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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2016/03/01 16:35 러시아, 모스크바에 와서 가장 많이 들은 단어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다차'다. 주말에는 다차에 가기때문에 주말 약속을 정할 수가 없다는 현지사람들을 만나며 도대체 다차가 뭐길래 주말마다 거기를 간다는 건가 싶었다. 다차(Dacha)는 볼세비키 혁명 이전인 러시아 봉건사회, 귀족의 전원 별장을 일컸는 말이었다고 한다. 볼세비키 혁명 이후 이 특권층의 특별한 집은 '모든 인민에게 똑같이'라는 구호 아래 무상으로 분배된 도시 근교 땅에 서민들의 특별한 집, 다차로 자리를 잡는다. 공산주의가 붕괴하고 개방이라는 시간이 오기전, 믿기 힘들었지만....이 곳 사람들은 굶주림과의 전쟁을 치뤘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한 곳은 아이러니하게 이 곳 다차였다. 텃밭을 일구어 채..
2016/01/30 18:30 동네에 아지트를 삼을 만한 카페가 문을 열었다고,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껏 격양된 나타샤의 목소리가 수화기 넘어로 들려온다..... 실로 오랜만에, 아이들 없이 우리끼리 만나는 내 모스크바 친구들 올가와 나타샤.... 따져보니 마지막으로 얼굴 본 것이 한 달이 넘었고 우리끼리만 만나는 것은....음.....가물가물하다....아마 여름...이었나보다.... 동네에 책방+커피집+아이들 아트 교실= 엄마들에게 고마운 놀이 장소가 문을 열었다. 오랜만에 아이들을 떼어두고 성사된 우리만의 만남이지만....결국 나중에 아이들 데리고 올만한 장소 사전 답사다.... 남편들이 출근을 하지 않는 (베비라쿠아씨 제외) 토요일. 올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소냐를 남편 미샤에게 떼어..
2016/01/25 00:31 아제르바이잔에 살던 시절부터 우리의 단골 외식 식단으로 자리잡은 코카서스 음식. 그 중 조지아 음식은 정말 쵝오다. 모스크바에는 코카서스 음식을 모아놓은 레스토랑이 많은 편이다. 적절한 예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영국에는 인도 음식이 많고 미국에는 이태리 음식과 중국 음식이 많은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소련시절, 음식으로 가장 유명했던 곳은 키예프, 즉 우크라이나 음식이라고 한다. 러시아 사람들이 전통음식을 먹으러 찾는 대부분의 식당들은 우크라이나 음식을 하는 레스토랑인 경우가 많다. 어찌되었든 조지아 음식을 하는 식당임이 자명한(?) 우피로스마니 레스토랑에서 우리가 그날 먹어준 메뉴는 보르쉬 수프(비트뿌리와 소고기로 끓여낸 선홍빛 우크라이나 전통 수프) ,시금치..
2016/01/24 23:46 레스토랑 우피로스마니. 우리가 노보데비치 수도원의 공원을 자주 찾는 또다른 이유, 바로 이 조지안(코카서스) 음식을 하는 식당 때문이다. 착한 가격으로 주머니 가벼운 우리가 편하게 들려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추리닝에 모자 눌러쓰고 슬리퍼 끌며 맘편하게 들어갈만한 식당도 아니다. 하지만 이따금씩 낭만속에 흠뻑 취하고픈 어느 하루, 오늘만은 여왕님 놀이에 빠지고픈 어느 하루에'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행복지수 상승!' 가능한 그 하루를 충분히 제공 받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나는 이곳을 세레나와 그녀의 친구 소냐를 끌고 더 많이 갔다. 점심 비지니스 메뉴를 이용하여 부담없는 가격으로 맛있는 조지아 음식을 먹는 희열을 만끽했었지만 아이들이 혹시 컵..
2016/01/23 19:08 차이콥스키가 백조의 호수를 작곡한 것에 영감을 준 장소로도 유명하단다. 공원인지 호수인지 정체를 알 수 없을만큼 많은 눈으로 뒤덮인 이곳. 눈으로 뒤덮여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아이고 어른이고 신나게 눈싸움을 하고 눈썰매를 타며 꽁꽁 얼어붙은 호수 바닥위에서 미끄럼을 타고 스케이트를 타는 풍경은, 매서운 겨울 바람도 잊고 동심으로 돌아가 마음껏 웃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방이 동화속 삽화인 듯한 착각이 드는 그림같은 경치는 참으로 사.랑.스.럽.다. 분명 차이콥스키도 눈덮이고 꽁꽁언 추운 겨울날의 노보데비치 수도원의 공원과 호수를 보며 큰 영감을 얻었을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징글징글하게도 싸우며 2015년을 보냈다. 악담을 퍼붓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진짜 싸움..
