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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열 세번째 장 "벨라줌마의 육아일기 2" 본문
2012/12/19 16:13
자꾸 잠든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 보게된다.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질리지 않는 이유를 알 수는 없다.
잠든 아이를 침대에 눕히고 지친 내몸을 그저 쉬게 할 수도 있으련만 나도 모르게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삼십여분을 보낸다.
친정 엄마는 그런 날 못마땅해 하시는 기미가 역력하다.
잔소리에도 곱지 않은 투가 역력하다.
나에게 이제 한 달이 지나가는 내 딸이 이 세상 무엇보다 곱고 소중하듯,
내 어머니에게 서른이 넘은 그녀의 막내딸이 곱고 소중한 것이다.
엄마에게 곰살맞고 애교가 넘치는 딸 들이 부러운 적이 있었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상대적 빈곤감을 느낀적도 많았다.
나이가 들면서도 마음과는 다르게 곱지않은 입을 놀리는 내가 한심한적도 많았다.
엄마와 딸은....... '애증'의 관계인 것일까?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고 한다.
직장에 다니고 일에 치여 살아도 자신의 삶이 행복하면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지 못한다 할지라도
엄마의 행복의 기운이, 사랑의 메세지가 고스란히 전해져 행복한 아이로 자란다고 한다.
반면 아이와 24시간을 함께 보내도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엄마는 올바른 형태의
사랑을 아이에게 전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엄마는 과연 행복한 사람이었을까?
그래서 그 행복의 기운이 사랑의 메세지가 온전히 나에게 전해졌었을까?
꼭......그랬던 것만은 아니였던것 같다.
그녀가 살았던 시대가 그러했듯 우리엄마 역시 하고싶어했던 많은 것들을 이루며 살지 못하셨고,
참고 싶지 않았던 많은 것들을 참아내셨어야만 했으며,
삶의 여유를 나누어 주고 살만한 마음의 여백을 두지 못하고 사셨다.
그러한 이유, 그러한 배경들이 이해가 될만한 나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아이를 낳은 이후 내 친정엄마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
10시간여의 진통 끝에 아이가 세상에 나왔다.
내 생에 경험해본적 없는 생살이 찢어지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분만실에서 나와 기다리고 계시던 친정엄마를 보자 참았던 눈물이 와락 쏟아졌다.
그런 내게 "엄마에게 그동안 서운했던거 다 잊고 좋은엄마가 되어라"라고 말하시며 흐느끼는 그녀를 보며
나는 참 불효하며 살았구나를 새삼 깨달았다.
이 세상 부모 중 자식에게 참다운 행복을, 온전한 사랑을 전하고 싶지않은 부모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았다하여도 자식에게 상처를 주지않는 부모 또한 없으리라 생각한다.
나에게는 지금 너무도 식상한 말 "모든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가 필요한 시기이다.
어린시절 그리고 성인이 된 후에도 알게 모르게 쌓이고 덮어져있던 내 마음의 상처,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 행복의 기운은 무조건 접어두고 그저 그 상처라고만 일관하며 뽀족하게 날을 세워
엄마를 대한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든다.
"애증" 이라는 단어로 그저 장난 반 진담 반으로 엄마와의 껄끄러운 한 모서리를 무마하려고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행복한 엄마일까?
나는 행복한 엄마이고 싶다.
내아이에게 내 사랑의 마음을 온전히 전할 수 있는,따뜻한 마음 한자락을 고스란히 내어줄 수 있는
여유있는 엄마이고 싶다.......
그리고.....애증이 아닌 사랑이라는 단어로만 나와 내 아이를 표현하는 딸이 되어주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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