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4 04:56

 

모스크바 현재 시간 오후 10시..... 내일 아침 날이 밝아지면 베비라쿠아씨의 서른 다섯번쨰 생일 이다.... 세레나에게 내일 아빠의 생일이니.....써프라이즈~~~ 그림 선물을 하자고 제안했다. 흔쾌히 기뻐하며 도화지 위에 아빠의 얼굴을 그린다......

그럼, 사랑하는 아빠! 생일 축하해요! 도 써 넣어 보자고.....엄마가 옆 종이에 써 줄테니 그대로 한번 따라 적어볼까라고 제안했다..... 기꺼이 그러겠다고 좋아한다.... 그리고 매우 자신감 있게 내눈에는 외계어 글씨체....세레나 눈에는 명확한 의사 전달의 글씨체가 써 내려간다.....

눈물이 흐르는 동시에 웃음보가 터졌다.....

"내 새끼 진~~~짜 잘한다!" 고슴도치 어미의 여과없이 들어나는 감정표현이다.....

나는 베비라쿠아씨 부녀의 생일 날이 동시에 든 11월을....몇 개월 전부터 준비했다..... 그것이 성대하고 화려한 파티의 계획은 아닐지라도..... 우리만의 행복한 시간....추억하며 좋아할 시간으로 말이다.....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인생사라고는 하지만.....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우리의 인생에.....불행한 하루가 존재 할 것을 정확하게 예상하여 대비하고 살지는 못한다.....

세레나는 지난 10월 15일 모스크바 토요 한국 학교 수업시간..... 잠시 자리를 비운 담당교사의 부재의 몇 분..... 같은 반 친구와 창틀에 올라 장난을 치다가..... 친구가 창문을 열었고.... 열린 창문 앞에서 밀고 밀리는 장난 중 밀려 6-7미터 높이 2층 교실 창문에서 추락했다.......

추락 당시 세레나는 호흡과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응급 후송되어.... 응급 치료를 받았고....우리 곁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만4세 아이의 그 모습 그대로 남아줬다.....

세레나는 응급실에서 긴박했던, 그 불행한 하루를 꼬박 보내고...... 일반 병실 신경외과 어린이 병동으로 옮겨져... 10일간 치료를 받았다..... 현재 세레나는 절대 안정의 의사 권고를 받고....집으로 돌아와....우리 앞에서....숨을 쉬고....웃으며....얘기를 하고....재롱을 피우며..... 외강, 내.....무너짐의 불안한 부모 마음을 쓰다듬어주고 있다......

세레나 사고의 정확한 사고 진단명은 'Catatrauma' : Closed craniocerebral injury, Brain contusion, Fracture of the right mandible to the right without displacement.

나는 이 진단서를 한국말로 보기가 어렵다...... 같은 내용인데.... 영어와 이탈리아어 번역문으로 읽는 아이의 진단서와 한국어 번역의 진단서를 읽는 마음의 상태가 판이하게 다르다...... 세레나는 앞으로 1년간 3개월에 한번씩.... 재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현재 아이는 머리를 열어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은.....감사하게도 아니다. 하지만 불행한 어떤 하루가..... 또 언제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불행한 어떤 하루가 더 이상은 세레나 앞에 나타나지 않기를....  시작되지 않기를 모두가 바라고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이웃 블로그 왈리님댁에 들려 가을날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주는 단풍든 나무.... 긴 몸통을 자랑하듯 쑥쑥 뻗어 오른 멋진 나무들이 들어 찬 숲의 모습을 한참동안 들여다 봤다. 그리고 너도바람님 댁에 들려 혜경씨 꽃집에서 온 가을 국화의 따뜻함을 가득 오랫동안 느꼈다..... 제비님 댁에 들려 들깨를 터는, 어여쁘신 초보 농사꾼의 모습뒤로 멋드러진 능선을 자랑하는 지리산을 온 마음을 다하여 감탄하며 들여다 보고 알퐁님 댁에 들려 알퐁님 꼬맹이의..... 사랑스러운 한마디 한마디의 말을 눈으로 읽으며 평온해지는 마음을 내 마음을.....그렇게 그렇게 다독였다.................

이러한 사진과 글을 올리시는 많은 블로거분들을 이웃으로 둔 나는........ 원망 혹은 미움이라는 악한 감정에게 패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나는 안다.... 세레나를 우리 곁에...온전히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여 보호해준 세상의 모든 선한 신들이 나의 악한 마음을 다스려 줄 것을 말이다.....

나는 내일 아침....미역국을 끓여 내 사랑하는 동지 그리고 내 애인인 다니엘을 위해 생일 밥상을 차리고....형편없는 솜씨에 굴하지 않고... 자신 있게 손수 케익을 만들어 서른 다섯개의 초를 얹어 그의 얼굴 앞에 들이밀 것이다....... 그리고 세레나의 사고를 겪으며.... 더욱 견고해진 우리의 믿음과 흔들리지 않았던 서로를 향한 애틋한 존중, 그 사랑에.....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다.

 

jebi 2016/11/04 12:06 R X
그동안 아니, 지금도 겪고 계실 벨라님의 마음 고생이 고스란히 느껴져 제 마음도 너무 아픕니다.
세레나와 벨라님, 그리고 벨라님의 사랑하는 동지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 보태겠습니다.
alfon 2016/11/04 20:58 R X
아휴..... 읽으면서 가슴이 콩닥콩닥하다가 저릿하다가.... 얼마나 걱정이 많으셨어요... 특히 외국에서 에휴..... 그런데 아이들은 원래대로 돌아가는 탄성? 회복력이 아주 좋으니 큰 걱정 안 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엄마로서 걱정 안 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big hugs xoxo
WallytheCat 2016/11/05 02:07 R X
뭐라 댓글을 적어야할 지... 세레나는 물론이고, 가족 모두 얼마나 놀랐을지 짐작만 해봅니다. 아빠 생일 선물로 그린 그림이 아주 훌륭하네요. 즐겁고 행복한 생일 파티가 될 거라 믿어요.
메이데이 2016/11/05 13:59 R X
왈리님과 같은 마음이에요.
너도바람 2016/11/07 17:40 R X
형편없는 솜씨에 굴하지 않고 자신있게 구운 촛불 서른다섯개의 케익이 궁금합니다. 꼭 사진으로 보여주세요. 아이들의 탄성 회복력에 대한 알퐁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
벨라줌마 2016/12/05 05:19 R X
걱정하시게 만들어 죄송합니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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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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