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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일곱번째 장 본문
2012/01/25 17:12
나는 개인적으로 ‘아름답다’라는 단어를 의미를 보여짐을 매우 좋아한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 동가홍상 이런 말들에 딴지 걸 맘 전혀 없다.
겉모습에 치중하라 라는 소리인 듯 보일 수도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꼭 그 의미이지 만은않다.
얼굴 예쁘고 몸매 좋은 사람을 뽑는 미인대회에서 자꾸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여달라는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살아가며 단정함이라는 말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나에게는 그것이 아름답다는 말이된다.
말에도 아름다움이 있다.
어쩌면 아름다운 외모, 아름다운 음식, 아름다운 환경 보다도 더 아름답다는 말로 치장할 수 있는 것이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나는 말을 잘 하는 사람보다는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을 동경한다. 말을 잘 하는 것은 어쩜 타고나야 하는 것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말을 예쁘게 한다는 것은 타고나는 것 보다는 후천적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사람의 혀가 가장 무서운 무기, 가장 흉악한 무기이라는 말을 자주 하시곤 했다.
나 역시 그 혀로 상대의 마음을 찢어 놓기도, 천하의 죽일년이 되어보기도 또한 그와는 참으로
상반되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었기도, 따뜻함을 느끼는 소박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한 것 같다.
말을 예쁘게 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 생각 나는 대로 걸러지지 않고 내 뱉는 말은 예쁘다고 칭할 수 없다.
나는 태생이 전투자로 싸움꾼으로 태어나왔다는 말을 하는 사람을 안좋아라 한다.
그건 자신의 딱딱한 혀에 대한 무책임한 변명일 뿐이다.
말에 독함을 품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그 독함이라는 것이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주관적이다.
같은 말에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반응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 이유가 궁금할때가 있다. 내 보기에는 일침을 가하는 말인데 어떤이에게는 그저 딴지를
걸어 상처를 입히는 말이 될때가 있고, 내 보기에는 그저 딴지를 걸어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인데 어떤이에게는 일침을 가하는 훌륭한 연설이 된다.
MC Escher " Magic Mirror"(1946)
몇일 전 메일 한통을 받았다. 바쿠에서 만난 그녀는 말 예쁘게 하지 않기로 소문난, 남의 뒷담화를
즐기기를 좋아하는, 별일 아닌것에도 딴지 걸기 최고봉이였던, 러시아 태생에 이태리어 프랑스어를 모국어인 사람들 보다 잘 했던 똑똑했던 그녀였다.
대부분의 일에 그저 ‘좋아요, 괜찮아요, 미안해요’를 연발하는 우리 부부를 매우 바보스럽게 생각하여 안타까워 하던 그녀. 만난지 한달만에 고국인 러시아, 모스크바 생활의 모든 것을 접고 아제르바이잔, 바쿠로 날라와, 8개월 만에
아이를 갖고, 2년 만에 이태리 영주권을 받은(이탈리아는 러시아인들을 포함 몇몇의 국가인에게
관광비자 조차 내어주는 것에 엄청난 복잡함과 수고를 요하는 시스템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대단한 그녀
나에게는 늘 벅찼던 그녀의 안부메일이었다.
잘지내고 있는가, 곧 끝이날 바쿠 생활 다음 행로는 정해졌는가, 2세 계획을 하려면 좀 더 편한 나라로 발령이 나야 할 텐데 이태리로 들어올 방법은 없는 것인가? 윗선에 잘 얘기해서 본사로 다시 들어
오도록 베비라쿠아씨를 설득해 보도록 하라는, 그녀의 남편은 아랍의 어느 나라로 발령이 나서
떠났고 자신은 비자가 나오지를 않아 발목이 묶여 있어 답답하나 이태리 집을 지키고 아이를
키우느라 시간이 어찌 가는 줄 모르겠다는 다음주에 모스크바 친정집에 갈 예정인데 혹시
너무 심심하면 모스크바에 다녀가라는 친절한 고마운 내용의 메일이었다.
그녀는 나에게 늘 친절했지만 나는 그녀가 편하지 않았다.
그녀는 틀린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말에는 따뜻함이 없었다.
그녀는 러시아 여인 특유의 외모에 도도한 말투, 할말 다하는 그 혀가 매력이라하면 매력일 수
있는 아름다운 여성이었지만 나에게는 그저 편견에 한 껍질을 또 그렇게 씌어준
매력적이지 못한 사람이었다.
네이버의 어느 블로그에서 참으로 소중한 정보를 읽었다. 이 블로거의 글에 의하면
인도에서는 범천의 하루, 곧 인간세계의 4억3천2백만년을 1겁이라고 한단다.
개자겁: 겨자씨로써 시간을 비유하는 말로 사방둘레가 40리가 되는 큰성 중에 개자를 수없이 가득
채워 놓고 장수하는 하늘사람이 3년마다 한알씩 가지고 가서 모두 없어질때를 1겁이라고도 한단다. 또한 불석겁: 반석겁이라고 하기도 하는 이것은 사방둘레가 40리가 되는 큰돌을 어마어마한 무게의 하늘사람이 3년마다 한번씩 스쳐 그 돌이 달아 없어질때를1겁에 비유한다고 한단다.
인연이라는 것이
한나라에 한 민족으로 태어남은 1천 겁의 인연이 있어야 하고,
하루 동행은 2천 겁의 인연,
하루밤의 동숙은 3천 겁의 인연,
한 고을에서 태어남은 4천 겁의 인연,
한 마을에서 태어남은 5천 겁의 인연,
하룻 밤의 동침은 6천 겁의 인연,
한 집에서 태어남은 7천 겁의 인연,
부부의 연은 8천 겁의 인연,
형제간의 연은 9천 겁의 인연,
부모와 스승의 연은 1만 겁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동시에 가장 큰 위로를 하며 살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훈훈한 당신의 한마디에 희망이 생기고 용기가 생기는 참으로 나약한 나를 어리석다 하기 싫은,
별말 아닌 당신의 한마디에 칼끝의 스침을 느끼는, 불필요한 많은 양의 감수성을 지닌 나를
탓하기 싫은, 허나 귀한 연이라 하면 소중하게 이어가고 싶은,
나는 외로운 영혼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