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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Belarus

Sanatorium/Санаторий

벨라줌마 2020. 8. 19. 16:30

시대가 변하고 의학과 기술이 날로 발전되는 현대 문명에 의해 변화되어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변화되어야 하는 여러 이유 중 본래 단어의 의미가 품고 있는 뜻이 현재, 현 시간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의미를 전하기 때문이다. 'Sanatorium',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요양원'이 한 예시가 된다. 사나토리움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 동유럽 국가가 소련 시절이던 시기 지어진 '결핵 요양소'이다. 물론 결핵 치료의 목적으로만 입원, 치료되는 시설은 아니었지만 대부분 그 시절 의학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전염성을 갖고 있는 질병의 환자들이 입원하였다. 결핵은 오랜시간 우리와 함께 해온 질병 중 하나로 우리가 느끼는 공포 지수(?)는 비교적 낮아졌다고 볼 수 있으나 여전히 그 치료는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무서운 질병 중 하나이다. 그렇다보니 '결핵'이라는 병명과 연관이 뚜렷한 사나토리움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파서 가는 곳'으로 인식 된다. 나 역시 마찬 가지였고 '사나토리움' 이라는 이름이 붙은 휴양시설을 보면 아무리 근사한 외관, 알찬 내부시설를 보이며 유혹(?)의 손길을 흔들어도 무엇인가 찝찝한 마음이 들곤 했다. 아이러니하지만 같은 시설에 '리조트'라는 이름이 붙으면..... 마치 자연 속 근사한 휴양시설로 포장된다.

선입견은 이렇듯...... 참으로 무서운 질병이다. 

벨라루스에도 '사나토리움'이라는 이름의 휴양 시설이 있다. 올 6월,7월과 8월, 이 긴 여름방학에 양가 집에 갈 수 없는 상황의 우리에게 많은 선택지는 없었다. 올 해는 참으로 다양한 부분에서 참으로 많은 이들에게 고르는 재미(?)를 선사하는 선택지가 주어지지 못했다. 그것 또한 이 시절이 우리에게 주는 숙제이니...... 한도 없는 탓하기는 늘어놓지 않으련다. 베비라쿠아씨의 '사나토리움 가서 쉬고오기!' 제안에 솔직히 내 미간은 이미 찌뿌러지고 있었던 것 같다. 내 속에 자리하고 있던 그 선입견이...... 그야말로 지랄 발광을 한 것이 아닌가 한다. 허나 웹사이트 상의 이 사나토리움은........ 혹 사나토리움이라는 글자를 리조트라 바꿔 놓기만 했다면 큰 망설임없이 ,두말 없이 'OK'를 했을 것이다. 'SPA 센타'라는 이름의 건물에는 치과를 포함한 다양한 물리치료 시설이 있고 전문 진료시설에 다수의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전화를 걸어 직접 문의를 하니 2주간 머무를 계획이라면 기본 검사(피검사, 가슴 엑스레이, 심장 박동 수치)를 한 자료를 갖고오기를 권한다. 기본 검사 자료를 바탕으로 사나토리움 시설내 모든 진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기 떄문이라고 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병원에 기본 검사를 받으로 가는 일 조차 거부감이 느껴졌지만...... 일년에 한 번씩은 꼭 해온 기본 검사이니.... 하기로 해본다.

(쉬러)가기 전 이미 나는 모든 것에 너무 지쳐있던 듯 했다. 

허나 신나하는 아이, 사진과 다름이 전혀 없는 사나토리움 시설.....아니 사이트상에 소개된 사진보다 더 근사하고 좋은시설..... 그리고 중요한....... 따뜻한 마음을 품은 친절한 직원들이 있었다.  민스크 병원에서 받은 기본 검사자료를 토대로 나와 세레나는 사나토리움 상주 의사의 기본 진료 상담을 받았다. 별다른 질병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우리 모녀에게 내려진.... 사나토리움.... 스. 케. 줄.

'깜짝 놀랐다'가 가장 적절한 표현이리......  그러나 '참 좋았다'는 결론을 먼저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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