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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눈내리는 2월의 어느날 본문

Life/Azerbaijan

바쿠...눈내리는 2월의 어느날

벨라줌마 2018. 12. 12. 04:56

2012/02/04 22:01

바쿠는 한 해 건너 한 해가 추운것 같다.
아니 현지인들의 말을 빌리자면 이래없는 추위가 최근 몇년사이 자주 찾아온다고 한다.
이곳도 지구 온난화의 저주가 시작된 듯 하다는 생각도 든다.
제작년 눈보라치는 바쿠의 겨울, 도로의 눈을 치우지 않아 한달간 시내 한복판이 마비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눈을 치우지 않은 도로는 녹기와 얼기를 반복하여 온 동네를 자연산 스케이트장으로
만들어 놓은 탓에 집앞 2분거리 슈퍼를 다녀오는데도 20분이 걸리는 웃지못할 희귀체험을 하곤했다.

작년 2011년 겨울, 바쿠시는 외국의 눈치우는 장비들을 들여와 눈치우는 시늉을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아직은 기존의 문화 즉 눈이 오면, 길이 얼으면 자연적으로 녹아
길을 다닐 날을 기다리는, 그 기다림의 미덕에 익숙한 이곳의 문화도 이제는 빠이를 할 때가
온 듯 하다.

 

계산대 앞, 드라마에 심취한 수퍼아저씨를 부르지 못한 소심함에 돈내려고 15분을 기다린 추억도...
조금 친해졌다고 껄렁한 말투의 이해불능 대화 시도를 하는 10대 점원에게 내 나이 알려주어
고개숙이게  만든 경험도...
내가 도착한 첫 날 부터 항상 같은 마음으로 나를 대해주시는 할아버지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도...
추억할 만한 기억이 넘치는 우리 집 앞  토투슈퍼

 

- 우리 아제르바이잔을 떠나게 되면... 징글징글한 이곳이 그리워질까?
- 글쎄....아마도 그러지 않을까? 우리에게는 추억할 기억들이 너무 많잖아...
  왜? 떠나기 아쉬워?
- 아니...그건 아닌데 바쿠랑 미운정 들었나봐...

 

 

youngchippy 2012/02/04 22:37 R X
미운 정...고거 질깁니데이...ㅎ...
미리 정 뗄려고 애 쓰지 마세요. 때가 되면 떠나는 것이고, 잡아 놓은 날이면 금방 오겠지만...
그래도 차 다니는 도로는 좀 치운 듯하군요. 캐나다는 워낙에 눈 치우는 건 정말 잘해요. 올 해는 눈이 별로 안와서 예산이 많이 들진 않았을 것 같아요. ㅋ...대신 하청받아 일하는 사람들은 돈이 안되서 별로였을라나...^^
벨라줌마 2012/02/06 13:47 X
ㅋㅋㅋ 그러게나 말입니다. 많은 정들중에 제일로 들지말자가 미운정인데...바쿠랑 들어버렸습니다. 곤란해지고 있지요 ㅎㅎ
눈이 많이 오는 캐나다는 눈이 오지 않으면 밥줄에 문제 생기는 사람들도 있겠군요. 동전의 양면은 이리 늘 존재하니 생각하며 살아야 해요 하하하
우리함께 2012/02/05 01:00 R X
바쿠에도 눈이 내렸군요.
느리게 살아가는 것을 즐기는 건지......장비가 없어 어쩔 수 없는 건지.....
우리나라 사람들 바쿠에서 살면 혈압 많이 올라갈 거 같습니다.

벨라줌마 2012/02/06 13:51 X
둘다 맞습니다. 장비도 없었고 사람들도 많이 느긋합니다 ㅋㅋㅋ 올해는 독일서 장비를 들여와 큰 도로의 보이는 눈은 잘 치우고 있답니다. 안보이는 눈들을 안치워서 걱정이지요 ㅎㅎ
한국사람들의 빠릿빠릿함은 세계최고일겁니다. 초기에 여기에 오신 많은 한국분들 뒷목 잡은 경험 너무 많다고들 합니다 ㅋㅋㅋ 저도 그중 한명이구요
너도바람 2012/02/05 11:20 R X
서울도 지난 주 바쿠처럼 눈이 왔어요. 영하 13도의 한파와 함께요. 아직도 응달엔 눈에 고스란히 쌓여 있는데, 우리집도 수도가 살짝 얼어 드라이기로 30분을 녹였지요. 밤새 똑똑 틀어놓은 물이 괜찮아서 아침에 잠갔더니... 홈통의 물이 얼어 터져 녹으며 물바다가 됐구요. 아무리 눈을 금방 치우는 나라여도 조금만 기온이 내려가며 여기 저기 난리랑게요.
벨라줌마 2012/02/06 13:55 X
그러게요 한국이 너무 춥다고 다들 종종걸음으로 퇴근하고 하교하는 모습을 뉴스에서 보여주더군요. 수도관이 얼어 드라이기로 녹이는 장면도 있었는데 너도님이었나 봅니다 ㅎㅎㅎㅎㅎ 여기도 수도관이 모두 모두 얼어서 일주일간 물 못쓰고 짜증만 냅다 내는 친구들 가득했답니다 ㅎㅎㅎ
너도바람 2012/02/05 11:23 R X
ㅠㅠ
예상대로 미얀마 후원 아동에게 온 카드였어요. 아쉬워요. 내년 크리스마스를 열심히 기대하고 있을게요.

