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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Belarus

In front of the border

벨라줌마 2021. 3. 9. 16:50

사진출처: 위키백과/ Bug(river)

River Bug, 부그 강은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가로지르며 흘러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강줄기이다. 이 강을 경계삼아 국경이 나뉜다. 브레스트 요새를 둘러싸고 흐르는 강줄기, 국경을 가로질러 그저 자유롭게 이리저리 오갈 수 있는 생명체는 이 강 속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이다. 그러니 낚시꾼들에게 잡히는 고기는 저 낚시꾼들은 길고 어려운 과정을 겪어야 넘을 수 있는 국경을 여권도 비자도 없이 자유자재로 다녀온 그야말로 프리패스 자유로운 영혼들인 게다.  

인간이 걸어서 넘을 수 있는 국경은 많다. 하지만 인간의 걸음으로 넘을 수 없는 국경도 많다. 브레스트 요새를 보고 나와 숙소로 가기 전, 폴란드와의 국경선을 보고자 차를 몰았다. 이것은 지극히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개인적으로 국경선 앞에 서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건 남에게 설득 불가한, 내 여행길에 주어진, 나만의 경이로운 시간이기 때문이다. 국경선 앞에서 용기(?) 있게 카메라를 꺼내어 사진을 찍고 몇 분간 멍하니 국경 넘어 폴란드 땅을 바라보다 주차된 차로 돌아오며 운전대에 앉아있던 베비라쿠아씨와 눈이 마주치니 '니 뒤를 보아라'의 눈빛을 보낸다. 국경선 앞에 서있던 검은색 자동차에서 건장한 체구의 두 명의 사람들이 내려 나와 같은 걸음을 걷고 있던 게다. 등골이 오싹한 느낌은 죄를 지은 것이 없어도 느껴진다. 뒷좌석에 자고 있던 세레나를 확인하고 베비라쿠아씨 부부에게 여권을 보여달란다. 왜 사진을 찍었냐 물으며 사진을 지우라고 말한다. 사진기를 순순히 내어주며 국경 앞이라 기념하고 싶어 찍었다 답했다. 사진을 찍으면 안 되는 이유를 물었다. "security issue": 안보상의 이유라고 친절하게 답해준다. 웃음을 머금으며 미안하다고도 말한다. 웃음 띈 얼굴로 미안하다며 하는 말이지만 '안보상의 이유'라는 문장은 나같이 평범한 인간에게 겁을 주기 안성맞춤이다. 

다음 사전에 명시된 '안보'의 사전적 의미: 다른 나라의 침략이나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주권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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