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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Russia

Snowy snowy and snowy days in 모스크바

벨라줌마 2019. 1. 26. 17:42

'설경' 이라는 멋드러진 말로 포장을 해봐도 매일 마주한다는 것은 곤욕이다. 눈 내리는 어느 하루는 참 멋지지만 눈 내리는 매일은 내 생활 패턴을 자꾸 느리게 느리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느려져버리는 내 생활 패턴...... 따뜻한 집 안에서 바라보는 창밖 풍경이 그래도...... 나쁘지 만은 않으니..... 이 변덕스러운 마음을 어찌할까.

2주가 넘게 영하 10도 아래를 찍고 있던 모스크바의 날씨가 그래도 오늘부터는 한 자리 숫자가 된다. 손가락으로 슬그머니 숫자 앞에 붙어있는 마이너스를 가리고 싶은 마음이 앞서지만 내가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에 근거한 날씨를 겨우 작디작은 손가락 한마디로 가린다 하여 달라지는 것이 바뀌는 것이 가능할 수는 없는 일이다.

건조하고 추운 날씨,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 내리는 눈, 그 눈의 작은 입자는 말그대로 오두방정을 떨며 공중부양 상태로 땅으로 떨어지지도 못하고 그렇다 하여 다시 하늘로 오르지도 못하는 난처한 입장이 된다.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내 마음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슬프기도 하니..... 이 변덕스럽고 이상스럽기 짝이 없는 마음을 진정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먼 곳에 존재하기에.... 내 눈과 귀로 늘 확인할 수 없기에 마음이 아픈 상대가 있다. 겨우 미력하기 짝이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늘 그 존재의 대상을 마음으로 안위한다는 것.... 그것으로 위로를 삼는다. 그 대상은 내 가족, 내 벗, 내 지인이라는 쌍방의 소통이 가능한 상대이기도 하지만 그저 오랜시간 존경과 동경의 대상으로 일방통행의 마음을 보내는 상대도 있다.

일방통행의 마음을 보내는 상대가 공인일 경우 조심스러움은 배가 된다. 나는.... 그래서 특별해 보이지 않는 그래서 튐이 없는 무난함으로 상대에게 향하는 마음을 표현하려 노력한다. 그 미미한 노력이 소신있는 상대를 더 빛나보이게 하는 도구가 아닌 황당한 상황에 요동치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믿음으로 작용되기를 바란다.

나는 늘 언론 기관에 종사하는 이가 되고 싶었다. '언론인' 이라는 타이틀, 그 타이틀이 박힌 명함을 소지하는 것이 탐이 났던 것인지, 언론인 이라는 이름으로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내가 본 세상을 다수와 공유하고픈 소명한 인간이 되고 싶었던 것인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나는 내 아이 세레나가 생긴 이후로 ' 내 어린 시절의 꿈'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먼 훗날, 성년이라는 나이 앞에 서게 될 내 아이에게.... '엄마한테는 어린 시절 이런 꿈이 있었단다. 왜냐하면...........' 의 이 분명한 이유를 설명 할 수 있는 나이기를 소망하기 때문이다.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어 갈수록 더욱 더 갈팡질팡해지는 세상살이지만.......

현재도 또한 후에도 소신있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있다.

'엄마가 참 존경하고 동경하는 한국의 언론인은 손석희 앵커란다. 엄마가 언론인이 되고자 했던 시간을 후회없이, 그저 마음에 소중히 품고 살 수 있는 이유를 주는 분이란다.'

내 아이에게 흔들림 없이 말할 수 있는 이 문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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