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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enian's roadway 2 본문

Travel/Yerevan

Armenian's roadway 2

벨라줌마 2018. 12. 20. 05:09

2016/07/23 01:49

바요츠 조르 주에 아레니(Areni)라는 마을이 있다.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자국내 와인부심(?)을 갖고 있는 지역이다. 솔직하게...... 베비라쿠아씨 가족과 이탈리아 친구들에 의해 내 와인 셀렉트, 그 눈높이는 너무 높아져 있다. 나는 특히 베비라쿠아씨의 이모부님에게 늘 사랑 가득 투정 섞은 불만을 표하곤 한다..... 와인의 '와' 자도 모르는 저 먼 나라 한국에서 온 아리따운(?) 조카의 여자 친구에게 그는 세상에서(이탈리아 프리울리 지역 사람들의 와인부심은...과히 따라 올 사람들이 있을지...늘 의문이다...) 가장 훌륭하다고 할 수 있는 와인들을 맛보게 하셨고....지난 15년간.... 그 훌륭함의 단계는 계속하여 높아져만 가고 있다.....

루벤 아저씨는 사실 여행 첫 날부터 내게 계속하여 아르메니아 와인을 시음하게 하셨다. 아마도 나타샤를 통해 이탈리안 남편을 두고 있다는 정보를 들으셨기 때문이였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리고... 진짜 생산지에서 잘 담가진 와인을 시음하게 해주시겠다 약속하신다.....

노라반크 수도원에서 나와 한참을 달려 차를 세우신 곳........

나는 감히 말한다....... 내가 맛 본 그 어떤 최고의 와인보다 백배는 훌륭한 맛이었다고.....

나와 나타샤는 Semi sweet wine을 한 병씩, 더하여 나는 Dry wine을 한병 더 구입했다. 아레니산 Semi sweet wine 맛은 진~~~~~~짜 달다. 술을 못하시는 우리 친정 엄마는 내가 사다드리는 와인에 설탕을 타서 마시곤 하셨다.... 그때는 "촌스럽다.... 넘흐~~~ 뭘 몰라..." 하며 세상에 하나뿐인 내 엄마를 타박했다..... 후회한다.... 얼마나 귀여운 우리 엄마 였는가..... 그때는 왜 그걸 몰랐을까..... 엄마 생각이 미친듯이 나서.... 내 취향과는 조금 다르지만 와인을 샀다. 이대로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는 길...엄마네 집에 들려 맛보시라 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니..... 나도 모르는 긴 한 숨이 내쉬어진다.....

아르메니아 여행길 내내.... 친정 엄마, 친정 언니 생각이 나서.... 자꾸 내 쉬어지는 한 숨 덕에 내 감정에 혼쭐이 났다.......

시음 한 와인에 기분이 조금 더 업! 엘리스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 예레반으로 돌아가는 길, Khor Virap 유적지 한 곳을 더 들려 볼 것을 루벤 아저씨가 권하신다.

"Why not!!!!!!" 우리의 대답과 동시에 자동차 보닛(bonnet)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 오른다. 세상에 나와 내가 탄 자동차 보닛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어 우리가 머문 1시간 가량 열 대가 넘는 자동차가 차를 세우고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관(?) 혹은 상황 정리를 위한 조언(언성을 높여가며) 을 하며 마치 중대한 결정을 앞둔 비범한 사람들의 참모 회의를 보는 듯한 상황이 여러번 연출되었다.

이것이 무슨 일인가....짜증을 낼 시간을 주지 않았던 아르메니아 운전자들에게 고마움의 마음을 한껏 표한다.

결국 한 시간이 흐른 후, 루벤 아저씨는 한 젊은이와 타협을 보신다. 두 여인네와 아기를 무사히 예레반 까지 모셔다 줄 것을......

정말 미안하지만...... 우리의 뉴 드라이버는 분명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카레이서 청년이였을 것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예레반 진입 30분, 시내 정체 20분......50분간...... 발악에 가까운 울음을 그치지 않았던 엘리스...... 아기의 엄마 나타샤의 심정은 글로 적지 않으련다.....

나는 평소 잘 하지도 않는 성호를 백번도 넘게 그으며...... 아까전 구입한 와인을 병체 드링킹 하고 싶은 마음을 꾹...하니 참으며.....공중부양에 이르기에 가까운 경지에 도달했다.......

