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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Beauty inside. 본문
2017/04/22 15:11
영화 뷰티 인사이드 2015년 작품. 백종열 감독.
오랜만에 영화 한편을..... 앉은 자리에서.... 두번 돌려 봤다. 내 마음을 쑥 하니 잡아 당기는 영화 그리고 드라마를..... 아! 성장통이 또 시작되었구나, 아프구나....싶을 무렵 찾아보고 다시 찾아보고 돌려 다시보고 또 다시 돌려보는.... 나만의 진통제로 사용하기 시작한지는 꽤 오래되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길지 않은 내 인생.... 거의 모든 시간이 매일 사춘기 였구나 싶다......
나는 내가 좋았던 영화, 내가 싫었던 영화를 추천 혹은 비추천으로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다른이에게 소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언제부터인지 자세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혼자하는 시간을 즐긴다고 생각하던 시기부터..... 다른 사람과 그 영화의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생기면서 부터 인 것 같다. 그건.... 늘 좋지만.... 볼 때마다 다른 가르침을 받는.. 또 다른 시선의 감동을 받는 그래서 깨우치고 반성하는 그래서 행복해지는 그 매번 다른 시간의 감정을 내 한줄의 영화평으로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영화는...... 현재의 내 상황....내 감정....을 이입 시키는 양날의 검... 그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감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나' 를 이입시킨다. 감독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이가 들으면 깜짝 놀라 당혹스러워 할 이야기다...... 하지만...... 내가 감히.... 존경한다는 직업군에 속하는 영화 감독, 드라마 작가, 소설가, 작사가... 이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자신이 쓰는 글을 읽고 보고 듣는 사람들이 자신의 글 속 상황에 그들을 대입 시킨다는 사실을 아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쉽지 않은 직업이고 그래서 나 같이 평범한 사람은.... 감히 존경이라는 감정의 울렁임에 흔들리고 휩쓸리고 그래서 울고 또 소리내어 웃으며..... 당신은 천. 재. 군. 요. 라고 소리내어 외치게까지 된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는 18살 생일 아침 이후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의 사람으로 변하는 한 남자 '김우진'의 이야기이다. 영화 속 김우진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깊이 빠지게 만든 여인 홍이수를 만나며 자신의 삶, 그 아수라 백작의 자괴감, 그 험하고 불편한 현실 속 아이러니한 기쁨과 설렘 그리고 혼돈과 상처에 허우적대기 시작한다.
영화를 본 첫 시간..... 나는 김우진이 아닌 홍이수 역에 나를 이입시켰다. 그리고 현실의 김우진은 내 남편인 베비라쿠아씨.... 그리고 내 아이 세레나 였다.
그리고 영화를 두번 째 본 시간..... 김우진 역에 나를 이입시켰고, 현실의 홍이수는 내 남편 베비라쿠아씨 그리고 내 아이 세레나 였다.
가족이라는 특수 집단 속 역할은 그 역할의 본업 즉 남편과 아내 혹은 부모와 자식이라는 일방통행의 롤속 역할을 여러 가지의 사회적 통념, 전통적인 이념의 틀안에 거부감 혹은 의구심 없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가둔다. 그것을 가둔다하여 의문을 품거나 그것에 가둬졌다하여 투쟁하여 바꿔보겠다 마음 먹지도 않는다. 사회적 통념, 전통적인 이념을 깨야 한다 선동하고 싶은 마음은 절대적으로 없다. 그것을 깨고 싶은 사람은 결혼이라는 틀 안에 발을 들이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정말 오랜만에 나의 그대 베비라쿠아씨에게 장문의 이메일 '러브레터'를 써 보냈다........ 최근 우리가 겪은 여러 상황들... 예상했던 일에서의 변수 속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일들을 해결하는 과정 속 우리는 영화 뷰티 인사이드 속 김우진 이었다..........
나는 그에게...... 여전히 당신은 너무 아름답다고.... 늘 아닌척해도.... 당신을 보는 매 순간 가슴이 설렌다고..... 늘 당신의 반대편에 있는 척 하지만 나는 당신의 생각, 당신의 이념, 당신의 결정 그리고 그 유치하기 그지없는 농담마저도 너무 좋다고.... 그러니 쫄지 말라고....전했다.
긴 장거리 연예기간.... 우린 손편지를 참 많이도 썼다....... 한 달 전 시댁에 드른시간..... 그의 유소년 청년기의 모든 추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그의 방.... 2009년 내 모든 짐을 이고 싸들어 옮긴 이후 그의 작은 방 반 이상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내 모든 추억의 짐들 덕에... 이젠 우리의 방이 된..... 시부모님 집 3층 현재 우리의 이태리 공간 그 방에서..... 나에게 받아 하나도 빠짐없이 차곡차곡이도 모아둔 그의 편지 상자를 우연히 발견하여 읽었다. 문법도 틀리고 어순도 틀리고 단어 선택도 이상한 그 외국어로 전했던 내마음....유치하기 그지없는 맹세의 구절..... 달달하다 못해 손발이 오그라드는 내용의 이걸 내가 썼다고? 오마이 갓을 외치게 만든 부끄러운 그 편지들을 읽으며..... 많이 울었다......
