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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Altai Republic

Чуйский тракт M52

벨라줌마 2019. 4. 11. 16:16

Day 3, 8인승 봉고차 안, 외딴 별에 나 홀로 떨어진 기분이 든다. 알타이 도착 4일차가 되니, 끊임없이 쉼도없이 들리는 러시아어는 세계 최고의 외계어가 되어 내 머리를 어지럽힌다. 어디로 가는 것인지, 무슨 이야기가 끊임없이 오고 가는 것인지 도무지 하나도 모르겠다. 정신줄을 잡겠다는 의지도 상실이다. 괜찮은 척, 다 알아들은 척 무척이도 애쓰고 있는 베비라쿠아씨를 보고 있으니 웃음이 아니라 화가 난다. 그 와중에 세레나는 끊임없이 가이드 샤샤에게 옆자리에 앉은 레이디 아리샤에게, 뒷자리에 앉은 레이디 이리나에게 뭐라 뭐라 조잘거린다. '뭐 물어봤어?' '뭐라 했는데?' '우리 지금 어디 간데?' 묻는 것도 지겨워진다. 자존심도 왕창 상한다. 단 것이 당기는 것을 보니 스트레스 만땅인 것 같다........ 그래도 입 꾹 다물고, 많은 말 걸지 않아도..... 상념에 잠긴 듯 우수에 잠긴 시선을 날리고 있으면 '쟤는 풍경에 감동하는 중이군....' 하는 안심을 상대에게 줄 수 있다. 그래서 그저 입 꾹 다물고 자동차 창 밖 풍경에, 잠시 내려 유적지라 긴 설명을 하는 가이드 샤샤 등 뒤로 보이는 자연의 수려한 풍경에, 점심 도시락을 먹기 위해 자리 잡은 숲에 서 감동하는 척 한다......

아니 사실은 진정 감동이었다.....

이 풍경이 감동이 아니면 무엇이 감동일까...... 못 알아먹겠는 외계어 속에 있으니 청각은 떨어지는 느낌이고 추운 날씨 마비되는 피부의 촉각은 무소유, 공중 부양의 길을 가고 있으나..... 시각은 최대치 역할을 뽑아낸다. 감각의 운동, 인체의 신비를 경험한다......

넘지 말아야 할 선 이라는 것이 있다. 이 선이라는 것이 요이땅 마라톤 출발 선이 아닌 다른 의미의 '선'이라는 것을 알아 가는 것이 어른으로 가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소중한 자연은 지키지 않으면 분명 소멸 될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는 것이 꼭 환경 단체에 가입하고 생태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것 만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분명 알고 있다. 유소년 시절 자연, 도덕 시간에 들은 몇 소절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실천하려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테지만....... 그 실천과 노력은 쉬운 길이 결코 아닌 듯 하다.

그래도...... 빨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말에 '왜'라고 묻는 아이에게 니가 쉽게 사용하고 함부로 버리는 플라스틱 빨대가 이 예쁜 자연으로 흘러들어 물고기가, 물개가, 물범이 먹고 죽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 동식물이 죽으면 여기 이 예쁜 산과 강도 없어진다 이야기 해준다.

산과 숲에 가면 '불조심' 문구가 적힌 그림이 그려진 큰 경고판을 보며, 여기서는 그저 작은 불씨로도 불이 날 수 있고 불이 나면 이 예쁜 산과 숲에 사는 새도, 사슴도, 곰도 모두 죽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내 낮은 수준으로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은 이것이 전부다. 세레나가 커가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본인의 몫일 것이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것이 자연에도 우리의 삶에도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세레나의 몫이다.

요즘 뉴스를 보며 그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있는 사람들을 본다. 그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있는 어른들을 모아 알타이 치이스키 트라크트 여행길에 세우고 싶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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