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Belarus2020. 9. 24. 16:51

내 아이의 성장기를 지켜보는 시간은 내 성장기를 써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2017년 여름, 만 4세의 세레나가 외치던 '엄마! 나 이제 아기 아니지? 이렇게 무서운 것도 잘하지?'

2020년 여름, 만 7세의 세레나는 '엄마! 나 쬐끔 무서운데 그래도 잘 하고 있지? 천천히 컨센추레이트(concentrate)하면 되는거잖아 그치?'라고 말한다. 

아이의 성장기 속, 손을 내밀어 주는 이는 이제 더 이상 '엄마, 아빠'만이 아니다. 커가는 아이 앞에 너무 많이 이들이 너무도 다른 방식으로 손을 내민다. 내미는 손을 잡는 주체가 더 이상 내가 아닌 아이임을 상기할수록 난 또 다른 걱정앞에 서게된다. 그리고 결국 외줄타기 같은 인생의 중심을 잡는 주체는 스스로가 되어야 함을....... 나는 아이의 성장기를 보며 그렇게 배우고 있는 중이다.  

나는 '엄마'라는 막강무기로 내 능력 미달의 여러 상황에 대해, 스스로에게 구차한 변명을 이어 가고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엄마'라는 타이틀 뒤에 겁장이인 나를 숨기고 있다. 이렇게 한심한 내게........ 용기내어 따박따박, 한걸음, 한걸음 발을 떼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그리고 당신의 모습은...... 위안인 동시에 자극이 된다. 

진심으로 내일을 모르겟을 오늘을 살고 있는 나에게, 

나홀로 (왜, 무엇때문에 하고 있는가를 전혀 모르겠을)암벽등반을 하고 있는 듯한 오늘을 살고 있는 나에게, 

아이는....... 그리고 당신의 존재는 참으로 큰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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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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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도바람

    와우 이제 완연한 어린이 세레나. 암벽등반이라니... 세레나가 어느날 인수봉 선등해준다면 등산학교 입학해 암벽과정 수료해 놓겠음

    요즘 옛날 산친구들이 머리 허옇게 새서는 얼굴들 보며 살자고, 요즘 계룡산서 자주 야영하면서 사진을 보내며 오라고 난리 ㅎ

    2020.09.24 22:02 [ ADDR : EDIT/ DEL : REPLY ]
    • 세레나 참 많이 컸지요? ^^
      너도님 등산학교 암벽과정 시작하여야 할 듯요. 인수봉이 (뭔데?)어딘데를 묻긴했지만 한국가서 암벽등반 하겠냐 물었더니 세레나는 무조건 ok라는데요? ㅎㅎㅎ

      머리가 허옇게 새가는 오랜 친구들이 안부를 물어오고, 얼굴 보고 살자 연락해주는 시간........ 저는 요새 그 시간들이 기다려집니다. 마음 나눌 친구들이 있다는건 불안한 내일이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살아내야한다는 의미를 부여하며 힘을 내게 되는 원동력이니요....

      제가 살고 있는 곳도 시끄럽고, 가족들이 살고 있는 곳들도 시끄럽고, 내 지나온 발자취가 선명하게 남아 있는 곳들도 시끄럽고.......... 요즘은 (어쩌면 그때 그 시간 역시)시끄러운 시간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신나했던 시간 속 함께였던 너도님이 무~~~~척 그립습니다. '추석 잘 보내세요!'의 안부인사 전합니다!!!!!!!!!!!!
      ps 너도님! 제 오래된 아이패드가 드디어 수명을 다해가나 봅니다. 완전 먹통이라 카톡 사용 불가 입니다. 어찌되든 고쳐보든지 새로 하나 장만하던지 해야 할 듯요. 힝

      2020.09.30 12:15 신고 [ ADDR : EDIT/ DEL ]
  2. 너도바람

    동대문 의류 상인으로 변신한 화가 선생이 달항아리 추석 카드를 톡으로 보냈길래 벨라님에게 보낼랬더니 이런, 언능 카톡의 세계로 다시 오시길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교전 소식에 마음이 아프고, 전사자 소식에 더 마음이 아프고.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평화롭기를...

    산에 다닌것도 잊을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30년동안 소식도 모른채 살아가던 산친구들이 하나둘씩 안부를 묻고 산에서 다시 만나게 한 이 시간들이 참 좋고 고마워요. 벨라님도 그 시절 금방이라는...

    인수봉은 북한산의 옛이름인 삼각산을 이루는 한 화강암 봉우리,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결혼전 북한산이 좋아, 도봉산이 좋아 몇년 한주도 빼놓지 않고 혼자 갔었어요.

    한가위 보름달에게 민스크에 안부 전할게요
    예희씨 보고 있는 달이 내가 보낸 달~~~

    2020.10.01 11:49 [ ADDR : EDIT/ DEL : REPLY ]
    • 한가위 보름달이 왜그리 강렬히도 날 처다보나 했더니...... 너도바람님의 안부를 제게 전하고 있었던거군요 ㅎㅎㅎㅎ
      제가 본 달, 너도님께서 보내주신 달!!!!
      I was HAPPY!!!!

      2020.10.15 16:19 신고 [ ADDR : EDIT/ DEL ]
  3. 헛 순간 세레나가 유모차 같은 것을 등에 지고 있나 생각하고 놀랐습니다. ㅎㅎ

    2020.10.20 17: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ㅋㅋㅋ 유모차 뿐이었을까요...... 참 많은 것을 상상치도 예상치도 못한 것들을 등에 지고, 손에 쥐고, 입에 물고 놀았으니 ㅎㅎㅎㅎ

      2020.10.26 18:22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