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e2020. 2. 16. 05:43

'La festa di San Valentino'

누구에게든 발렌타인스 데이에 대한 추억 하나 둘 쯤은 있을 듯 하다. 내게도 역시 짝사랑하던 교회오빠에게 수줍게 초콜렛으로 마음을 전달했던 순수했던 소녀의 시간도 있었고, 저 남자랑은 정말 진지하게 한 번 사귀어 보고 싶다.... 였던 역시! 또! 짝사랑의 대상이었던 그에게 능력이상의 값을 지불하면서도 행복해하며 골라든 프랑스 산인지 벨기에 산인지 의 초콜렛을 선물하던 청춘의 시간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꽤 이른 나이일 수 있는 나의 23살, 그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던 진짜 청춘의 시간부터 아이의 엄마와 아줌마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마흔 살의 오늘까지 지난 17년 간, 2월 14일, 난 한 남자에게 장미꽃과 초콜렛을 받고 있다. 물론..... 결혼 후, 몇 해 기념일을 건너뛰어 생사(?)의 사선(?)을 오간적도 있던 나의 그대지만....... 나의 그대 베비라쿠아씨는 정말 고맙게도........ 그의 마음을 늘 내게..... 참 이리 달콤하게도 전한다.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올 해는 안 잊었네?라고 고마움을 전하는 내게 '생존을 위해서.....'라 말하는 그......에게 뒤통수를 후려치지 못하는 이유...... 우리의 단단한 시간이 또 이렇게 조금씩 더 단단히 쌓여가고 있다 생각하는 '착각의 자유'에 난 또 그렇게 내 몸과 마음을 맡기고 있기 떄문일 것이다.  

La festa di San Valentino (라 페스타 디 산 발렌티노). 나는 발렌타인스 데이는 미국의 축일인 줄 알았고, 발렌타인스 데이는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라는 전혀 다른 의미의 한국 축제일을 신나게 즐겼으나...... 현재는 오리지널(?) 축일, 산 발렌티노 축일에 대한 여러 정설 중 그 이름의 주인인 산 발렌티노의 고국, 지난 제국이지만 로마제국의 후대를 잇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나의 그대, 베비라쿠아씨와 이 축일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남자든 여자든 아이든 어른이든 그 상대가 누구든 이 축일에 함께하는 모두와 초콜릿을 나눠 먹으며 그저 함께하는 그 시간을 즐긴다. 

사실 올 해는 크리스마스도, 새해도, 내 생일도 산 발렌티노 날도 내게는 그저 다른이들의 날이었다. 점점 기념일이 무의미해지는 이유도 있겠지만 새 터전에서의 초입 적응기는 이런 축하의 날들을 미리 준비하고 즐기겠다 마음먹을 여유.... 그 소중하게 비워두어야 하는 공간이 다른 무엇들로 가득 차있던 이유일테다........

허나, 빨간 장미 세송이를 받은 오늘, 2020년 2월 14일....... 나는 내 공간을 다시 단정히 비. 우. 기에 마음을 먹는다.

나의 단. 정. 했던 지난 공간에 가득 차 있던 이는 나의 그대 베비라쿠아씨에서 우리의 감사한 선물 세레나를 거치고 있다. ONLY 나의 그대 베비라쿠아씨, ONLY 내 아가 세레나를 넘어서고 있는 현 시간...... 무엇들로 비워져 가는 공간을 다시 채워 가야 하는 것일까...... 내 마음의 공간이 그저 텅 비워지는 것이 아닌 단정히 비워 내 가기 위해 나는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단정히 비워 간다는 말에는 정확하지 않은 맥락이 느껴진다. 깨끗하게 비워지는 것도 아니고 정돈하며 비워간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착잡해질때..... 나는 다큐나 뉴스가 아닌 드라마를 본다. 어찌되었던 삶을 살아가는 참으로 중요한 동기는 사랑이다. 여러 형태의 사랑에 대한 메세지를 끊임없이 전하는 한국 드라마를 나는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리고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어두운면도 물론 존재하지만....... 그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그럴듯한 명분이 되는 날인 '발렌타인즈 데이'의 존재에 감사한다. 

얼마 전, 머리는 복잡하고 마음은 착잡한 상태였지만..... 거부할 수 없게, 연속으로 찾아본 영상물..... 유튜브로 몇 해전 것의 그의 인터뷰까지 꼼꼼하게 찾아 다시보기를 반복했던 영상물의 주인공 이국종 교수. 현재 그의 이야기가 묻혀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모든 인터뷰 내내 그의 굳은 표정, 목소리 사이 사이 깊은 한숨으로 이어지는 호흡만으로도 읽혀지는 그분의 속마음에 내 마음이 진심으로 아프다. 그리고 나는 화가 난다. 

https://www.youtube.com/watch?v=faIzSYJAi2w

https://www.youtube.com/watch?v=qT5yUhVy6ek

주말 아침, 어린이 용 전자 피아노 자동반주에 엉망징창의 기타연주를 얹혀 엉터리 협주곡을 창작(?)중인 내 아이를 보며.... 내 삶의 상처 혹은 내 불안과 초조에서 오는 스트레스 그리고 가끔씩 느껴지는 무상감.........을 덮고 치료하려 애쓴다. 지극히 평범하고 너무도 소심하게 소극적으로 사는 내 인생에도 이런 부정적 감정이 나를 지배하는데....... 도데체 이국종 선생은 어찌 하루 하루를 버텼던 것일까........ 

나는 진심으로 이국종 선생께도 그간 당신안에 수 없이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그저 그를 편안하게....... 바보 웃음 지을 수 있게하는 무언가가, 어떤 대상이 있기를 기도한다.

나는 진심으로 이번생은 망했다 말하는 그의 마음안에 무상감이 깊이 자리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나는..... 다친아이를 안고.... 응급실에서 울부짖은 적이 있다. 이 경험은 아마 내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국종 의사 선생님의 존재는 그저 그 존재만으로 위안을 준다. 2020년 발렌타인스 데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에게 초콜렛을 선물할 수 있는 한국의 이 축일날을 명분 삼아 이국종 의사 선생님께 내 마음의 꽃과 초콜렛을 보내드린다. 나는 내년 발렌타인데이에는 이국종 교수께 마음의 초콜렛이 아닌 진짜 초콜렛을 보낼 계획이다. 그리고 어렵게 찾아보지 않아도 그가 어디 계시는지 모두가 알 수 있는 곳, 그곳의 주소로 초콜렛을 보내고 싶다.  

'Introdu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른 세 번째장  (2) 2020.05.25
서른 두 번째장  (0) 2020.05.05
서른한 번째 장  (2) 2020.02.16
서른번째 장  (6) 2019.09.29
스물 아홉 번째 장  (2) 2019.06.08
스물 여덟 번째 장  (0) 2019.05.26
Posted by 사용자 벨라줌마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너도바람

    발렌타인데이는 지났지만 마음의 선물
    김자까 브런치 글도 같이 추천

    https://brunch.co.kr/@olee0907/106

    2020.02.18 20:58 [ ADDR : EDIT/ DEL : REPLY ]
    • 너도님께서 주신 발렌타인데이 마음의 선물, 화이트데이를 맞아 제 마음의 사탕 한바구니로 보내드려요~~~~~~
      김자까님 브런치 글들 참.... 뭉클하고 곱습니다!!!!!!!

      2020.03.15 15:50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