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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Russia

Merry Christmas, Moscow!

벨라줌마 2018. 11. 10. 15:58

2016/01/08 06:12

경험의 횟수에 의해 각인되는 환경과 상황은 1+1=2의 공식은 정답이다와 맞물리는 생각을 심어준다. 20년이 넘게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 나에게, 눈 내리는 추운 겨울+12월 25일=크리스마스가 그야말로 공식이었다. 굳건하게 믿어 의심하지 않았던 그 공식이 성립되지 않음을 처음 경험한 것은 15년 전 어학연수차 가게된 호주 시드니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였다. 반바지에 쪼리슬리퍼를 신고 민소매에 부채를 한 손에 들고 맞이한 그 크리스마스.....애교로 머리에는 산타 털모자를 써줬었지만 20분을 버티지 못하고 빼버리며....우씨 뭐야, 크리스마스 날이 뭐 이렇게 더워....하며 함께했던 친구들과 웃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오늘 모스크바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가 또 그 공식에 성립이 되지 않음을 몸소 경험한다.

눈 내리는 추운 겨울+1월 7일=크리스마스. 바로 러시아 정교의 크리스마스 날이다.

 

모스크바에서 내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 트롤리버스. 목적지에 도착이 가능한 트롤리버스가 동시에 여러대가 도착할 경우 나는 그 중 가장 오래되어 고물에 가까운 느낌을 주는 것을 탄다. 도시가 변하고 있다. 갈아 엎어 낡고 오래된 것들을 없애고 깨끗한 도시 조성을 위해 정돈되어 보이는 것들로 채워 넣고 있다....... 돈과 권력으로 도시를 조성하는 것에 힘쓰는 그 높으신 분들 눈에.....내가 좋아하는 이 낡고 지저분한 트롤리버스가 띄지 않기를 마음을 다하여 기도해 본다.

최첨단 디지털 시스템에 안전을 겸비한 먼지 한톨 없는 깨끗한 선진국의 지하철 역들과 여전히 그 오래된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모스크바의 지하철역들도 비교 선상에 올려 놓지 않아 주시길....도 기도해 본다.

나 홀로 크리스마스 날에... 베비라쿠아씨도 없고 세레나도 없어 몹시 신이난 내가 어디를 가야 신나는 구경을 할 수 있을까....한참을 고민하다... 나이롱 신자의 마음이 가는 곳.....성당으로.... 향했다.

Ha ёлкy = On Christmas tree. 크리스마스 트리보러 성당 가려면 <-----쪼기로 나가라고 매우 친절하게.....러시아어로만 알려준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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