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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Russia

Two side of Tula

벨라줌마 2018. 11. 24. 16:31

2017/06/19 05:31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나는 감히 그렇게 인생의 정의를 내리며 살아가고 있다. 어느 한 면만을 고집하고 산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구나..... 나는 한 해 한 해 그렇게 배우고 그렇게 체념하고 그래서....... 기대는 내려놓되 희망은 갖는다는 글귀를 마음에 한땀 한땀 세기려 노력한다.

낮 잠이 한 숨든 세레나를 깨우기 싫어 우린 드라이브를 했다. 행선지도 없고 길도 모르고 친구 스베따와 저녁 약속 시간에 맞주려면 아직도 세 시간이나 남았으니 세레나가 더 자주기를 기대하며 베비라꾸아씨는 운전대를 잡고 이 골목 저 골목을 돌고 나는 창문 밖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멍을 때린다. 그러다 우리 눈에 들어온 곳. 수도원(monastery)이었는지 공동 묘지(cemetery)였는지 모르겠다.

영화 촬영소 같은 분위기의 이 곳에 마음을 한참이나 내어주다 보니...... 몽롱하고 으스스한 기분이 들고... 춥기까지 해서 차로 돌아와 베비라쿠아씨와 교대를 했다. 그가 성당으로 들어 가고 우리가 들어 온 정문을 바라 보고 주차되어 있는 차 보조석에 앉아 시선을 멈췄다.

한 젊은 청년이 추운 길 바닥에 누워 있다...... 분명 들어 올때 잘려진 통나무 의자에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난다....... 날도 추운데 옷을 왜저렇게 얇게 입고 저기에 앉아 있나..... 부랑아 인가..... 노숙자 인가..... 아직 젊은 청년인데.... 하며 혼잣말로 중얼중얼 읊조리며 지났던 기억이 났다. 카메라 줌으로 들여다 보니..... 뭔가 심상치가 않다.......

성당 안 구경을 마치고 마침 돌아온 베비라쿠아씨에게....... 아무래도 경찰이나 구급차를 불러야겠다 설명을 했다......... 차에서 내려 그의 곁에 가보니..... 술냄새는 나지 않았다.... 베비라쿠아씨가 말했다..... 마약에 취한 것 같다고....... 우리 곁으로 몇몇의 사람들이 몰려 들었고 베비라쿠아씨는 성당 안으로 들어가 손짓 발짓 아는 단어 총동원....... 성당 묘지 관계자를 끌고 나왔다....... 구급차가 왔고 경찰차가 왔다.....

툴라시는 몇 년사이 급격한 변화의 과정속에 있다고 한다. 정부 지원으로 지자체를 살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러시아. 툴라시에 거대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투자금은 제일 먼저 도시의 외형적 아름다움을 위해 쓰여진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제법 어울리는 상황인 것이다. 도시의 어떠한 매력이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

툴라 정부청사 광장의 중심에 거대한 레닌의 동상이 서있다. 위대한 동지.... 레닌. 그와 함께 비록 이름은 남기지 못했으나 혁명이라는 거대한 이름의 연대에 셀 수 없이 죽어간 수 많은 목숨들.... 먼저 간 그들이 저 먼 곳에서 보기에 그들의 조국 러시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들의 희생이 시대에 남긴 것이 과연 핑크빛 미래... 그 희망 이었을까.....

물을 수 없는 곳에 있는 그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은 나는...... 여전히..... 참으로 끊임 없이도 아픈.......그 놈의 성장통 겪고 있는 미성숙한 인간이다......

 

WallytheCat 2017/06/24 02:15 R X
벨라님의 성장통을 앓고 있다기 보다는, 이념에 죽고 이념에 살았던 시대의 단면을 들여다 보며 아파하고 슬퍼하시는 거 아닐까 싶네요. 그 희생 덕에 지금은 훨씬 나은 시대가 되었나에 관해서는 의문이 들고요.;;;

그 사연이 무엇이었든, 추운 길에 누워있던 청년의 목숨을 구해주셨군요. 복 받으실 겁니다~! ^^

벨라줌마 2017/07/10 16:21 X
네. 이념에 죽고 이념에 살았던 시대..... 그 단면, 그리고 시간이 이렇게 한참 흐른후에 보게되는 과거와 현실의 경계선.... 여전히 그 이념의 잔재물에 이성적 판단이 흐려지고 있는 사람들..... 그 희생의 결과물이 평화적 공존이기를 바라는 마음..... 벨라줌마 필요이상으로 복잡합니다 알콜이 필요합니다 ㅎㅎㅎ

혹 거창하게도 그의 목숨을 구한 것이 우리라면 그 청년에게 바라는 것.....그 청년의 남은 긴 인생이 조금은 수월했으면 하는 희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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