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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예배당과 나 그리고 세례식 본문
2012/03/08 16:10
# 많이 망설였지만...그래도 꺼내고 싶었던 ‘’My Baku life Story’’
-예배당과 나 3-
나는 2011년4월 23일 아제르바이잔 바쿠 The Church of the Virgin Mary’s에서 성인세례를 받았다.
8명의 아제르바이잔인, 1명의 아프리카인 그리고 1 명의 한국인인 나까지 총10명의 인원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그 의식에 참여했다.
시작하게 된 의도가 그저 순수하기만 하지는 못하였다라고 고백하련다.
그 당시 세례를 받고 내 다이어리에 끄적여 놓은 혼잣말을 다시 들여다보니 이런 구절을 써 놓았더랬다. ‘’인간의 얕은 마음으로… 시작의도가 그리 순수하지는 못하였으나… 그분이 계획하신 세상의 모든 일 에는 그만한 이유가 또 그 결과가 있기에..... 그것을 다시한번 알게해주심에…Thanks God….. 25/04/ 2011
나는 운명과 인연을 믿는 이 중 하나이다.
이 세상에서 만나는 인연은 그것을 주관하는 누군가의 깊은 뜻이 반드시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바쿠에서 조셉신부님을 만났다.
어쩌면 그 분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분과 Catechism(교리문답) 과정을 함께 한 것이 아니라면, 그분에게 혼배성사 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면 많은 사람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이 공간에 내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지는 못했을 듯 하다.
나는 권위주의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생각이나 의견에는 관심없이 그저 당신이 시키는 그대로 하기를 원해하는 어른을 싫어했다. 무서운 마음에서 어려워 하는 마음에서 생기는 존경심을 받는 것에 자랑스러워 하는 지도자를 혐오했다. 아주 어쩌면…나는 이것들이 싫어 한국의 내 테두리를 친 사회를 떠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은 그 누구보다 좋았지만, 여전히 이태리 고향집에 갈때면 찾아 뵙고 이야기 나누는, 우리 부부에게 매우 소중한 인연의 사제분이지만 이태리 고향마을의 신부님을 인연으로 모든일의 시작을 그 분과 했더라면 지금의 이런 마음가짐으로 신을, 성전을, 신자들을 대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은 든다.
조셉신부님은
그분에게는 권위도 강요도 집착도 없었다. 가끔은 너무 순수하신 이분을 내가 희롱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 만큼 한결같은 단정함으로 상냥함으로 너그러움으로…..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진심으로 나를 대해주셨다.
조셉신부님은 나에게 교리를 강조하지 않으셨다. 또한 계획된 논리를 바탕으로 대화시도를 하시지 않으셨다. 어쩌면 나라는 인간을 너무도 잘 파악하시고 이해하시어 행동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권위적인 성직자들은 상대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자신의 옳고 정확한 진리를 쉼없이 이야기 할 뿐이다. 이 세상에는 생각보다 권위적인 성직자가 매우 많고 그분들을 따르는 신자들 또한 참으로 많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성직자가 좋다. 분명 틀리고 억지를 쓰는 이야기도 많겠지만 끝까지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어른이 좋다. 내 이야기가 틀렸을지언정 '그것이 아니다'로 말문을 여는 것이 아니라 너의 생각에도 이러한 이유들이 있겠구나 그리고 내 생각 내 의견에는 이러한 이유들이 있는데 들어볼래? 하는.........
인생의 선배다운 성품을 갖춘 그런 어른들 말이다.
잠깐 삼처포로빠져 지난주 금요일, 왠만한일이 아니고서는 큰소리를 내며 다툼을 하는 우리 부부가 아닌데 극도의 스트레스에 달해서인지 너무 과도한 흥분상태의 나를 진정시키기엔 그도 너무 힘겨웠는지…한 없이 유치하고도 험한 말들이 오가다 안되겠다 싶어 집을 나왔다.
막상 나와보니 아. 무. 곳. 도 갈곳이 없었다.
