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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스물 다섯 번째 장 본문
2018/09/04 15:28
나는 모스크바에 살며 많이 이들에게 도움을 구걸한다. 같은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언어가 되지 않는, 문화와 성향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이방인이라는 이유는 늘 내 머리를 깊숙히 조아리게 만든다.
대부분의 상대는 내가 청하는 도움에 큰 호의를 베푼다. 그것은 어찌보면 '잘 몰라 정말 미안합니다'의 내 진심이 그들의 마음에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라.... 그리 생각이 든다. 물론 호의를 베풀지 않는 이들도 있다. 잘 모르는 이방인인 나를 그저 귀찮음, 거부감으로 일단락 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상황에 노여워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노여워하여 얻어지는 것은 단 한가지도, 정녕코 없다는 귀한 교훈을, 험한 타지의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얻었기 때문이다.
문뜩, 이리 철든척 하는 교만한 내가, 내 고국인 한국에 살았더라도 이리 자랐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오만 방자함을 장착한 남탓 하기의 일인자가 되었을 것이다에 표를 던진다.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왜이래, 설마 그것도 못해줄까의 쉽고도 쉬운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며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래서...... 고생을 해야 철이 든다고 하나보다.......
지난 8월은 너무 많은, 설마 그리되겠어....라 생각했던 일들이 빠르게 결정이 나 통보를 받았다. 받은 통보에 불만 불평을 하기에는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급했다....... 내 마음을 다스리는 최고의 도구로 사용하는 내 오블의 일기장을 펼치는 일조차 몸도 마음도 허락을 하지 않았다.
삶의 터전을 옮겼다. 나라에서 나라로 옮길 것이라 예상하고 준비 했지만 동네에서 또 다른 동네로의 이전을 해야 하는 결정이 났고 동네에서 동네로의 이전 또한 이리도 힘든 것인가를 경험한다. 우리는 지난 5년 하고도 6개월간 모스크바로 와 처음 정착한 집에 살았다.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그 만족스럽지 못함이 이동하는 고생보다는 덜 했기에..... 그리고...... 나는..... 그 사람이...... 내 거처에서 200m 반경에 거주하는 내 많은 이웃이 너무도 좋았기에.... 난, 내 가족은 이사를 고민 해야하는 탈 없이...... 그저 고맙고, 그저 행복 할 수 있었다.
나는 또 5년만에....... 새 이웃들을 만나야 하는 험난한 상황에 놓여졌다.
나는.... 늘 부족하고, 자주 어리바리한 이방인으로서 그저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도움을 구걸하는 것으로..... 진심을 담아 미안하다, 고맙다, 부탁한다 말하는 것으로...... 이 새로운 동네에 적응 하려 한다.
모스크바 내 옆 아파트가 아닌, 리가라는 먼 도시에 사는 내 오랜 러시안 지기, 내 러시안 언니인 올가가 수화기 넘어로 말한다.
'신디! 너가 러시아어로 말하는 미안합니다,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는 현지 발음, 엑센트 하나 없는 순수 모스코비치 발음이다! 그동안 너무 많이 연습한 거 티 많이 나! 러시아 사람들이 그런 너를 불쌍히 여겨 사랑해 줄거야! 걱정마!'
신이시여...... 불쌍한 신디를 부디 살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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