온 몸이 식은 땀으로 흠뻑 젖어 돌아온 숙소....... 이번에는 엘레비이터 공사중....이란다...

나와 나타샤는 그저 서로를 바라보며 설명하기 힘든 웃음을 지으며.... 묵묵히 9층....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우리의 숙소를 향해 걸었다.

아이러니하지만...... 나와 나타샤에게 잊지 못할 값진 추억으로 지금도...먼 훗날에도....회상하며 웃을 수 있는 아르메니아 여행의 기억은 멋드러진 유적지 방문도.....처음 맛 본 음식에서 느낀 희열도....이국적인 경치가 주는 신선함도 아닌 바로 오늘 '여행지에서의 황당한(?) 경험' 이고, 일 것이다.

잊지 못할 경험을 안겨주기 위해 길 한가운데서 고장이 나 준 차와, 그로 인해 만난 사람들....특히 우리를 숙소까지 무사하게(?) 데려다 준 그 아르메니안 청년에게 쌩유를 힘껏 날린다.

 

영원한휴가 2016/07/24 06:24 R X
10리터 들이는 족히 되보이는 저 병에서 따라주는 수도원 와인 정말 보기만해도 엄청 달고 진해보여요.이곳에도 카고르라는 이름의 수도원 와인이 있어서 가끔 먹곤 하는데 생소한 알파벳이 적힌 저 와인 뭔가 더 깊고 사연이 있어 보여요. 옆의 복숭아맛 보드카 맛도 정말 궁금하네요.ㅋ앞으로 수도원 와인 접하실때마다 사연 많았던 이날이 기억나시겠어요.
벨라줌마 2016/07/26 20:29 X
한 마을 전체가 와인 생산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지역이었답니다. 몇 곳을 뒤적여 찾아 보니 아레니 마을 와이너리 투어 코스도 유명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발길을 주는 곳이네요. 저희는 와이너리 방문은 계획하지 않았고 저렇게 마을을 지나는 길 곳곳, 작은 좌판을 꾸려 직접 생산한 와인을 팔고 있는 곳을 두어 곳 들러었답니다. ^^ 복숭아 맛 보드카 맛은.....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시음의 목적으로 술을 따라 주신 컵이..... 머그컵....ㅎㅎㅎㅎ 취기가 확! 올라와...맛을 음미하기 매우 어려웠답니다. ^^
WallytheCat 2016/07/25 05:05 R X
생수통만한 유리병에 담긴 포도주를 보니, 안 마셔도 배가 부르네요.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연결된 가족의 끈은 어디서든, 어떻게든 나타나는 법이지요.
모험이 적절히 가미된 여행의 기억은 오래 오래 남아있을 것이니, 그 추억에 건배 한 잔 합시다! ^^
벨라줌마 2016/07/26 20:36 X
건배!~~~~~~~~~~~~ 왈리님과 함께라면 무박 3일 이라도 마다하지 않으렵니다 ^^
엄마랑 언니 생각이 유독 많이 났던 시간이었어요..... 가까이 함께 있지 못한 아쉬움을 들어내는 것이 너무도 싫어....애써 자주 연락도 하지 않으려 하며 살고 있어요...사실 이것도 변명이겠지만요...
내 가족, 내 지인, 내 친구.....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까지.... 소중하다... 많은 깨달음 얻은 여행 이었기에....더 좋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제비 2016/07/26 17:00 R X
수도원도 박물관도 다 좋았지만 역쉬 와인통이 눈길을 끄네요^^ 생수통와인 통째로 가지고 다니면서 아무 길가에나 퍼질러 앉아 홀짝홀짝 마시고 싶네요~ 바람도 풍광도 기분도 끝내주겠지요?
벨라줌마 2016/07/26 20:41 X
역쉬 제비님! 술을 향한 수준(?) 높은 관념.... 저와 너무도 잘 통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ㅎㅎㅎㅎ 술 못하는 운전수 고용하여...... 무자비하게 큰 와인통 차에 싣고 홀짝 홀짝 마시며 멋진 풍광을 차창 밖으로 바라보며.....크아~~~~ 생각 만으로도 너무너무 행복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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