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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소박한 포장지

벨라줌마 2022. 5. 11. 17:50

나는 내 상태를 관찰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을 갖을 여유가 없구나를 가늠하는 기준이 있다. 이 기준치, 그 선을 넘을 확율이 높아짐을 인지하게 되면….. 진심으로 쉬어야 한다. 꽃, 나무, 곤충, 동물, 이 자연의 어우러짐속에 내 마음과 몸을 자꾸 밀어 넣어야 한다. 몸을 힘들게 만들기 위해 유산소 운동이라는 거창한 의미의 뜀박질을 해야 한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아이들이 재잘대는 소리를 자꾸 마주하고, 길을 걷다 조우하게 되는 아이들과 눈맞춤을 하여 내가 지을 수 있는 세상 어여쁜 미소를 나와 눈이 마주치는 아이들에게 보낸다.
아이들은…… 그리고 자연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더 큰, 더 사랑스러운, 참으로 곱고 어여쁜 함박웃음으로 답례한다. 그 다독임은 내 사나운 마음을… 참으로 쉽게 가라 앉힌다. 인간을 말그대로 무.장.해.제 시키는 것들부터 지키는 것이…. 어쩌면 자유를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일말의 자격을 얻을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요즘 나와 세레나는 네델란드어 배움의 ‘지옥’에 빠져 있다. 우습지만 ‘지옥’이라는 단어를 쓰는 건 그저 나다. 이민자, 다국적 인종이 모여사는 암스테르담은 그 이름에 걸맞게 그들의 정착을 돕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아직 전반적인 부분을 볼 수 있는 입장과 상황은 아니지만 세레나의 교육 과정을 지켜보며…. 내가 조급해하고 불안해 할 이유가 없음을 상기 시키려 노력한다. 노력하는 이유……
난 조급해하고 불안하기 때문이다……
네델란드의 초등학교에는 ‘newcomers group’이라는 이름의 학급이 구성되어 있다. 모든 초등학교가 이 학급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네의 4-5개의 초등학교 중 한 곳은 이 학급을 운영한다. 이 학급은 만 6세에서 만 11세의 외국인 아이들이 네델란드어를 배우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그것을 바탕으로 수학, 과학, 역사, 자연 교육 역시 지원한다. 대부분 1년 과정을 거쳐, 학부모가 결정하는(대부분 통학거리가 가장 가까운 학교) 학교, 제 학년으로 입학(전학)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년이 높을수록 제 나이에 맞는 학급으로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네델란드 사람들은 이 시스템에 무척 관대하고 여유롭다. 내아이가 내년이면 10세 인데 혹시라도 8-9세 아이들이 있는 학급으로 들어가면 어쩐데요라는 세레나 부모의 진지한 질문에 ‘그게 왜요??’라고 반문해 온다. 그건 내가 방문한 10여곳의 초등학교 교장, 교사, 학생 지원부서 담당관 모두 일괄되게 보인 반응 이었다. 할말이 진정 없었다…….

나는 암스테르담 대학교의 네델란드어 어학원 과정을 등록했다. 나이 많은 아줌마, 거기에 외국인 일반 학과 재학생이 아닌 나는 수업료로 에누리 없는 full price를 내고 공부한다. 굳어져 가는 내 머리도, 공부에만 집중 할 수 없는 내 상황도 억울한데 돈도 많이 낸다. 이런 젠장이지만 네델란드는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을 공정하게 돌아가게 하기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며 조율한다. 이 부분은 내가 네델란드에 사는 동안 진심으로 자세하게 들여다 보며 알아가고 싶은 작은 꿈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 2회, 총 6주 12회 수업. 5회 수업을 마치고 나니 시험을 본다. 이런 젠장. 이 나이에도 시험은 진짜 싫다.
그래도 어쩔 것인가. 돈도 많이 내며 얄짤없이 숙제도 해야하고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뒤돌아 서면 잊혀지는 구멍난 독의 물붓기식 암기도 해야하고, 시험도 봐야 하는 에누리도 없고 특별 대우는 더더욱 없는 이 지옥행을 결정 한 것은 나인데…….
허나….. 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국적도 참 다양한 어여쁜 20대 청년들 틈에서….. 떨어지는 내 이해력, 뒤처지는 내 순발력, 욕나오는 내 암기력의 총체적 난국의 나지만….. 난 충분히 기쁘고 행복하다.

베비라쿠아씨 가족에게 행복과 새로운 언어, 문화 습득의 고난은 그저 같은 선에 있다. 내 아이가 이 시간을 고난이 아닌 행복이라 습득하여 학습되기를…… 행복이라는 소박한 포장지 안에 가득 담겨있는 내용물은 화려한 고난임을 이해해 가기를……
나는 소. 망. 한. 다.

그리고… 행복이라는 포장지는 소박해야 함을 몸소 알려주신 Mr, Moon.
당신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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