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vita è bella

I am an Amsterdam bicyclist! 본문

Life/Netherlands

I am an Amsterdam bicyclist!

벨라줌마 2023. 7. 1. 01:33

세레나가 방과 후 수업에 들어가면 나는 대부분 대기실 라운지 공간에서 아이를 기다린다. 어디를 가던 잡지와 신문으로 채워진 공간이 있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가 않다. 물론 네덜란드어 까막눈 수준을 겨우 넘긴 내게는 그림, 사진 보기가 일쑤지만 혹여 아는 내용이나 관심분야의 사진과 그림이 등장하면 읽는 척을 해보느라 애를 쓴다.

6월 한 달, 어딜 가나 확연하게 눈에 들어오는 1면의 내용은 2023년 7월 1일 수리남과 카리브해의 노예제가 공식적으로 폐지된 지 160주년을 기념하는 내용의 기사이다. 기념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신문이나 잡지 속 사진의 수리남 사람들의 환한 웃음과는 대조적으로 아직 해결되지 못한 과제들은 남아 있다.
160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해결될 수 없는 미개하고 잔인했던 제국주의 문명의 폐해. 하지만 현 시간의 네덜란드 사람들이 이 문제를 대하는 자세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우리 집으로도 한 달에 한 번 배송되는 암스테르담 시청 산하 월간지의 내용을 보니 올해 노예 박물관의 오픈이 한창 준비되고 있고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 장려한다.
https://www.amsterdam.nl/en/leisure/nationaal-slavernijmuseum/
나는 이곳 암스테르담 네덜란드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백한 역사를 대하는 그리고 대처하는 그리고 고민하는 사람들의 자세를 본다.
치유와 보상, 사과와 반성은 교육을 통해 후대에게 전해진다.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자세는 교육을 통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3년 7월 1일부터 2024년 7월 1일까지 1년간 네덜란드 노예제도 폐지에 관련된  아주 많은 행사가 진행된다. 몇 곳은 꼭 방문하여 둘러보고 싶다.

여름을 품은 봄, 오락가락한 날씨의 6월을 보냈다.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민스크 그리고 암스테르담까지 지난 10년간 차근차근 우정을 쌓은 에티오피아 출신의 친구 피니와 작별을 했다. 새 회사로 이직한 남편을 따라 또 그렇게 그녀는 떠났다.
피니는 그녀가 타던 자전거를 내게 선물로 주고 갔다.
지난 일 년간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간을 미뤘더랬다. 사실 무서움이 가장 컸다.
암스테르담의 일등 교통수단 자전거에 올라 지난 한 달간의 트레이닝 시간을 마쳤다. 욕도 바가지로 듣고 욕으로 대거리도 하며 ‘I am sorry!!!!!!’와 ‘Bloody Shit!!!!!’을 백만 번은 부르짖은 것 같다.
베비라쿠아씨도 달리고 세레나도 달리니…
나도 또 이렇게 등 떠밀려 그들과 달린다.
이런 젠장이다…
베비라쿠아씨 가족의 무사고 안전운전 시티 바이시클리스트 삶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나와 세레나는 암스테르담에 정착한 이래로 고양이들에게 빠져 산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 녀석들 덕에 행복하다.
여러 혼란스러운 소식들에 애가 타고 속이 상한다.
그래도 친근하게 다가오는 고양이들이 있어 나의 암스테르담 라이프는 그럭저럭 위로받고 있는 듯하다.
복잡하지 않은 시간대에 암스테르담 특유의 색을 품은 집들 사이사이, 운하와 운하를 잇는 다리와 골목길 사이사이를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시간도 제법 행복하다. 자전거를 타며 위로받는 계절…
바람이 차지 않아 움츠려지지 않는 온도와 습도….
암스테르담에도 여름이 오신다.

'Life > Netherlands'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Scream by Munch  (6) 2023.09.06
봄여름가을겨울 in July  (4) 2023.07.26
Born to be a farmer  (6) 2023.05.20
Yellow April  (4) 2023.04.14
I love Texels beer!  (4) 2023.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