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Russia2018. 11. 10. 22:54

2016/01/30 18:30

 

동네에 아지트를 삼을 만한 카페가 문을 열었다고,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껏 격양된 나타샤의 목소리가 수화기 넘어로 들려온다..... 실로 오랜만에, 아이들 없이 우리끼리 만나는 내 모스크바 친구들 올가와 나타샤.... 따져보니 마지막으로 얼굴 본 것이 한 달이 넘었고 우리끼리만 만나는 것은....음.....가물가물하다....아마 여름...이었나보다....

동네에 책방+커피집+아이들 아트 교실= 엄마들에게 고마운 놀이 장소가 문을 열었다. 오랜만에 아이들을 떼어두고 성사된 우리만의 만남이지만....결국 나중에 아이들 데리고 올만한 장소 사전 답사다....

남편들이 출근을 하지 않는 (베비라쿠아씨 제외) 토요일. 올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소냐를 남편 미샤에게 떼어 놓고 신나게 나왔고 나타샤는 릴리+ 젖먹이 엘리스, 두 아이를 울상으로 껴안은 채, 너 진짜 나혼자 두고 나가니? 하는 남편 아이라드에게 사랑해~~~를 외치며 나왔단다. 둘 다 나를 보자 소리치며 " 신디,니가 젤 부러워!!!!!" 한다. 치잇, 나 이렇게 한몸에 부러움 받는 이.런.녀.자.다.

나는 그녀들이 참 좋다.....  아이들이라는 매개체로 이어진 인연, 소중한 동지애, 다름을 바탕으로 비슷함을 찾아가는 우리의 우정이 참 근사하다.

수다가 이어진다. 1월 7일 러시아 정교회의 크리스마스 주간은 러시아의 국경일이다. 1월 1일 부터 열흘간의 휴가가 주어지는 이때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가거나 멀리 떨어져 지내는 가족을 만나러 고향에 간다. 나타샤 남편 아이라드는 까잔 타타르족의 후예(?)다. 그는 대학진학을 위해 모스크바로 상경하여 학교를 마치고 미국 유학을 한 후 결혼과 함께 모스크바에 직장을 잡고 살고 있지만 그의 부모님은 여전히 다른 까잔 타타르족과 함께 고향땅에 살고 있다. 3년만에 크리스마스 명절을 맞아 두 아이와 함께 나타샤 부부는 남편의 고향을 방문했다. 살인적인(?) 추위야 말하면 입만 아프고.....3개월 젖먹이 둘째와 둘째가 태어난 이후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는 첫째 릴리 그래서 자꾸 여기 저기 이유가 불분명하지만 아픈 릴리를 끌고 산골 오지 마을에서 보낸 휴가가 마냥 좋기만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남편, 좋아하시는 시부모님을 보니 나도 좋았다 말하는 내친구 나타샤....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다.

양가 모두 모스코비치인 올가는 여행광 답게 이번 휴가에도 여행을 다녀왔다. 모스크바에서 너무 멀지 않은 나라 중 가보지 않은 나라인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 모스크바보다는 덜 추운 그곳으로 추위를 피해 갔지만....올해....한파가 몰려온 빌니우스.... 그야말로 호텔, 쇼핑몰만을 오가며 짜증 밀려오는 휴가를 보냈단다. 그래도 보여주는 사진을 보니.... 짜증은 괜시리 하는 말이다. 도심 구석 구석 여기저기 많이도 다녀왔다. 늘 투덜 투덜....시크함이 가장 큰 매력...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다.

용감함을 가장한 단순함을 최고의 무기로 삼고 있는 나는 12월 14일 세레나와 함께 이태리 시댁에 가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올 해 개인사정상 함께 할 수 없었던 베비라쿠아씨는 홀로 모스크바에 남았고 연말과 새해를 포함하여 둘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결론으로 세레나를 시부모님께 맡겨두고 3주 후 이태리로 돌아오는 일정, 12월 28일 모스크바로 홀로 들어왔다. 걱정과는 다르게 이태리 시댁에서 세레나는 좋은 시간을 보낸다. 집 앞 유치원에 매일 등교하고 하교 후에도 동네에 사는 또래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 놀며 분명 천사임이 자명한 친할머니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다. 엄마의 빈자리야 말해 무엇할까만은....... 충전된 나의 에너지가 분명 긍정의 에너지로 아이에게 전달 될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음에 내린 결정이었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도 그 삶은 중요하지만.... 사랑하는 남자의 한 여자로서도, 주체적 행동을 하는 것에 조금은 이기적 결정이 필요한 한 인간으로서의 삶도 분명 중요하다. 이런 나를 나타샤와 올가는 "You are a heroine"이란다...... 팔은 분명 밖이 아니라 안으로 굽음을 또 한번 확인한다.

못 본 사이, 올가와 나타샤의 머리 길이가 매우 짧아졌다. 그야말로 숏컷 스타일이 되었다. 엄마로서의 삶이 고달프다. 둘째 아이 출산 후,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는 나타샤...... 8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육아휴직 마지막 단계에 들어 정리한 올가.... 러시아 엄마들도 한국의 엄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현실인 것 같다. 위의 마지막 사진을 찍어 자리에 돌아와 그녀들에게 보여주며" 골라봐, 어디가고 싶어?"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우리 셋다 같다..........

"어디든....혼자 있을 수만 있다면...."

'Life > Russ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Russian'Dacha' 2  (0) 2018.11.10
The Russian'Dacha'  (0) 2018.11.10
Olga&Natasha&Cindy  (0) 2018.11.10
A park in Novodevichy 4  (0) 2018.11.10
A park in Novodevichy 3  (0) 2018.11.10
A park in Novodevichy 2  (0) 2018.11.10
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