에 달린 경우가 많아요. 내가 그걸 다 소화할 수 있는 상태면 설사 마음을 후벼파는 말 일지라도 그저 흘려버릴 수 있고, 또 남이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 한 마디가 큰 위로가 되기도 하고. 근데 가끔은 후벼파놓고선 대수롭지 않게 '뭐 그런 일을 신경 써? 왜 맘에 담아둬?' 이러고 나오면 황당해요. 다 내 맘 같지는 않은 거겠지만...최근에 제가 겪은 일이라서 지금 생각해도 좀 거시기 해요.
근데 위에 말한 그 러시아 여인네는 말이 문제가 아니라 성격의 문제 같아요. ㅎㅎㅎ 대개 말을 해보면, 블로그의 댓글도 마찬가지 겠지만, 숨기려 해서 숨겨지면 그 사람은 너무나 영악한 사람이라 내가 어찌 할 영역 밖의 일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다 제 성격과 인품, 사람됨이 어떤 식으로든 느낌이 와요. 그러니 그에 맞춰 내 처신을 생각하게 되지요.
그 러시아 여인에겐 그저 질문에 단답형으로 대답만 해주면 적당할 듯해요. 더 이상 말을 안섞는 것이 최선이 아닐 까...싶네요. ^^
벨라줌마 2012/01/26 13:54 X
네 어쩜 소화의 능력이라는 말씀이 맞을 것 같아요.
위의 크기에 따라 음식물의 저장상태도 소화기능도 달라질테니까요. 그래도 한번에 위의 크기를 넓히는 것은 건강에 아주 나쁠터이니 조금씩 조금씩 늘려가 보렵니다 ㅎㅎㅎㅎ

그 러시아 여인은 바쿠를 떠났기에 마주칠일이 이제는 없어 고맙지요. 근데 이태리집이 바로 옆동네입니다. 언젠가는 이 방랑기를 접고 남편의 고향집에 뿌리를 두고 살아야 할 날이 올텐데 그녀 때문에 겁이 납니다. 그녀가 저를 참 좋아해주는 이상반응을 보이거든요 곤란합니다 늘... 하하하하 한10년을 이리 떠돌며 살자고 계획하는 중인데 아무래도 10에 또 10을 더하기 해야 할듯합니다 ㅋㅋㅋ
美의 女神 2012/01/26 20:10 R X
하루 동행은 이천 겁의 인연이라...
감사해야겠군요. ^^
벨라줌마 2012/01/27 13:00 X
네. 정말 인도의 겁의 인연이 사실이라면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인연이라는게 엄청난 일인거 같아요.
huiya 2012/01/26 20:16 R X
학생들을 대하다 보면 선생들이 무신경한 한마디에 상처를 입고 있는 걸 봅니다. 저도 인간이라 항상 주의할 수는 없지만요.
벨라줌마 2012/01/27 13:04 X
학생들도 분명 알거에요. 쌤도 인간이라는 것을.....기본적으로 신뢰가 있는 관계라면 혹 상처입을 말이라도 좋은 훈계로 따끔한 충고로 들릴 수 있지 않을까요. 그 기본적인 신뢰가 없는 관계에서의 주의가 필요한 것이겠지요 ^^
프라우고 2012/01/26 23:12 R X
말, 글 다 함부로 내뱉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생각없이 내뱉으면 책임을 져야죠.

벨라줌마 2012/01/27 13:08 X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씀이 뜨끔하게 만듭니다.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니 그저 그렇게 함부로 말을 하게 되는 거 아닐까요. 그 책임이라는 의미를 알기에 말을 아끼는, 한번 더 생각하고 말하는 부류도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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