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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ta è bella
No,574 детский сад 본문
2017/10/27 16:38
детский сад No, 574
детский сад (디에스키 사드)는 우리말 유치원의 러시아어다. 더이상 'Kindergaten' 이라는 영어가 아닌 'детский сад' 라는 러시아어가 내 삶에 깊숙하게 침투했음이 여과 없이 들어나는 내 현재 시간의 대표 단어 이다. 세레나는 이 달 초 운좋게 모스크바 국립 유치원 한 곳에 입학했다.
모스크바시 국공립 유치원 입학은 모스크바 시민외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건 외국인인 이방인 뿐이 아닌 타지인도 불가 하다는 의미이다. 뭐가 그리 빡빡한 것인가 의문이 들어 몇몇의 내 오랜 지기들에게 물어 보았다. 기대 했던 것 보다 그 이유가 매우 흥미로웠다.
구소련 연방시절 모스크바를 비롯한 소련의 모든 도시는 자유통행이 쉽지 않았다. 그 중 모스크바는 크렘린이 자리한 최고 공산당원들의 주요 요새였다. 모스크바 시민권을 갖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제한 되었다. 아마 그 '통제'라는 이름 아래 구축되어진 하나의 방편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비에트 시절, 그 기억에 꽤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내 친구 올가는 모스크바에 혹여라도 국제 행사가 주관되는 일이 생기면 시 전체가 텅텅 비워지곤 했다는 말로 나에게 '통제'라는 단어를 이해 시켰다. 같은 맥락으로 인원이 많으면 통제가 쉽지 않으니 모스크바 시민권을 갖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제한 되었다는 소리인 것이다. 그 인원에 맞게 세워진 학교, 병원, 공공 시설....... 1991년 소련 연방이 무너지고 '개방'이 허용되며 타지인, 이방인들이 모스크바로 들어왔다. 아주 오래전 일인 것 같지만 소련에서 러시아 연방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것은 25-6년 전 일이다. 그 기간 동안 새로 유입된 인원에 비해 학교, 병원, 공공 시설의 증축은 생각 보다 많지 못했다. 90년대와 2000년대의 모스크바는 그야말로 진통의 역사를 겪는 시기였기에 새로운 무언가를 건설하고 고치고 증축한다는 일은 쉽지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가 배경에 자리 하고 있기에 국공립 유치원 입학이 외국인, 타지인에게 쉽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려고 장황한 이야기를 꺼냈다.
여전히 모스크바의 여러 국공립 유치원의 대기자는 이미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는 시기가 되기 훨씬 전부터 명단에 올린다. 그리고 타지인, 이방인인 나 같은 사람들은 아주 어쩌면 울며 겨자 먹기로 사설 유치원에 많은 돈을 내고 보내게 되는 형편에 처하게 된다.
소련 연방 시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는 항공 우주관련 연구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당시 연구소 직원들을 모두 모스크바 시민으로만 구성 할 수는 없던 특수 사항에 50년 전, 문을 연 이 유치원은 이방인 허용이 가능한 유치원으로 자리를 잡았고 현재까지도 같은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일반 국공립 유치원은 원비가 전액 무료지만 이런 특수한 연구시설 단지에 문을 연 국립 유치원은 일정금액의 원비를 내야한다. 그래도 사립 유치원비에 비하면 '감사합니다'가 절로 나온다. 거기에 시 보조금+원비로 운영을 하다보니 조금 더 윤택한 운영을 하게 될 수 있어 좋다고...... 혜택은 아이들이 받는 것이라고...... 원장선생님의 말씀이다.
모스크바의 국공립 유치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긴 절차의 건강 검진이 필수다. 소아과, 안과, 이비인후과를 비롯 뼈와 근육 발달 상황, 신경외과, 피검사는 물론 대소변 검사까지.........
나는 세레나가 만 3세가 되던 시기 이 유치원에 이미 방문한 전적이 있다. 그때는 장담할 수 없던 미래의 여러가지 상황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언어였다. 세레나가 러시아어를 구사하여 러시아인 아이들과 섞여 놀 수 있을까도 문제 였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부모인 내게 봉착할 어마무시한 문제들을 해결 할 자신이 일도 없었다.
그래서 선택 했던 것이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소규모 사설 유치원이었다. 영어 유치원을 타이틀로 걸어 운영하던 그곳은 영어반과 러시아반으로 구성되어 영어 사용이 가능한 담임 교사를 배치해 놓았다. 아이러니 하지만 영어 유치원 영어반에서 지난 2년의 시간을 보낸 세레나는 영어가 아닌 러시아어를 그 곳에서 익혔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모스크바 시민권이 없는 러시아인 아이들이었고 세레나는 자연스레 그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한 방편으로 러시아어를 익혔다.
그럼 2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의 나는? 나는 여전히 러시아어를 못한다. 쥐구멍이라도 들어 숨고 싶은 창피한 현실이지만....... 어쩔 수가 없다. 나는 러시아어를 못한다. 이런 젠장이다........
이러한 상황이다보니........... 세레나의 시립유치원 입학과 동시에 내 삶은 수렁에 빠져있다.............. 난 요새 어디든..... 머리를 대면...... 이렇게 시.체.가. 된. 다.
그래도 이런 모습이 세레나의 아빠, 베비라쿠아씨에겐 웃음을 선사하며 카메라 셔터까지 누르게 만드니........ 내가 심히 지향하는 개.그.본.능의 본분을 잘 지켜나가고 있는 듯 하여 심.히.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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