2016/01/23 17:39 모스크바의 명소 of 명소 노보데비치 수도원. 16세기 초에 건립되었다. 1680년대에 대규모로 증축 된 모스크바 바로크 양식을 표현한 대표 건축물로서 외관의 큰 변화 없이 현재의 모습 그대로 유지되 오고 있다.1812년 나폴레옹 부대에 의해 폭파 될뻔한 위기도 있었고, 볼세비키 정권에 의해 1922년에는 폐쇠 되었으며 2015년에는 종탑에 불이나 현재까지 보수공사 중에 있지만 2016년 1월...이곳은 여전히 수녀들이 거주하며 수도 생활을 하는 곳이며 박물관을 비롯 러시아의 유명인사 270여명(안톤 체호프,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니키타 흐루쇼프 등등 그 중 내가 알만한 사람은 니콜라이 고골과 보리스 엘친 정도...)의 시신이 안치 되어있는 묘지로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유..
2016/01/12 20:45 영하 15도.... 개인 체감온도 영하 100도.... 정말 추운 겨울날... 사진 찍어 보겠다 장갑 벗고 셔터 누른지 10분만에 손가락이 오그라 든다..... 너무 추워서 어디든 들어가야 한다는 강박과 성당 터 안 들어갈 곳은 성당 안 뿐 허나 저 긴 줄을 보며 뇌작동이 멈춘다. 그래도 이 악물고 기다려 들어간다. 들어가기 전 카메라 금지!의 붉은 사선줄을 보고 말 잘듣는 나는 가방 안에 카메라를 넣었다. 사람들로 꽉 찬 성당 안을 비집고 들어가...... 귀가 이끄는 곳으로 향했다. 나는 이미 이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을 5번이나 방문했다. 대략 어디에 뭐가 있는지 방향감각을 잃지 않는다면 대충 안다............ 무반주 성가대의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발길이 간다..
2016/01/10 21:13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Cathedral of Christ the Saviour) 러시아가 1812년 12월 나폴레옹군의 침략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여 러시아의 건축가 콘스탄틴 톤이 신(新)비잔틴 양식으로 건설 하였다고 한다. 볼세비키 혁명 후 스탈린의 종교 탄압 정책으로 1931년 12월에 폭파 되었으며, 성당 터에는 야외 온천풀이 조성되었었다고 한다. 이후 소련이 붕괴하고 종교 복권이 시작, 국민의 성금과 러시아 정부의 지원으로 제단이 있었던 장소에 성당을 재건하였으며 2000년 5월에 헌당식을 가졌다. 솔직하게 내 맘에 쏘옥하니 드는 장소라서 혹 모스크바에 놀러오면 꼭 보세요~~~라고 추천하고 싶은 곳은 아니다. 지극히 개인적 나의 취향으로 너무 화려한 교회 내..
2016/01/08 06:12 경험의 횟수에 의해 각인되는 환경과 상황은 1+1=2의 공식은 정답이다와 맞물리는 생각을 심어준다. 20년이 넘게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 나에게, 눈 내리는 추운 겨울+12월 25일=크리스마스가 그야말로 공식이었다. 굳건하게 믿어 의심하지 않았던 그 공식이 성립되지 않음을 처음 경험한 것은 15년 전 어학연수차 가게된 호주 시드니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였다. 반바지에 쪼리슬리퍼를 신고 민소매에 부채를 한 손에 들고 맞이한 그 크리스마스.....애교로 머리에는 산타 털모자를 써줬었지만 20분을 버티지 못하고 빼버리며....우씨 뭐야, 크리스마스 날이 뭐 이렇게 더워....하며 함께했던 친구들과 웃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오늘 모스크바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가 또 그 공식에 성..
2015/12/31 16:01 2000년 4월 이었을 것이다. 3단 이민가방 27kg+3kg의 무게... 순진한 어린 여학생의 최대 필살기 간절함 가득 애교띤 부탁 '저 유학생이에요....이번에 가면 한국에 언제 다시 올지 몰라요....이거 다 책이에요(사실 옷과 신발...이 책보다 많았다고 이제와...고해 한다) 좀 봐주세요...앙......' 공항 체크인 앞, 항공사 직원 앞에 선 내 모습이었다. 2015년 12월....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더 이상 그 어린 여학생의 어여쁜(?) 민낯의 모습은 찾아보기 살짝 힘들고, 여행가방 무게 23kg의 항공사들의 강경책은 더이상 애교라던지 부탁이라던지가 통하지 않고, 책의 무게 보다는 알콜의 무게가 저울 앞 여행가방의 통과 무게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