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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Altai Republic

The road 5

벨라줌마 2019. 4. 27. 17:05

 

'낮은 산기슭에 오붓소붓 자리 잡은 아름다운 마을'.

-산기슭: 산의 비탈이 끝나는 비스듬한 아랫부분.

-오붓소붓: 외따로 떨어져 여기저기 볼록볼록하게 모여있는 모양

다음 국어 사전에 산기슭을 쳐보니 이리도 정감있는 예문이 있다. 국어사전을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기고, 재미나고 좋아하는 버릇으로 자리잡기 시작한건 블로그를 하면서 부터이다. 한국에서 학생의 신분 그리고 직장인의 신분으로 길을 가고 있던 시간에서 '사전'은 흥미나 관심의 이유로 펼쳐보던 책은 아니였다. 필요에 의해서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시간 속 '밥줄' 정도의 의미를 부가할 수 있는 도구였다.

생각보다 정확한 의미를 모른체 사용하는 단어들이 많다. 구어체 속에서 사용하는 단어는 그래도 양호한 편에 속한다. 대화 속 상대가 사용하는 단어가 바른 사용인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상대의 '소양'이라는 애매한 기준의 잣대를 들이밀게 되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그것은 또한 상대의 성격의 일면을 들여다보게 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상대의 소양이 문제가 아니라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성향을 띄는 상대 혹은 털털하고 무딘 성향을 띠는 상대를 대하는 내 마음의 태도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한국을 떠나 타지의 이방인으로 사는 나는 문체를 통해 상대를 만난다. 이것도 아마 블로그를 시작하며 생긴 새로운 현상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꽤 위험할 수 있는 말이지만 문체 즉 문장을 통해 드러나는 필자의 개성이나 특징으로 상대를 향하는 호감도는 오르기도 내리기도 한다. 위험하다 말하는 이유는 더이상 문체로 만나는 상대가 직업 작가 아닌 일반인인 사람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창기 오마이 블로그를 시작할 당시 내 오타(띄어쓰기, 맞춤법)를 지적하는 이웃 블로거를 만났었다. 지적을 당하는 것에 유연하지 못했던 못난 나였기에 왜 오타가 생기는 지에 대한 찌질하고 찌질한 이유를 나열하며 서운함(?)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었다.......... 아이러니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그 블로그를 좋아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동경하는 상대로 지정하게 되었다. 현재 어느 공간에서 활동하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불현듯이 분수령님이 그립다.

유독...... 헛헛한 마음이 차고 넘치는 요즘...... 나는 그리운 대상이 자꾸만 자꾸만 생겨난다.

'낮은 산기슭에 오붓소붓 자리 잡은 아름다운 마을' 치이스키 트라크트의 길에서 만난 집과 마을을 보며 들었던 생각을 쓰다 삼천포로 빠졌다. 목재가 주재료인 나무집이 주를 이루는 마을의 학교는 재미있게도 벽돌집이다. 동화 '아기 돼지 삼형제'가 생각난다.

학교는........... 이렇듯....... 외각 건물을 짓는 재료부터 달라야 하는 참으로 중요하고 중요한 공간이다. 겉과 속을 모두 튼튼하게 채워하는 공간. 이 어려운 일에 사명감(?)을 갖고 일하시는 분들께 '화이팅'을 나지막이 외쳐본다.

돌채석장으로 유명했던 곳에 잠시 드른다. 이 돌의 값어치는 한때 마을의 생계를 유지하는 최고의 수단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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