눈물을 흘리며 길을 걷기에도 너무 많은 시선이 집중되어있는 이곳의 특성상 마음껏 울기도 어려웠다. 멈추지 않고 전화벨이 울리고.... 전화기를 한동안 들여다 보다…… 전철을 탔고 버스를 탔고 한참을 걸었다. 멈춰보니 성당 앞 이었다. 늘 그렇듯 성당에 들어가 그저 한 동안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것이 사나워진 내 마음을 진정 시키는 가장 현명하고 빠른길이니 만큼….
나오는 길에 우연히 조셉신부님을 만났다. 그분은 어쩐일이냐 무슨일이냐 호들갑을 떨지 않으신다. 기도하러 왔냐며 돌아 가는 길이면 차 한잔 하고 가라하신다.
앉아서 차를 마시며 정말이지 생뚱맞은 이야기의 주제들을 꺼내놓으셨다. 웃기기도 어이없기도한 이야기들 그저 수다를 한참동안 나누다, 가야할 거 같다고 짧은 기도 해주시겠냐 여쭙자….
본인의 모국어인 폴란드어로 한참을 기도해주신다.
만나뵌 이후로 처음있는 일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엉엉소리내어 울었다. 현실로 돌아와 눈물을 멈추고 민망한 내가 ‘’폴란드어가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다’’라고 말씀드리자 ‘’자신도 그리 생각한다’’시며 그저 한참을 큰 소리로 허허허 웃으셨다.
내가 세레명으로 다니엘라를 선택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첫번째 이유는 내 남편의 이름이 다니엘레이다.
그를 만나서 신앙심 전혀 없던 그를 설득하며 내가 종교안에서 크게 벗어나 살고 싶지 않은 이유들을 설명하고 언젠가 세상에 나오게 될 우리의 아이들을 종교의 가르침 안에서(분명 집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나에게는 기독교도 불교도 이슬람교도 혹은 아직 접해 보지 못한 세상의 많은 종교도 그 안에는 분명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는 진리가 있다고 믿고 있다. 그것은 맹목적인 신을 향한 마음도 그 신을 이용하는 세속적인 종교인들의 감언이설 가식 감동도 아닌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봐야 하는 시선이 필요함을 가르치고 싶다는 소망이다.) 키우고 싶은 소망을 이야기 하며 혹 딸아이가 태어난다면 다니엘라라는 이름을 지어 아빠도 엄마도 딸도 모두가 다니엘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 였다.
두번째 선지자 다니엘.
어린시절 성경말씀 속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 인물이 다니엘이였다. 그것은 ‘쉬지말고 기도하라’의 구절을 세뇌시킨 내 외할머니와 친정엄마의 영향이기도 하겠지만 철이 조금씩 들기시작하며 그 ‘기도하라’라는 구절의 의미를 내 가치관과 결합시켜( 나는 모든 일에 무조건 기도하라의 어느 신앙인들의 마음과는 조금 뜻이 맞지 않는다.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이 시험이 있으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이다. 다만 내 가치관이라는 것이 모든일에는 감정의 동함이 일을 그르치는 지름길이다에 지론을 갖고 있기에 감정을 조절하는 것에 조용히 묵상하며 내가 의지하는 신에게 이것이 옳은 행동인가요를 질문하며 다시한번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의미로서의 기도가 된다) 험한 세상에 너무 옳지 못한 혹은 너무도 다른 길로 들어서지 않고 소신을 갖고 살고자 하는 소망대로 살고 싶은 꿈 때문이다.
꼭 카톨릭 신자가 되야할 이유는 없었다. 꼭 그방법이 아니어도 차선책은 얼마든지 있었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이 시기에 꼭 그 이유가 필요했고 그 이유가 지금의 나를 조금 더 성숙 시켰으며,
앞으로의 나와 내 가정을 잘 지켜내기 위한 또 하나의 디딤돌로 자리 할 것이라고…..
세례는 성인이 된 나의 책임의식을 한번 더 견고하게 다진다는 그런 의미로, 자세로 받았다.
성인이 된 나는 여전히 성장통을 겪고 있다.
성장통은 숫자에 불과한 나이를 먹어가며 어떠한 적정한 시기에 멈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죽는 그날까지 겪을 내 성장통을 조금 더 지혜롭게, 현명하게 이겨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을
찾아내기 위한 그 긴 여행에 너무 쉬이 지쳐가지 않도록.......
늘 같은 곳에 계시는 내 신께.... 나는 오늘도 그렇게...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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