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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Russia

My neverending story

벨라줌마 2018. 11. 10. 15:48

2015/12/31 16:01

2000년 4월 이었을 것이다. 3단 이민가방 27kg+3kg의 무게... 순진한 어린 여학생의 최대 필살기 간절함 가득 애교띤 부탁 '저 유학생이에요....이번에 가면 한국에 언제 다시 올지 몰라요....이거 다 책이에요(사실 옷과 신발...이 책보다 많았다고 이제와...고해 한다) 좀 봐주세요...앙......' 공항 체크인 앞, 항공사 직원 앞에 선 내 모습이었다. 2015년 12월....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더 이상 그 어린 여학생의 어여쁜(?) 민낯의 모습은 찾아보기 살짝 힘들고, 여행가방 무게 23kg의 항공사들의 강경책은 더이상 애교라던지 부탁이라던지가 통하지 않고, 책의 무게 보다는 알콜의 무게가 저울 앞 여행가방의 통과 무게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난 여전히 공항 체크인 앞, 항공사 직원앞에 서 있다. 20대 초반 여학생의 필수품 책,옷,가방,신발들이 잔뜩 들은 3단 이민 가방이....인당 2병 혹은 (낙낙한 인심의 몇몇 공항) 3병의 한도를 이미 한참 초과한 내 피같은 와인이 든 스탠다드 사이즈 가방으로 변했고,착륙을 알리는 기내 안내 방송을 들으며 20대 초반시절, 또 새로운 땅을 밟는구나의 설레임에서 오는 불안을 안정시키는 기도에서 내 가방이 세관을 무사히 통과하게 해주세요의 기도로 바뀐 현실 앞에 서 있다.

물론 내 간절한 기도를 늘 들어주시기만 하지는 않으시는 그분이라는 것... 나도 안다. 지난 삼 년간 베니스-모스크바, 뉴욕-모스크바, 서울-모스크바 구간을 하염 없이 돌며 인당 초과 와인, 보드카가 들어 있는 가방을 그렇게도 끌고 다녔건만.....세관 무사 통과! 만세 삼창 유후~~의 기록이 오늘 베니스-모스크바 구간에서 깨진다.

혹.....아주 혹시.... 세관을 통과하지 못하여....관세를 내야하는 살벌하지만 스릴있고 알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 했는데 어이쿠 이런, 전혀 색다른 과정을 밟아야하는 희소가치 충분한 세금내는 경험을 해보고자 한다면 단연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을 추천한다. 일단 여러곳(여러 사무실)을 들려 매우 많은 서류에 서명을 요구하는 것이 단연 최고의 묘미다. 또한 혹시 현금이 없거나 혹 모자라 부득이 카드 사용을 하려면 또 한번 긴 복도를 지나고 두 세계의 계단을 넘어 다른 건물의 허술한 사무실로 들어가야 한다는 체력 단련의 시간도 주어지는 묘미도 있다. 앗, 또한 택시 기사가 공항 픽업 서비스를 받고 기다리고 있다면 더 긴장해야 한다. 무슨 기준이 적용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10분당 초가 기다려줌 요금이 적용된다............

세레나를 이탈리아 시댁에 놓고.....삼 년 만에 처음으로 홀로 비행기에 올랐다. 그녀의 존재덕에 늘 힘겨운 이동이라....불평아닌 불평을 했었다. 그녀를 동반 하지 않은 오늘...... 그녀를 동반했던 그 어떤 이동보다 더 더 많이 많이 힘겨웠다. 신은 늘 이렇게 날 꾸짖는다.

그래도....올해도....무사히....우리의 일용할 양식을 집으로 모셔온다. 함박웃음 베비라쿠아씨........ 우리의 피같은 와인 치즈 살라미를 정말 사랑스럽게 맞아준다. 그리고 고생 무쟈게 하고 임무 완수한 마누라 위해 우리의 진짜 진짜 오래된 친구 샤르도네를 딴다.

Happy the last day of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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