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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Italy

Buon natale! 4

벨라줌마 2018. 12. 16. 16:18

2016/02/19 00:09

25일 아침, 눈을 뜬 아이에게 "오늘 무슨날이지?"를 묻는다. 아이는 "응? 나딸레(natale)야?" 나는 대답한다. "응 오늘 크리스마스야......1층 거실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산타가 선물 진짜 두고 갔는지 확인해 보러 갈까?" "응 유후~~~~" 그래도 공주 복장은 하고 내려간다.....

하나도 아니고 두개도 아니고 선물이 잔뜩이다..... 기분 울트라 캡송 짱된 세레나..... 나에게 묻는다.... "엄마, 나 buona야(착한의 이태리어다)...그래서 산타클로스가 선물 많~~~~이 줬어." 한다. 내 새끼....참 예쁘다.....

아이의 호들갑 한 판으로 가족 모두가 정신 없는 아침의 시작을 열었지만 모두 참 행복해 한다. 아이는....그런 존재인가보다.....

텅 비었던 식탁이 음식으로 꽉 차고..... 세 자리는 비었지만 그 날 모인 가족 구성원의 모든 엉덩이가 의자에 붙는다.... BUON NATALE! AUGURI! BACI!!!!

#빈자리 1: 제 작년 11월 외할아버님이 돌아가셨다..... 그의 빈자리에 모두가 너무 힘들게 2015년을 보냈다.... 혼자 남으신 할머님은 여전히 두 딸이 살고 있는 치비달레로 오시는 것을 원해 하지 않으신다. 치비달레에서 리구리아 주, 라 스페자( La spezia)까지 기차로 6시간이 더 걸린다. 직행도 없고 심지어 두 세번 갈아 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시집을 와서 지난 60년간 살았던 그 곳이 자신의 집이라고 내가 여길 떠나 어떻게 살겠냐고 말씀하시는 할머님.... 백번 이해한다. 하지만 자식의 입장에서 연로하신 노인 혼자 아무도 없는 그 곳에 살게 하는 것은 참 여러가지로 쉽지가 않다. 할아버님의 빈자리....할머님의 완강하신 의견 피력.... 이 두가지 이유로 우리 시부모님과 이모님 이모부님은 요즘 자주 언쟁을 하신다.

#빈자리 2: 세레나 아부지, 내 남편, 우리 시부모님의 아들, 스테파냐의 오빠, 이모, 이모부님의 조카 그리고 할머니의 외손주 = 자리 비운 사람 2다. 올 해 베비라쿠아씨는 크리스마스 날 집에 오지 못했다. 나는 여러 해, 여러 가족 행사에 그의 부재를 대신 채우는 역할을 참....톡톡히 해오고 있다.... 그래도....'크리스마스는 왠만하면 꼭 함께한다'는 이탈리안들.... 올 해 그의 빈자리는 모두를 서운하게 했다.... 이탈리안들에게...크리스마스는.... 가.족.모.임. 이다.

#빈자리 3: 지극히 개인적 사정이지만 우리 모두를 그야말로 공항상태에 빠지게 한 한 사람. 바로 나의 시누이의 피앙세의 부제. 결혼을 전제한 만남을 해온 젊은 남녀의 이별.... 흔하다면 흔한 이 이야기. 하지만 가족 모두.... 그들의 이별로 짐을 싸들고 다시 집으로 들어온 스테퍄냐 덕에 분위기 다운이다. 인생은 만남도 이별도 늘 함께 존재한다. 다만....우리는.... 예상하지 못한 이별이라는 이 고리타분할 수 있는 식상한 이야기에 늘 슬픔을 느낀다. 우리 편(?)에서 그들의 이별이유는 '그의 외도'다. 나. 쁜. 놈...... 그의 편에서 그들의 이별이유...별로 알고 싶지 않다... 어쨌든 배신은 배신이다... 나. 쁜. 놈.

