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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Russia

A concert in Petroff Palace 4

벨라줌마 2018. 10. 29. 01:57

2015/06/22 00:50

이것도 일종의 직업병이라 할 수 있는 것일까......
어디를 가나 세레나 또래의 아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연주회장에서 몇몇의 어린이를 포함 유아들이 눈에 포착됐다.
아이 1: 맨 앞줄에 앉아 연신 스마트 폰을 주된 무기삼아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의 산만함을
보여준 아이. 그래도 1부 내내 침착함으로 아이르 얼르고 달래는 할머니. 1부가 끝나고 박수 갈채속에 퇴장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향해 쉴세없는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아이.....
나중에 알고보니 피아노 연주자의 아들이었다.

 

 



아이 2: 내 바로 앞 의자에 앉아 의젓하게 연주를 듣던 아이. 아이의 집중력 최고치 20여분이 지나자 엄마의 가방안을 뒤지며 장난감이 되어줄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 할머니 품에서 3분 엄마 품에서 10분을 참아주더니 더이상은 안되겠는지 그만 나가자 엄마를 재촉하던 아이. 엄마도 할머니도 흔들리는 동공, 불안한 모습 '우리는 누구? 여기에 왜 우리가 아이를...' 의 심정을 읽게 해주었던 아이의 엄마.... 1부가 끝나고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가는 길, 집으로 가는 아이와 엄마 그리고 할머니를 계단에서 마주쳤다. 오지랍 넓은 나는 "You were so good boy inside the concert hall. A great big boy!" 하며 엄지 척,아이에게 미소를 보냈다.
아이의 엄마는 내가 아이에게 무슨말을 했는지 아이에게 설명하며 나에게 고맙다 인사한다.

 


삼 사세뿐이 되지않은 아이를 연주회장에 데리고 온 이유가 아이에게 클래식 연주를 듣게 해주겠다는 불타는 교육열이었다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데리고 와야만했던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표정속에 들어난다. 나 역시 이따금씩 그 표정을 지어야하는 상황과 마주칠때가 있다. 그런 엄마의 사정을 이해해주는 상대를 만나면 은인을 만난것 마냥 감사함에 마음이 뭉클해진다. 하지만 이해해주지 못하는 상대를 만난다 하더라도 '슬프거나 노여워'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나 역시 이해해주지 못하는 상대가 되었던 적이 분명 있었기때문이다.

 

 

2부 차이콥스키.
그 이름이 너무 유명하여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러시아가 낳은 훌륭한 작곡가 차이콥스키.
러시아 사람들은 그를 매우 사랑한다.
이방인인 내 눈에도 보일만큼 러시아 사람들이 차이콥스키를 향해 보내는 애정어린 그 마음은
거리의 악사들을 통해서도 모스크바 최고의 극장 볼쇼이 극장의 공연을 통해서도 그리고 수 많은 이런 크고 작은 연주회를 통해서도 보여진다.

내가 열 두서너살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린 내 손을 잡고 대학로에 있는 한 소극장에 뮤지컬을 보여주러 가준 우리 언니.
'동숭동 연가'라는 제목의... 창작 뮤지컬이었다. 내 기억의 저장고에 제목도 내용도 여전히 저장되어 있을만큼 어린 내 마음에 큰 감동을 준 첫 뮤지컬이었다. 그 후에도 뉴욕을 갈때면 늘 잊지 않고 뮤지컬, 오페라, 발레, 콘서트 등 문화 생활의 폭을 점점 넓혀주었던 친언니 덕에 공연을 보며 힐링을 하는 감사한 사치(?) 활동이 이어진다. 언젠가는 이런 언니에게 나 역시 감사한 마음을 보여야한다 다짐해왔었다. 모스크바에와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언니가 두 조카를 데리고 세레나와 나를 보러 모스크바에 와주었고 기회다 싶은 마음에 우리 깜냥으로는 꽤나 사치스러운 금액을 지불해야하는 볼쇼이 극장 발레 티켓을 구매했다. 지금와 다시 생각해보니 언니랑 볼쇼이 극장에 가고싶다 그저 한 말에 서프라이즈~~~~ 티켓을 두 말없이 구매해 준것도, 언니랑 오랜만에 둘만의 데이트를 즐기라고 세레나에 두 조카까지 베비시터를 자처하며 반나절을 보내준 베비라쿠아씨에게도 오래 오래 그 고마운 마음을 전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선택한 발레공연은 차이콥스키의 오네긴(원작 알렉산드로 푸쉬킨)
참으로 좋았다.
언니가 뉴욕으로 돌아가 던 날, 용돈과 함께 서랍에 넣어두고 간 손편지.
" 늘 어린 내 막내 동생으로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커서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어 고맙다.
너와 함께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본 오네긴.... 너무 좋았어"
읽으며 정말이지 엉엉대며 울어던 기억이 난다. 잠시 그 기억을 되살리며 내 눈시울이 또 뜨거워진다....,난 여전히 소녀감성인가보다....

차이콥스키 이야기를 하다 삼천포로 빠졌다.
2부 공연 내내 연주되는 차이콥스키의 곡들을 들으며 내 주변의 모두가 너무 행복해 하는 표정에 나도 행복해진다. 이 오케스트라가 구성되어 공연을 한지 20주년이 되었다고 한다. 오늘 공연은 사실 비공식, 20주년 자축 행사였다.
마지막 무대로 러시아가 사랑하는 또 다른 인물 푸쉬킨......
차이콥스키의 연주와 함께 푸쉬킨의 시가 낭독 되었다.
그리고 운명처럼.......
낭독한 시는 푸쉬킨의 오네긴 중 타티아나의 사랑을 부정한 오네긴에게 전달된 그녀의 편지를 읽고 후회하며 독백하는 시였다.
아름다운 러시아어가 언어가 아닌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의 선율이 되어 전해진다.
오늘밤 러시아 사람들의 푸쉬킨과 차이콥스키는 감히... 내 것이 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공연과 관련되는 끝임없는 수다.... 웃음.....
너무도 행복해하는 나타샤와 나.... 마냥 들떠 흥분한 우리에게 나타샤의 친정어머니가 한 말씀하신다. "너희 둘다....아이에게만 너무 얽매있지 말거라....너희만의 시간을 더 갖도록 해야해..."
하고 싶은 말대꾸가 목까지 차오르지만.....나타샤도 나도 그저 서로를 쳐다보며 말문을 닫는다.
지당하신 어머니 말씀....
그렇다 어쩌면 이 시대의 신어머니로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만의 또다른 고초를 겪고있다....
득과 실은 분명 있다. 무엇을 택하여 후에 덜 후회 할 것인지 그것이 대한 결정은 내 몫이다.
얼마전 MBC 다큐 '나는 나쁜 엄마인가요'를 봤다.
내 이야기였고 지금 내 주변 내 친구들의 이야기였다.

비가 와서.... 잠이 안온다는 내 문자에..... 이메일 보냈어. 들어봐 잠이 솔솔 올 껄?
나타샤의 답문이 왔다.
러시아어 사이트에 당황하여 한참을 망설이다 재생버튼 모양을 누르니 알아서 곡이 계속하여 이어진다... 잠이 솔솔 올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한 잔의 술 생각만 간절해진다....

좋은 엄마가 되고싶은 나와 그 심정을 이해하며 글을 읽어 주고 있을 당신께 이 곡을 바친다.
Russian composer: Georgy Sviridov
http://pesni.fm/search/Свиридов/Романс+(Метел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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