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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 노란색, 조각보

벨라줌마 2025. 4. 16. 15:49

시간이 흐르며 선호도가 바뀌는 경향이 있다. 전에 좋았던 것에 소홀해지는 것도 있고 관심 밖이었던 것, 더 나아가 좋아하지 않던 것인데 눈이 가고 손이 가는 것들도 있다. 음식을 꼽는다면 나물이다. 엄마가 늘 잔뜩 무쳐놓는 나물 식탁에 손도 안 대던 시간이 분명 있었는데… 요즘은 가장 그리운 음식이 나물류다.
색도 그렇다.
내겐 노란색이 선호되어 손이 가고 눈이 가던 색감이 아니었다. 세월호 노란 리본 때문이라 규정지을 수는 없지만 아마 그쯤이었을 것이다. 노란색에 마음이 가기 시작한 것이 말이다. 11년이면… 꽤 오랜 시간이다.
노란색이 좋다.
확신이 드는 것들이 점점 줄어드는 삶,
글쎄… 아마도… 잘 모르겠어… 가 주가 되는 삶 속에 존재하는 내게…
아마도… 앞으로, 계속, 변함없이 좋아할 것 같다는 강한 확신이 드는 몇 가지가 있다.
나물이 좋다.
노란색이 좋다.
조각보가 좋다.

우리의 보잘것없는 지성이 와인 한 잔을 놓고
물리학, 생물학, 지질학, 천문학, 심리학 등을 떠올린다 해도, 자연은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러므로 와인의 존재 이유를 기억하면서
그것과 알맞은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라.
두 눈을 부릅뜨고 와인잔을 뚫어지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이 얼마나 향기로운 와인일까….
마시고 다 잊어버려라!
            -리처드 파인만, ‘물리학과 다른 과학과의 관계’,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 -

그리고 시가 좋다.
와인도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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