그래도 증조할머니와 증손녀의 컷이 우리의 심장을 말랑 말랑해지게 해준다. 이 둘의 우정이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더 많이 깊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샤프 2016/02/19 04:07 R X
세레나가 무척 귀엽고 예쁘네요. 제 눈에도 그리 보이는데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기엔 얼마나 소중한 존재일지 상상이 안됩니다. 근디 세레나가 한국말은 좀 할줄아나요?
벨라줌마 2016/02/19 15:50 X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저는 세레나에게 한국어를 사용합니다. 저와 아이,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많으니 아이에게 한국말 사용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습관이 되어가는 것인지 모르겠으나.....세레나는 한국어 사용을 합니다 ^^ 지난 여름 두 달간 한국에 다녀온 이후로 한국어 단어 사용이 조금 더 유창(?)해져 제 친정식구들한테 더 고마운 마음이지요. 세레나의 아빠는 아이에게 이탈리아어 사용을 합니다. 아직까지는.... 두 언어를 함께 사용하는 것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이기는 합니다만.... 휴...모르겠습니다. 샤프님의 물음표 질문에 힘입어 ㅎㅎㅎ 골곤졸라와 김치 장에 '세레나 언어 사용 생존기' 포스팅 준비해 보렵니다 ㅎㅎㅎㅎ
美의 女神 2016/02/19 11:14 R X
왕 이쁜 세레나....많이 컸네요.
선물도 많이 받고....착한.

가족이란....먹먹한 것.
그렇쵸 뭐. 늘 가까이 있으면서도 아련하고.

벨라줌마 2016/02/19 15:58 X
세레나가 아직 세상 빛을 보기 전, 제 뱃속에 있던 시절부터 응원과 격려해주신 여신님이시기에.... '이쁜'이라는 단어 앞에 '왕'까지 붙여주시는 그 마음에 제 기쁜 심정 감추기가 어렵습니다 ㅎㅎㅎ ^^ 세레나 정말 많이 컸지요?

가족..... 참 심오한 집합입니다....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들인데...또 함께 있으면 투닥거릴일이 왜이리 생기는 것인지...
아련하고...먹먹하고... 정말 맞는 말씀이십니다.
너도바람 2016/02/22 15:51 R X
실제로는 잘 모르겠는데, 사진으로는 벨라님과 세레나가 똑 같아요. 빈자리가 생기고, 새로운 사람이 그 자리를 채우고, 그게 삶이겠지요. 보름 나물 잔뜩 볶아놓고, 나눠 먹으면 참 좋을텐데,라고 잠깐 생각했어요.
벨라줌마 2016/02/23 19:06 X
ㅎㅎㅎ 저도 사실 아이를 마주보며 살펴보면 다니엘이랑 똑같은데...싶다가 저와 거울 앞에 함께서 있는 모습을 보면 나랑 똑같은데....? 해요 ㅎㅎㅎ

아... 보름 나물요???? 침 꼴깍 입니다 ^^
WallytheCat 2016/02/23 10:56 R X
세레나의 증조할머님이 혼자가 되셨군요. 가족과 가까이 사시면 좋을텐데, 먼 곳에 사시나 봅니다. 정정해 보이시긴 합니다만 조만간 잘 타협하셔서 따님들과 가까운 곳으로 오게 되시길 바래요. ^^

정갈하게 세팅해 놓은 식탁에 오붓하게 모여 앉은 가족들 모습이 따뜻해 보이네요. 모두 사람 좋으신 모습들이어서 벨라줌마님이 가족들의 사랑을 넘치게 받으며 지내시는 모습이 절로 상상도 가고요.
벨라줌마 2016/02/23 19:13 X
증조 할머님도 이제 80대셔요.... 여전히 정정하셔서 지역 어르신들 모임 연극도 합창반도 적극 참여 하시며 노익장(?)을 과시하시지만 자식의 입장에서는 늘 걱정 가득 인가봅니다.... 오시지 않는다 하시는 마음 정말 이해되는데...휴.... 아직은 해결 안나는 문제랍니다 힝...

시댁 가족의 넘치는 사랑....횟수로 15년차 받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 늘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귀한 아들 주신 것도 감사하고 저도 며느리 되기 전부터 귀하게 여겨주시는 것도 너무 감사하고....잘 하고 살아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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