바쿠에는 언제까지 계시나요? 동생은 여름에 발트 3국(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을 가자는데, 전 더 망가지기 전에 조지아의 와인에 반해 코카서스 3국을 가자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바쿠 in, 예레반 out 하는걸로... 바쿠로 들어가면 한국장 봐다 드릴수 있는데...ㅎㅎ
벨라줌마 2012/02/06 13:57 X
한국장 이라는 말씀에 솔깃해집니다 헤헤헤 바쿠 인 예레반 아웃 매우 좋은 스케줄입니다.
프라우고 2012/02/05 21:50 R X
바쿠라는 도시 사진을 보게 되니 저는 좋기만 합니다.
들어본적도 없는 도시, 바쿠,
이제 익숙해지려 해요.

벨라줌마 2012/02/06 13:58 X
ㅎㅎㅎ 아무래도 바쿠시에 얘기해서 표창장 하나 달라고 해야겠습니다 ㅎㅎㅎ
WallytheCat 2012/02/06 03:08 R X
눈 내리는 밤 거리가 근사합니다. 길거리가 자연 스케이트장이 된다시니 무섭기도 하네요.
아, 이제 바쿠를 떠나시게 된 건가요? 워째 그런 뉘앙스를 풍기는 포스팅이군요. ㅎㅎ

물론 미운정 고운정 다 든 곳이니, 종종 생각이 나긴 하겠습니다만, 제 경우에는 일단 한 번 뜬 곳은 다시 돌아가게 되지 않더군요. 또 다른 행선지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아갈 뿐이지요.
벨라줌마 2012/02/06 14:03 X
바쿠에서의 겨울은 정말 마지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조금 여운이 남습니다. 겨울에 도착했어서 더 그런가봐요 ㅎㅎ
저희도 다시돌아오게 되려나 싶은데...사람일은 모르는 거라서...특히 건축현장이 바쿠에 정말 많습니다... 높으신 분들이 바쿠로 다시가라 하면 또 와야겠지만 지금은 그저 빠이하고 싶은맘이 간절합니다 ㅎㅎ
美의 女神 2012/02/06 13:37 R X
바쿠를 떠나시나요? 그럼 다음 행선지는요...?
미운 정이 원래 더 지독하답니다.
아제르바이잔도 안녕인가요?
벨라줌마 2012/02/06 14:05 X
아직 다음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근데 아제르바이잔과의 안녕은 준비중입니다 ^^ 아마 다음 행선지도 빠리 뉴욕 동경의 라인은 아닐 것 같습니다. 울트라 어드벤쳐 생존기를 써야 할 나라의 도시들이겠지요? 기대하세요~~~~~~~~개봉박두 ㅎㅎㅎ
catalunya 2012/02/06 15:11 R X
'울트라 어드벤쳐 생존기를 써야 할 나라의 도시들'
백번 공감해요. 개도국을 돌아다녀야 할 인생(?)이 비슷해서 벨라님 부부가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바쿠 떠나시면 분명 바쿠가 그리우실거에요. 튀니지를 떠나온 우리 부부는 밤늦도록 우리가 살았던 도시를 유튜브로 찾아보면서 너무 그리워 눈물을 흘리기도 하구요, 그 땐 정말 지긋지긋했었는데 튀니지안들이 많이 들었던 시끄러운 음악들을 찾아서 들으며 추억하기도 합니다. ㅠ.ㅠ 아흑... 지금 튀니지에 살고 있다면 너무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ㅠ.ㅠ
벨라줌마 2012/02/07 14:49 X
ㅎㅎ그래요 어쩜 비슷한 인생에 공유할 것이 많아 더 반가운 부분이 있었을 거에요. 눈물을 흘릴만큼 튀니지가 그리우니 어찌해야 좋을까요... 그래도 바쿠에게 마음주려 노력해 보시길요 또 몇년후 다른 곳에서는 바쿠의 전경들이 그리워 눈물날지 누가 또 압니까?
내일부터 또 추위와의 전쟁이 시작된다는 일기예보네여 길이 얼어 다니기 힘들거 같아 또 걱정중입니다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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