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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세 번째 장

벨라줌마 2024. 7. 29. 16:56

대학로로 불리는 혜화역 주변 번화가는 내 청소년, 청년 시절 많은 시간을 보낸 동내다. 오랜 시간 ‘너 어디 사니?‘의 답으로, ’ 우리 집‘으로 소개된 주소가 노원이었다.
노원역 근처의 번화가를 두고 굳이 꾸역꾸역 지하철을 타고 혜화역까지 나갔던 건 연극과 뮤지컬 그리고 재즈카페 때문이었다. 생각해 보니 내 감수성 폭발의 시발점은 대학로였던 거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 고1 때 처음보고 고3 때 서너 번을 더 봤던 내 인생 뮤지컬이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오리지널’을 운운하는 뉴욕 브로드웨이, 런던 웨스트엔드의 유명한 뮤지컬을 보러 다니며 난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잊고 살았다.
세레나가 태어나고 내 고국인 한국에 가 ‘공연’이라는 걸 보러 갈 수 있는 나이가 되어 어린이 뮤지컬, 어린이 공연을 검색하다 ‘김민기’ ‘학전블루’를 다시 보게 되었다.
기뻤다. 반가웠다. 고마웠다.
잊고 살았고, 뉴욕 런던이 어쩌고 저쩌고 했던 오만방자한 나를 반성했다…
하지만… 영원하리라, 늘 거기 그대로 있으리라는 없. 다. 학전이 경영난을 겪어 문을 닫는다는 뉴스를 접하며 놀라고 의아해하고 속상해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지난 22일 극단 학전의 김민기 대표 부고 뉴스를 듣는다.

오늘 아침 고 김민기 대표 유가족 공식 입장문을 읽으며 마음이 아려온다.
‘시대의 기록’으로 남길 바라는 ‘뒷것’ 인생.
삼일장 내내 ‘우리 아빠 참 잘 살았네’라는 생각이 들어 눈물과 웃음이 함께 나오는 시간이었다는 유가족.


이제는 정말 거론할 가치도 없는 이름이지만 이것도 오늘  2024년 7월 29일 내 감정, 내 생각의 기록이니….
기록하련다.

방통위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를 본다.
그 삼류 드라마의 주인공 이진숙을 본다.
비교할 필요가 없지만 비교가 되어버린 타이밍…
고 김민기 전 학전 대표.
그의 어렵고 힘들었기에 가치 있는 비우고 내려놓는 삶을 본다. 동경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그의 명복을 빈다.
https://youtu.be/KsaNs_hLpSk?si=1l0wH-5R4Bya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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