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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um of the Defence of Brest fortress

벨라줌마 2021. 3. 1. 18:41

한동안 전쟁 박물관, 무기 박물관 혹은 학살 기념관등의 이름의 박물관을 열심히 다녔다. 여전히 그 호기심이 식은 건 아니지만 호기심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너무도 무거운 주제의 내용을 담고 있기에 이제 내게는 망설임이 든다. 그렇다고 하여 관심이라는 단어를 선택하는 것에도 오류는 있다. 종군기자라는 직업에 내 유년시절의 큰 그림을 그려보았던 시간을 돌이켜보면 '전쟁'이라는 이 무시무시한 단어와 친근해야 했음이 마땅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난 전쟁이라는 단어가 정의하는 그 내용에 내 삶을 투척할 용기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을 자신도 진정 없었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한 주인공의 말처럼 나는 무용하여 아름다운 것에 큰 관심과 지대한 호기심을 갖는 지극히 평범하고 지극히 용기 없는 인간이다. 다만 이렇게도 겁쟁이인 나를 자기 합리화의 쉬운 길로 들어서게 하지 않기 위해........ 나는 여행의 길에 들어서는 순간마다 '전쟁 혹은 학살'이라는 이 잔인한 시간을 기억하려 나름의 애를 쓸 뿐이다.

브레스트 요새인 War memorial complex 에는 브레스트 전쟁 박물관이 있다. 

"엄마, 여기 사진에 있는 사람들은 다 죽은 사람이야? "

''응. 전쟁 중에 죽은 사람들이지. 우리 눈에 엄청 멋져 보이는 탱크, 총, 전투기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지 여기 박물관에서 보여줄 거야. 사랑하는 아들과 딸,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형제, 이모, 삼촌, 친구들을 어떻게 잃어버리게 되는지 그게 얼마나 아프고 슬픈 일인지를 여기 박물관에 있는 사진, 편지, 필름을 통해서 볼 수 있어"

이제는 간단하게 기본적인 의미 전달이 가능해지기 시작한 만 8세의 세레나와 나눈 대화의 한 토막이다. "전쟁을 왜 하는 건데?"라는 그녀의 질문에서 난 말이 막혔다. 만 8세의 아이에게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지 못하게 만드는 소수의 짐승들이 나는 진심으로 싫다.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는 일은 고사하고 자기 합리화를 위해 너무도 쉬운 길을 택하는 그들이 나는 진심으로 싫다. 

결국은 부끄러움의 문제이다. 부끄러움을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으로 짐승과 인간을 나눈 나의 이분법적 사고로 결론을 내었다. "우리는 아무 데서나 엉덩이를 까고 똥이나 오줌을 싸지 않지만 산책하며 만나는 개들은 똥도 오줌도 아무데서나 싸지? 네가 보고 있는데도 막 싸지? 너는 그게 웃겨서 늘 깔깔거리며 웃잖아. 그런데 생긴 거는 우리랑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생각은 똥과 오줌을 아무데서나 부끄러움 없이 싸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 그런 사람들이 많지는 않은데 많지 않은 그런 사람들이 전쟁을 일으켜. 또 있어. 배는 고프지 않지만 우리가 케익집 앞을 지나갈때 너무 맛있고 너무 예쁘게 생긴 케익과 과자를 보면 먹고 싶지? 그래서 너도 점심에 밥 잔뜩 먹어놓고 아까 그 카페 유리창으로 보인 케익 사달라고 엄청 졸라댔잖아. 엄마가 밥 많이 먹었으니까 안돼라고 했을 때 네가 엄마 말 안 듣고 그냥 그 케익집에 들어가서 아무에게도 물어보지 않고, 돈도 내지 않고 그냥 케익을 집어서 막 먹을 수 있어? 근데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 그런 사람들이 전쟁을 일으켜서 사람들을 죽게 만들어... "

결국 세레나는 전쟁이라는 단어는 까마득하게 잊은 체 '사람들이 보는데도 똥을 아무데서나 싸는 강아지'만 기억하게 됐지만.... '똥을 아무데서나 싸면 부끄러운 일이다'만 습득하게 되었지만..... 부끄럽다와 창피하다 라는 단어를 이해했음에 나는 만족한다.

결국 세레나는 밥을 든든하게 먹었다고..... 이가 썩고, 피 사총사가 열심히 우리의 건강한 몸을 위해 일하는 것에 방해를 한다는, 세레나의 입장에서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들며  달콤한 케익과 초콜릿을 사주지 않는 엄마를 '미워'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상점이나 들어가 제 맘대로 케익과 쿠키를 초콜릿과 사탕을 훔쳐 먹는 것은 절대 하면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학습하게 된 것에 나는 만족한다.  

Музей обороны Брестской крепост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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