몇일 전 보낸 러브레터의 내용 중 10년 전 보낸 러브레터의 내용과 많이 같지만 꽤 다른 구절의 내용을 썼다. 10년 전 그에게 쓴 러브레터에서... 난 우리의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그리고 삼일 전 그에게 쓴 러브레터에는....... I can not swear that i will love you and i will respect you until my life finishes.... but i can say that i will try all my best to 'keep my mind' for you my love..... 라고.......
한 달 전 이태리 시댁에 떨궈 놓고 온 세레나가 내일 내 품, 현재 우리의 보금자리 모스크바로 돌아온다. 아이의 매일 매일을 볼 수 없던 지난 4주간.... 세레나는 자의적이었던 타의적이었던 여러 새로운 상황을 경험했기에..... 영화 뷰티 인사이드 속 김우진의 모습을 나에게 보일 것이다...... 성장 하는 아이를 보는 엄마가 견디어 내야하는 내 아이 김우진을 받아 들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것은 어쩜 내 선택..... 엄마라는 이름의 사회적 통념, 전통적 이념의 역할 속에 나를 가두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쿨~~~한 척, 센 척하는 엄마 역할을 코스프레하며 자괴감에 빠질 생각은 없다. 다만 엄마라는 역할의 시선 속 이해불가능의 상황이 올때면....... 영화 뷰티인사이드를 또 찾아 볼 것이다. 그 진통제, 그 약발이 얼마나 먹히게 될까는 장담할 수 없지만..... 진통제 한 알 먹고..... 푹 자고 일어나면.... 잠깐이라도 쿨~~~~한 척 하는 엄마.... 그 코스프레는 가능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나의 그대 베비라쿠아씨......
영화 뷰티인사이드 속..... 내 심장이 쿵! 하니 내려 앉은 scene.......
자신이 처한 상황을 사랑하는 감정에 빠지게 만든 홍이수에게 힘들게 설명한 김우진.... 그의 말을 그의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홍이수가 그를 찾는다. 그리고 아침이면 변하는 그의 모습을 보게 해달라고 청한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홍이수가 묻는다.
"왜.....나야?"
"매일 이렇게 다른 모습의 내가 익숙했는데....... 널 만나고 이런 내가 불편해졌어....... 내일 아침 내가 다른 모습이어도 괜찮겠어?"
나의 그대를 처음 만났을때 난...... 익숙한 내 모습에 자만심 가득한 자신감이라는 오만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내일 아침 눈을 떠 내가 다른 모습이어도 괜찮겠어? 질문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 단연코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8년간.... 아침에 눈을 떠.... 어제 내 다른 모습에 많이 당황했지? 라고 묻는 시간의 횟수가 꽤 많았다...... 그래도..... 그래! 너 미친거 아니야? 의 답이 아닌...... 아니! 그 다른 모습도 너지만.... 난 그 모습도 괜찮아....라고 답해주는 고마운 나의 그대....... 그에 반해 난....... 아침에 눈을 떠..... 넌 어제 내가 알고 있던 니가 아니였어! 미친거 아니야? 라고 타박하고 상처를 입혔다.......나는 영화 속 김우진이어도 되고.....넌 영화 속 김우진이면 안돼!라는 참으로 터무니없는 이기주의자로 그를 대했다.....
뭐.... 얼마나 나를 바꿀 수 있을 지 나는 장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와의 시간 속 사춘기 그 질풍 노도의 시기가 찾아 오면..... 영화 뷰티인사이드를 또 찾아 볼 것이다......
매일 매일 이영화를 봐야하는 것 아닐지...... 매. 우. 두. 렵. 다.
P.S 우울함이 바닥을 치고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을때..... 난 무한도전 2011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편을 찾아본다...... 무한도전..... 내 공개 일기장에 그 프로그램 명을 거론하는것 조차 조심스러운 애틋한 무한도전의 모든 에피소드가 소중하고 또 소중하지만..... 난 행복해지고 싶을때..... 내 안의 유머 본능을 잃고 싶지 않을때 이 에피소드를 꼭 다시 찾아 본다.
아이러니 하지만.... 찾아 볼때 마다...... 너무 좋아요를 누르게 되는 경연팀의 노래가 다르다...... 어제 다시 본 에피소드 속...... 가수 바다와 길..... 이 두 멋진 뮤지션의 완성곡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 2017년 4월 셋째 주....오늘의 내가 너무 너무 좋아요를 꾸~~욱 하니 누른 이 노래를 당신께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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